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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곳?... 15만4천 볼트 고압선이 흐른다

  • 입력 2013.10.02 13:15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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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국가산단 전망대 모습. 낮은 언덕위에 전망대가 보이고 바로 옆에는 15만 4천 볼트의 고압선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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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기 어려운 곳에 설치한 전망대... 정책실명제 실시해야
17번 국도변 여수와 순천 경계선 해산마을 뒷산(화치동 LG화학 남문근처)에 여수국가산단 뷰포인트전망대가 서 있다. 그곳 입구에는 ‘전망 좋은 곳‘이라는 안내판이 있고 버스 2대정도 길게 주차할만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조명시설과 보행데크를 따라 50m쯤 올라가면 여수국가산단을 바라볼 수 있는 넓은 전망대가 놓여 있다.

풍수지리설에서 말하는 ‘풍수(風水)‘는 인간이 살기 좋은 땅을 찾다가 나온 생각이다. 말 그대로 기후와 풍토, 물과 관계된 모든 것을 가리킨다. 인체의 이론을 자연에 적용한 것으로 사람 몸에 혈관이 있어 이 길을 따라 영양분과 산소가 운반되는 것처럼 땅에도 이와 같은 생기의 길이 있다고 믿는다.

‘전망 좋은 곳‘이란 길지를 택해 터를 고르는 풍수지리설과 약간은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밑바탕에 자리한 의미는 같다고 볼 수 있다. 전망 좋은 곳이란 경관이 아름답고 마음속에 깊은 감명을 주는 곳으로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여수국가산단에 자리한 ‘전망 좋은 곳‘이 길지에 속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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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국가산단 전망대에서 5미터 떨어진 곳에는 "154,000볼트 위험! 올라가지 맙시다"라는 한국전력 표지판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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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4억4천만 원을 들여 완공된 여수국가산단전망대 옆 도로를 셀 수도 없이 지나다녔지만, 전망대에 오르는 사람을한 명도 볼 수 없었다. 대낮에는 볼품도 없을 뿐만 아니라 화학공장에서 나오는 매캐한 냄새와 공장시설 뿐이다. 전망대와 5미터 쯤 떨어진 거대한 고압전신주에는 15만4000볼트의 고압선이 흐르고 있다.

물론, 여수시에서 이곳을 전망 좋은 곳으로 지정한 이유는 여수국가산단 야경을 구경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여수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전망대를 가려면 승용차나 택시가 아니면 접근이 불가능하다. 밤이면 더군다나 접근하기가 힘들어 ‘여수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이곳을 찾는 사람뿐이다.

다음 블로그에 글을 올렸던 사람이 여수국가산단전망대를 찾았다가 썼다는 글을 인용했다.

"여수박람회를 찾았다가 여수국가산단전망대가 유명하다는 소식을 듣고 택시기사에게 물으니 모른다고 했다. 사진을 찍고 돌아올 때 콜택시를 불러도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몰라 황량하기 그지없는 대로를 따라 30분쯤 걷다가 빈 택시를 만나 시내로 돌아왔다. 밤에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지만 그만큼 보기에 짠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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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시간에 볼 수있는 여수국가산단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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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국가산단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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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야경만 좋을 뿐이지 환경도 나쁘고 접근성도 떨어지는 전망대에 공감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예산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한 여수시민은 "신풍과 율촌을 달리는 자동차전용도로 오른쪽에 만남의 광장을 설치하면 여수국가산단과 이순신 대교를 잇는 멋진 전망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수시청 담당자를 찾아 전망대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하자 "지금이야 그런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지만, 설치 당시로서는 그 장소가 여수국가산단 야경을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아니었겠느냐"고 말했다.

시민들로부터 공감할 수 없는 여수국가산단전망대는 이제 계륵과 같은 존재다. 정책 입안자가 두 번 세 번 고민하여 후대에도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책실명제를 실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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