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지역 17, 18대 대선 투표구별 개표현황 자료를 대조 분석한 결과 유령표와 실종표 발생 빈도에 편차가 매우 큰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유령표‘는 투표용지 교부수보다 개표 때 투표수가 더 나오는 경우이고 ‘실종표‘는 교부수보다 표가 줄어든 현상을 말한다.가령 서울 양천구 목 2동 5투의 투표용지 교부수는 3286매이나 투표수는 3278매로 8표가 줄어들었다.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이 같이 개표 때 표가 줄어드는 현상은 통상 "개표사무원의 계수착오나 선거인이 표투표용지를 교부받고도 기표를 안 하고 가지고 나가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매 선거 때마다 간혹 있는 일이므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여긴다.
▲ 양천구 목 2동 5투 교부수보다 개표 때 8표가 줄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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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구 선관위 관리계장은 "오랫동안 개표관리 업무를 해온 경험에 비춰보면 투표지가 이처럼 많이 덜나오는 일은 드물다"면서도 "당시 양천구에 근무하지 않아 정확한 원인은 잘 모르겠다"고 하였다. 18대 대선 때 양천구 관리계장으로 근무한 조남칠 계장(동작구선관위 관리계장)은 "표가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면서 "교육감 선거와 같이 치러서 표가 섞여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가지 이상 선거를 같이 치러 표가 섞일 경우는 ‘잘못 구분된 투표지‘라는 개표상황표를 만들어 따로 분류하기에 그것과 실종표 현상은 별 상관없다.
17대 대선 때 서울지역에서 사라진 표는 모두 108매였다. 반면 18대 대선 개표 때는 무려 1645매나 된다. 유령표(늘어난 표)는 17대 때 7매였으나 18대는 61매에 달했다. 이는 대선과 교육감 선거를 같이 치른 서울지역만의 특이사항은 아니었다. 경기도는 대선만 치렀는데도 상황이 비슷했다.
17대 대선 개표 때 경기도에서 발생한 실종표는 98매였으나 18대 대선에서는 416매가 나왔다. 18대 대선 당시 경기도의 선거인은 서울에 비해 96만 여명 더 많았다. 그럼에도 실종표가 416매 나왔다는 사실은 서울보다는 양호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17대에 비하면 실종표가 네 배 가량 많이 나왔음을 알 수 있다. 그 원인을 묻자 서울시선관위 관리계의 주무관은 "17, 18대 대선 개표 결과를 비교해보진 않았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는지 알아보겠다"고 하였다.
▲ 17대 대선 투표구별 개표현황 17대 대선 개표에서는 교부수와 투표수의 차이가 별로 크지 않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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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선관위가 개표관리를 잘 하면 표가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현상을 충분히 막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18대 대선에서는 서울과 경기지역 가운데 투표용지 교부수와 투표자수의 차이가 없는 지역은 발견되지 않아 18대 대선 개표관리가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가늠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