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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도 아이와 같은 눈으로 세상 봐야"

소설 '아마존에 이는 바람'과 어른들을 위한 동화집 '뱁새가 황새는 왜 따라가?' 낸 황우상씨

  • 입력 2021.03.22 17:26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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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우상씨가 쓴 작품집으로 왼쪽부터 장편소설 , 시집 , 동화집 의 모습 ⓒ 오문수
▲ 황우상씨가 쓴 작품집으로 왼쪽부터 장편소설 , 시집 , 동화집 의 모습 ⓒ 오문수

"오 기자님! 엄홍길 대장과 함께 킬리만자로 등정할 때 썼던 오마이뉴스 기사를 받아볼 수 있나요? 제가 요즘 시를 쓰는데 당시 활동했던 내용을 상기하고 싶어서요."

달포 전 황우상씨 한테서 온 전화 내용이다. 킬리만자로 등정 당시 룸메이트이자 텐트에서 동숙했던 황우상씨는 항상 웃으며 긍정적 인생관을 지녀 힘들었던 여행에 즐거움을 줬던 동반자였다. 필자는 그의 후덕한 모습을 상기하며 기꺼이 킬리만자로 여행기를 전송해줬다.

▲  2012년 엄홍길대장과 함께하는 킬리만자로 등정 당시 일행과 함께 찍은 사진. 황우상씨와 필자는 룸메이트이자 텐트에서 동침했다. ⓒ 오문수
▲ 2012년 엄홍길대장과 함께하는 킬리만자로 등정 당시 일행과 함께 찍은 사진. 황우상씨와 필자는 룸메이트이자 텐트에서 동침했다. ⓒ 오문수

1947년 경북 풍기 출신인 그는 연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후 국제 해운 운송업계에서 38년 동안 근무 후 퇴직했다. 2010년 <산림문학>에 동화작가로 등단한 그는 산문부문에서 2014년 제1회 '산림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어 번역활동을 하기도 했던 그는 현재 시니어 모델 및 배우로도 활동 중이다. 그가 출연하는 분야는 CF, 영화, 드라마, 무대연극 등이다. 요즘 그만뒀지만 KBS에서 매주 토요일 오전 8시 30분에 방영하는 시니어 토크쇼 '황금연못'에 고정 출연하기도 했다.

그가 자신이 쓴 소설집 <아마존에 이는 바람>과 어른들을 위한 동화집 <뱁새가 황새는 왜 따라가?> 책 두 권을 보내왔다. 매일 오전 6시경이면 카톡으로 보내오는 자작시는 덤이었다. 그는 컴퓨터로 그림을 그린 후 시구를 적어서 보내준다.

틈나는 대로 그가 보내준 소설책 <아마존에 이는 바람>을 읽어내려갔다. 소설의 주인공 이동수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한 달 동안의 르포취재를 마치고 귀국해 일간지에 기고한 형식의 소설이다.

책 속에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험한 자연환경, 환경파괴, 백인과 흑인, 인디오와 다양한 인종에 얽힌 인종 문제, 극심한 빈부격차, 열악한 교통체계, 언제 어디서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몰라 전전긍긍해야 하는 치안 문제 등의 여러 가지 상황을 자세하게 그렸다.

어른들을 향한 동화책 <뱁새가 황새는 왜 따라가?>에는 그가 이제껏 살면서 터득한 삶의 지혜를 동화형식으로 그렸다. 그의 책에는 동물과 식물, 무생물의 시각을 빌려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인생철학이 담겨 있다. 그가 의인화한 대상은 많기도 하다.

뱁새, 갈매기, 우물 안 개구리, 황소, 낙엽, 벽화속 장미, 암탉, 산양과 염소, 앵무새, 넝쿨장미, 조약돌, 원앙, 고장 난 승용차, 분재, 산양과 당나귀, 빙하, 산, 강물, 달팽이, 자개장, 자전거, 관솔 등등. 그의 동화책 속에 등장하는 대상이 참 많기도 하다. 현재도 열심히 활동하면서 언제 그렇게 글을 썼는지 궁금해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 73세 노익장에도 불구하고 창작활동과 사회활동에도 열심인 황우상씨 모습 ⓒ오문수
▲ 73세 노익장에도 불구하고 창작활동과 사회활동에도 열심인 황우상씨 모습 ⓒ오문수

- <아마존에 이는 바람>을 보면 아마존 유역을 현지 답사한 후 글을 쓴 느낌이 드는데 상상력만으로 어떻게 소설책을 쓰셨는지가 궁금하고요. 산림자원과 환경보호에 관한 식견은 언제 어디서 얻었는지요?
"솔직히 말해서 현지는 가보지 못했고요. 인터넷에 있는 브라질과 아마존에 관한 자료들과 여러 사람의 여행기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발휘해서 쓴 소설입니다. 식견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겠지만, 제가 등단하고 지금은 이사 겸 편집위원으로 있는 계간 문학지 <산림문학>과 관계를 맺다 보니 자연히 산림자원이나 환경보호에 관심이 가더군요. 필자나 이사 중에 산림청에서 근무하시던 분들이 많아서 우리나라 산림정책의 변화와 발전과정을 쉽게 알 수 있었던 것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 책을 출판하기 위한 준비과정, 즉 습작이나 글쓰기는 언제부터 준비하셨나요?
"2010년도에 와서야 늦게 등단했지만, 글은 고등학교 때부터 써왔습니다. 단편소설도 쓰고, 대학 때는 장편 희곡 같은 것도 써서 교회에서 공연도 했지요."

- "어른들도 동화를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어른들도 아이와 같은 눈을 가지고 이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가끔은 가식이 없는 순수한 마음으로 사물을 관조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요."

- <뱁새가 황새는 왜 따라가?> 속에는 39가지의 소재가 있어요. 다양한 소재는 어떻게 찾았나요? 그리고 자신이 가장 잘 썼다고 생각하는 동화 한편과 내용을 간단하게 설명해주세요.
"동화 소재를 찾는 무슨 특별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고요, TV를 보다가, 시를 읽다가, 책을 보다가, 아! 이거다! 싶은 게 있으면 간단하게 메모를 해둡니다. 나중에 기억을 되살리면서 작품으로 만드는 거지요. 가장 잘 썼는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 동화집의 제목으로 삼은 <뱁새가 황새는 왜 따라가?>입니다. 아시겠지만, 제목은 우리 속담에서 따왔는데요, 아주 조그만 뱁새가 커다란 황새가 부러워서 따라다니다가 늙은 까마귀의 말을 듣고 자기 자신의 본질을 깨닫는다는 짤막한 얘기이지요. 자기 분수에 맞게 살자는 말입니다."

- 작품활동은 몇 살까지 계속하실 건가요?
"글을 쓰는 데 정년이 있는 것도 아닐테니 기력과 체력이 있는 동안은 계속 쓰려고 합니다."

▲  황우상씨가 출연한 연극 '산국'의 한 장면. ⓒ 오문수
▲ 황우상씨가 출연한 연극 '산국'의 한 장면. ⓒ 오문수

- 인생관은 무엇이며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인생관이자 동시에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자기 자신을 알고 창조적인 삶을 살라'고 권합니다. '창조'라고 하니까 거창하게 들리지만, 어제하고 다른 오늘, 자신에게서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오늘을 살라는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세상을 너무 이분법적으로, 흑 아니면 백으로 나누지 말고 흑과 백 사이의 수많은 색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 그는 "혹시 주변에 누가 책을 출간하면 공짜로 얻으려 하지 말고 꼭 사서 봐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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