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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라도 ‘로랑 그라소’ 전시는 꼭 보세요”

광양의 전남도립미술관 개관전 역사전시는 마쳐
8월8일까지 주목받는 프랑스 천재 작가 전시 계속

  • 입력 2021.07.19 16:11
  • 수정 2021.07.19 22:45
  • 기자명 김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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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립미술관 제 3전시실 그라소 전시장 입구 ⓒ김미애
▲ 도립미술관 제 3전시실 그라소 전시장 입구 ⓒ김미애

강추하는 우리 지역 작가분 덕분에 광양‘읍’으로 나섰다. 전남도립미술관 개관전을 턱걸이로 보러 갔다.

수묵담채화 남도미술의 역사성을 일깨워주는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는 문을 닫았다. 그러나 전시가 지속되는 것은 저 멀리 프랑스에서 광양읍까지 와서 선보이는 ‘로랑 그라소전’.

그라소는 지리적 공간적 환경을 뛰어 넘어 우리 곁에 왔다. 다음달 8일까지.

제 3전시실 그라소의 전시실에 들어 가면서 저절로 몸이 붕~ 뜨는 느낌을 받았다. 새로운 시공간 속으로 진입하는 듯한 신비한 체험을 가져다 주었다. 동영상과 거기에 얹은 저주파의 음향탓일까?

로랑 그라소는 회화부터 조각, 영상까지 다채롭게 자신의 철학을 표현했다. 그가 제공하는 미디어영상은 마치 공상과학 영화를 보는 듯 하기도 했고,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오가는 듯한 독특한 경험을 맛 보게 해준다.

▲작품 오토. 2018년. 나무에 유화와 팔라듐 소재의 백금박
▲작품 오토. 2018년. 나무에 유화와 팔라듐 소재의 백금박

전시실 안의 작품 해설에는 낯선 단어들이 많이 나온다.  전파, 진동,방사선, 표본실,기계탐구, 열측정, 파동, 태양풍, 폼페이, 활화산.....

예사롭지 않은 과학 용어가 즐비한데 작품 앞에 서면 이미지로 전달된다. 그의 표현을 보고 느끼면 그만이다. 작가의 작품세계와 호기심과 취향을 신비로움 속에서, 혹 비현실 속에서 느끼며 감상했다.

미디어영상에 함께 표현된 음향역할도 컸다. 비밀의 문으로 들어오는 듯한 전시실은 저주파 음향으로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듯한 기이한 체험의 영상들이 이어진다.

안내서에 보니 “독일 물리학자 오토 슈만의 7.83에서 32헤르츠 사이의 극도로 느린 주파수의 존재가 ‘슈만 공진’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특수한 주파수의 음향이 전시실에 가득하다.

전시실 안에서 영상과 음향의 영향을 받은 내 몸이 무중력 상태로 공중부양되었나? 붕 떠 있는 듯 했다. 나는 영상을 보도록 놓여진 의자 대신 최면에 걸린 듯 붕붕 떠 다니며 작품을 감상했다. 이처럼 신비한 체험은 처음이다. 소리와 이미지로 채워진 전시 공간이 마치 영상 속 비현실적인 장소가 되어 나로 하여금 신비한 힘을 솟아나게 했다.  작가의 연출대로 내가 움직인 것일까.

전시실 초반에 만난 과거 작품 재해석도 몽환적이다.

▲ 그라소 작품 '과거에 대한 고찰' 앞에서 필자
▲ 그라소 작품 '과거에 대한 고찰' 앞에서 필자

‘과거에 대한 고찰’은 화가 윤두서의 그림과 겸재 정선의 그림으로 16세기의 그림과 21세기의 그림에 역사와 시간을 녹여 현대적으로 그렸다. 그는 익숙한 것을 다르게 생각하고, 왜곡해서 새 작품으로 탄생 시키는 것 같다. ‘과거에 대한 고찰’은 우리에게 익숙해서 친근하게 다가왔고 그의 왜곡은 몽환적으로 다가왔다.

몽환적인 작품 앞에서 나도 현실을 떠나 그림 속에 있고 싶었다. 

▲그라소 전시를 보면서 몽환적인 분위기에 빠져 들었다.
▲그라소 전시를 보면서 몽환적인 분위기에 빠져 들었다.
▲그라소 전시는 붕~ 뜨면서  몽환적으로 관람했다.
▲그라소 전시는 붕~ 뜨면서  몽환적으로 관람했다.
▲그라소 전시를 보면서 붕~ 뜨는 듯 했다.
▲그라소 전시를 보면서 붕~ 뜨는 듯 했다.

작가 안내에는 로랑 그라소를 빛, 소리, 전기에너지, 자기장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을 상상하고 시각화하는 작가로 소개하고 있다. 그런 시각화 대상들을 미디어, 드로잉, 페인팅, 설치, 조각, 비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작품으로 표현한다니 그 폭이 얼마나 넓으며 천재적인가?  도립미술관 덕에 프랑스 촉망받는 천재를 만나다니...

전라남도 광양읍의 시골마을 철도역 자리의 전남도립미술관에서, 다르게 생각 할 줄 아는 자유를 누리는 신중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나도 그라소처럼 내 일상에서 숨겨진 의미를 찾아본다.

“예술의 역할은 일상 속에 숨겨진 의미와 생각을 드러내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By로랑 그라소.

▲ 광양읍 과거 광양역 자리의 전남도립미술관 출입구
▲ 광양읍 과거 광양역 자리의 전남도립미술관 출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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