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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현천지구 임도공사 낙석에 주민 불안

둘레 40센티가 넘는 바위가 민가 마당에 떨어지기도

  • 입력 2021.08.12 11:17
  • 수정 2021.09.07 15:00
  • 기자명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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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 공사 현장에서부터 소가사마을 A씨 마당까지 굴러온 바위  ⓒ정병진
▲임도 공사 현장에서부터 소가사마을 A씨 마당까지 굴러온 바위  ⓒ정병진

전남 여수 '소라 현천지구 임도 개설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공사 현장 인근 주택 마당에까지 커다란 바위가 굴러오는 등 안전사고 위험으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여수시는 2018년부터 현재까지 약 4km에 이르는 소라 현천지구 임도 개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임도'(林道)란 산림청이 산불 진화와 산림의 경영 및 관리를 위해 산속에 설치하는 도로를 말한다.

소라면 현천지구 임도는 현천리 용국사 아래 약 100m 지점부터 오른쪽 산길로 우회하여 국사봉을 비롯한 산들을 휘감고 다시 현천 마을까지 잇는 공사이다. 공사 구간에는 가사마을과 소가사마을이 인접해 있다.

▲공사가 끝난 여수시 현천지구 임도 구간  ⓒ정병진
▲공사가 끝난 여수시 현천지구 임도 구간  ⓒ정병진

가사마을 구간 공사를 할 무렵 이장은 "발파 작업시 위험하니 안전에 유의하라"는 방송을 여러 차례 하였다. 그는 "우리 동네 위쪽 구간은 바위가 많아 발파 작업을 많이 하였다. 돌이 굴러떨어질까 걱정스러워 현장을 몇 차례 가 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공사가 완료된 곳을 보니 석축을 쌓고 배수시설 같은 보강 공사를 잘해 놓아서 다소 안심이 되더라"고 하였다.

11일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구간은 여수YMCA 생태교육관 위쪽부터 소가사마을을 지나 약 30M 지점까지이다. 이 구간은 아직 전석쌓기(1개의 크기가 0.5㎥ 이상 되는 돌덩이를 쌓는 일)나 배수 공사, 노면 평탄화 작업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연일 굴삭기로 바위를 깨는 소리가 들려오고 부서진 바위들이 노면과 측면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잡목과 돌무더기가 널브러진 공사 구간 소가사마을 위쪽 임도 공사 구간에 잡목가 돌무더기가 널부러져 있다. 멀리 살짝 보이는 주황색 지붕은 마을 민가다 ⓒ정병진
▲잡목과 돌무더기가 널브러진 공사 구간 소가사마을 위쪽 임도 공사 구간에 잡목가 돌무더기가 널부러져 있다. 멀리 살짝 보이는 주황색 지붕은 마을 민가다 ⓒ정병진

며칠 전 소가사마을 A씨 집 마당에는 직경 40cm 이상이 족히 되어 보이는 바위덩이 두 개가 굴러 떨어져 각각 경운기와 오토바이 바퀴 옆에서 멈췄다. 바위덩이는 집 위 고추밭을 가로질러 굴러 떨어지느라 고추와 지주대들을 망가뜨리기도 하였다. 다행히 이날 집안에 사람이 없어 인명사고가 나진 않았으나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아찔한 순간이었다.

마을 끝집에서 약 150보쯤 걸어가니 거기에는 높이만 150cm 남짓인 커다란 바위가 굴러 내려와 있었다. 공사 현장에서 민가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100m 가량 떨어져 있는데 커다란 바위가 골짜기를 타고 민가 부근까지 굴러온 것이다.

▲마을 주택에서 약 150보 가량 떨어진 곳가지 굴러온 바위덩이  ⓒ정병진
▲마을 주택에서 약 150보 가량 떨어진 곳가지 굴러온 바위덩이  ⓒ정병진

주민들은 "안전조치를 해 달라"고 시청에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하였다. 이에 공사를 맡은 여수시산림조합은 사람 한 명을 마을 맨 위쪽 가옥 주변에 배치해 돌이 굴러 떨어지지 않는지 지키게 하였다. 또한 마을 위쪽 공사 구간 밑에 낙석 방지를 위해 그물망과 철망을 이중으로 설치해 놓았다.

▲임도 밑에 설치한 그물막 마을 위쪽의 임도 공사 구간에 임시로 설치한 그물막  ⓒ정병진
▲임도 밑에 설치한 그물막 마을 위쪽의 임도 공사 구간에 임시로 설치한 그물막  ⓒ정병진

하지만 주민들은 공사 현장에 올라가 그물망을 확인하고는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물망과 닭장에 쓰는 얇은 철망 정도로는 큰 바위를 막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11일 오후 소가사 주민들은 "지금 상태로는 집중호우나 태풍이 닥치면 산사태나 낙석 위험이 매우 크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시급히 안전조치를 강화해 줄 것을 시청에 다시 요청하기로 했다.

10일 여수시 산림과와 산림조합에서는 "마을 위쪽 구간부터 전석쌓기 작업을 우선적으로 시행하겠다"고 하였다. 또한 "비가 내리면 토사가 흘러내리거나 낙석 위험이 있는 구간에 포장을 덮어 붕괴사고를 예방하겠다"고도 밝혔다.

▲빗물에 쓸려 내려간 토사 소가사 마을 위쪽 빗물에 쓸려 내려간 흔적이 뚜렷한 공사 구간 ⓒ정병진
▲빗물에 쓸려 내려간 토사 소가사 마을 위쪽 빗물에 쓸려 내려간 흔적이 뚜렷한 공사 구간 ⓒ정병진

하지만 11일에도 종일토록 바위 깨는 작업이 계속되어 그 이유를 묻자, 산림조합 관계자는 "전석쌓기를 하려면 장비가 들어갈 수 있는 어느 정도 각도가 나와야 하기에 앞으로 일주일 정도는 더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도 설치 및 관리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임도의 타당성 평가를 위해 "임도설치 대상지 선정의 투명성 제고를 위하여 지역 주민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주민대표"를 평가위원으로 위촉하게 돼 있다. 이어 "발주청은 임도설치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하여 지역 주민에게 사업개요, 사업방향, 설계내용 등에 대한 설명을 통하여 이해를 돕고,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해결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여수시는 소라 현천지구 임도 사업에서 이 같은 규정을 지키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여수시산림조합 한 관계자는 십 년 이상의 임도 공사 경력이 있다면서도 "이 같은 규정이 있는지 잘 몰랐다"고 하였다.

한편 기상청 일기예보에 의하면 여수시 소라면 현천리는 12일부터 16일까지 매일 비가 내리고 17~18일은 구름낀 날씨, 20~21일에는 다시 비가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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