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여수 소라 현천지구 임도 공사 현장, 아직 '불안'

안전 펜스와 전석쌓기 불구하고 낙석과 산사태 위험 여전

  • 입력 2021.08.24 15:32
  • 수정 2021.08.24 19:24
  • 기자명 정병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사 현장에서 굴러와 소나무를 꺾어 눕힌 뒤 겨우 걸려 있는 바위  ⓒ정병진
▲공사 현장에서 굴러와 소나무를 꺾어 눕힌 뒤 겨우 걸려 있는 바위  ⓒ정병진

임도(산속에 내는 도로) 공사 중인 전남 여수 소라 현천지구 공사 현장을 둘러본 결과 바위와 낙석, 산사태 위험이 아직 남아 있었다. 시공 업체인 여수산림조합이 긴급 보수 공사를 진행 중이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여수시는 약 4km 구간인 소라 현천지구 임도 개발 공사를 산림조합에 공사를 맡겨 약 85%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끝 구간까지 길은 뚫렸고 자갈을 깔고 길을 다지는 등의 마무리 공사를 하는 중이다.

하지만 여수가 23일부터 태풍 12호 오마이스 영향권에 들어 큰 비가 내리면서 공사가 일시 중단됐고, 태풍이 다소 잦아든 24일 오전에는 위험 구간 긴급 보수공사에 들어갔다.

지난번 발파 작업 도중에는 아래쪽 소가사 마을 한 가옥 마당에 직경 약 40cm의 바위가 두 개 굴러 내려와 주민들이 크게 불안해하였다. 주민들은 여수시에 "펜스 설치와 전석쌓기 등 안전조치를 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산림조합은 마을 위쪽 구간에 해당 작업을 실시하였다.

▲임도 공사 현장 바로 아래 쪽에서 올려다 본 바위덩이들. 잡목에 살짝 걸려 있는 정도라 금방이라도 굴러 내려올 것 같다  ⓒ정병진
▲임도 공사 현장 바로 아래 쪽에서 올려다 본 바위덩이들. 잡목에 살짝 걸려 있는 정도라 금방이라도 굴러 내려올 것 같다  ⓒ정병진
▲소나무에 걸린 바위 옆 모습  ⓒ정병진
▲소나무에 걸린 바위 옆 모습  ⓒ정병진

기자는 그래도 혹시 태풍 오마이스에 따른 토사 유출 등 위험 요인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자 24일 오전 10시경 마을 위쪽 공사 구간까지 산을 올라가 보았다. 공사구간에서 약 10m쯤 아래쪽인 산등성이에 가로 1.6m, 세로 2m는 되어 보이는 바위 하나가 소나무 하나를 꺾어 눕힌 채 겨우 걸려 있었다. 이 바위가 굴러내려갈 경우 아래 마을 가옥들은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바위 위쪽으로 좀 더 올라가 보았다. 공사구간이 보이고 30~50cm 크기의 바위들이 첩첩이 쌓인 채 잡목에 겨우 걸려 있었다. 슬쩍만 건드려도 아래로 곧장 굴러 내릴 만큼 위태한 형세였다. 더욱이 이 구간에는 업체가 설치한 안전 펜스도 없고 위쪽에는 임시 수로까지 파 놓았다. 집중호우로 많은 물이 흘러내리면 바위들까지 같이 굴러갈 위험이 커 보였다.

▲잡목에 걸린 바위들을 치우고 수로를 없애는 보수공사를 한 뒤의 모습 ⓒ여수산림조합 제공
▲잡목에 걸린 바위들을 치우고 수로를 없애는 보수공사를 한 뒤의 모습 ⓒ여수산림조합 제공
▲태풍 오마이스의 집중호우에 따른 임도의 지반 침하 현상  ⓒ정병진
▲태풍 오마이스의 집중호우에 따른 임도의 지반 침하 현상  ⓒ정병진

마을 위쪽부터 임도 끝까지 걸어 내려오며 살펴보니 평탄화 작업이 아직 덜 이루어진 구간들에 큰 비가 내리자 지반 침하 현상들이 일어나 있었다. 이게 심할 경우 산사태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이런 곳들도 보수작업을 더 강화해 달라고 소장에게 부탁하였다.

다행히 현장에 업체 소장이 있어 상황을 설명하고 긴급 안전 조치를 요구하였다. 그는 "그렇지 않아도 안전 조치를 위해 직원들이 나와 있다"며 곧바로 굴착기를 불러 보수 공사를 진행하였다. 소장 설명에 따르면 "문제의 구간에 큰 바위가 있어서 안전할 줄 알고 그곳으로 임시 수로를 냈었다"고 한다.

하지만 위쪽에서 내려다보는 거와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현장 모습은 전혀 달랐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잘 안 보이지만 아래서 위로 보면 여러 바위가 급경사면에 겨우 걸려 있어 그곳에 물이 흐를 경우 토사와 함께 굴러 내릴 위험이 큰 상태였다.
 
한편 소가사마을 주민들은 지난 20일 여수시에 공문을 보내 마을 위 쪽 임도 공사에 따른 장기적인 안전 대책을 위해 골짜기에 '소형 사방댐'을 설치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여수시 삼림과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 예비 타당성 조사를 거쳐 필요하면 공사에 들어가겠다"고 하였다.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