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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칼럼] 더 이상 국민은 국가로부터 부서져서는 안 된다

약자여! 그대가 서 있는 곳마다 항상 당당하게 말을 하라

  • 입력 2022.09.02 11:10
  • 수정 2022.09.02 11:58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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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자도 행복한 삶을 노래할 수 있다.
▲ 약자도 행복한 삶을 노래할 수 있다.

‘말이 많으면 빨갱이다’ 

문득 이 말이 떠올랐다. 어릴 때 많이 듣고 자랐지만 그땐 그 의미를 알지 못했다. 또 생각해 보니 ‘말이 많으면 공산당이다’라는 말도 듣곤 했다. 도대체 말과 빨갱이 사이에는 무슨 사연이 있었기에 말을 많이 못하게 했을까?

그 사연에 대하여 상상의 펜을 들어볼까 한다. 지금도 우리 사회는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강자일까 아니면 약자일까? 강자보다는 약자일 가능성이 높다. 대체로 강자는 권력과 힘을 가진 집단이고 약자는 돈도 힘도 없는 무리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근현대사를 보면 주권을 상실한 일제강점기와 민족상잔의 비극인 6.25가 지워지지 않은 아픔으로 남아 있다. 그 아픔은 약자이기 때문에 감내해야 할 역사일 수도 있지만, 그 아픔은 강자들의 이권 다툼에서 희생양이 된 우리 민족의 슬픔이다. 그 아픔의 역사는 지금도 국민의 가슴에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 민초가 우리 역사를 이끌어 왔던 주역임을 기억하라.
▲ 민초가 우리 역사를 이끌어 왔던 주역임을 기억하라.

우린 약자이기 때문에 나라를 빼앗겼다. 또한 같은 민족끼리 죽고 죽이는 상흔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살아남은 사람들끼리도 그들만의 생명을 이어가기 위하여 양심마저 팔았다. 그게 바로 일본이나 미국에게 빌붙는 변절이요 밀정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호의호식하며 부끄러운 삶을 이어갔지만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국민의 삶은 가시방석이었다.

그런 와중에 이 아픈 역사는 이념과 사상이라는 몽니를 들이대었다. 제국주의와 민족주의,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라는 절대 함께 살 수 없는 이란성 쌍둥이를 싸움 붙이며 점점 암흑의 세상으로 몰아넣었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은 일제시대가 낳은 희대의 언어유희이며, '말이 많으면 빨갱이요, 공산당이다'는 말은 반공주의가 만들어 낸 유언비어일 뿐이다.

약자는 말할 수밖에 없다. 억울하고 또 억울한 일을 계속해서 당해야 하니, 어찌 매일 감당할 수 있겠는가? 해방 이후 민족통일의 방안도 있었지만, 그것을 주장했던 백범 김구 선생은 반공주의를 내 세웠던 이승만 박사에 의해 희생이 되었고, 공산주의를 앞세워 그들만의 나라를 세우고 싶었던 김일성 주석은 전쟁을 일으켜 동족을 살상했다.

결국 비극은 또 다른 비극을 낳고야 말았다. 이승만 세력의 입장에서는 공산주의를 악의 축으로 몰아야만 그들만의 정부를 세울 수 있었기에 그들의 주장에 역행하는 사람을 빨갱이와 공산당으로 매도했다. 여수 순천 사건이 그렇고 제주 4.3사건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힘없고 가난한 국민도 먹고 살아야 했다. 그들은 이념도 사상도 몰랐다. 이승만 정권은 그 생명을 이어가려는 약자들의 본능마저도 반공이라는 이름으로 단죄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찌 말을 아니 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공산주의를 찬양해서 말을 했던 것이 아니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싫어해서 말을 했던 것이 아니다. 그저 오늘만이라도 가족을 살리고 싶어서 그랬을 뿐이다.

▲ 자연을 보라. 누가 강자이며 누가 약자인가? 상생할 뿐이다.
▲ 자연을 보라. 누가 강자이며 누가 약자인가? 상생할 뿐이다.

말이 많으면 빨갱이이며 공산당이라는 말은 이승만 정권이 만들어 낸 파렴치한 말장난이다. 지금도 많은 국민은 약자로 살고 있다. 그러면서 국가 폭력에 의해서 보이지 않은 아픔을 겪고 있다. 더 이상 국민은 국가로부터 부서져서는 안 된다.

'절대'라는 것은 없다. 모든 이념은 상대적일 뿐이다. 다만 그 이념을 악용해 국민의 삶을 갉아 먹는 무리는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 그들에게 말하고 싶다. "말이 많으면 좋은 대안이 나오고 사공이 많으면 배가 똑바로 간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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