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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칼럼] ‘5천 송이 향기 없는 장미꽃’보다 ‘한 송이 향기로운 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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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0 09:00
  • 수정 2022.09.21 20:29
  • 기자명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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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도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다.
▲ 사람도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다.

입적한 성철스님은 “사람들은 소중하지 않은 것들에 미쳐 칼날 위에서 춤을 추듯 산다”라고 말했다.

우린 소중하지 않은 것에 삶을 집중하기 때문에 진짜 소중한 것을 행하지 않는다는 삶에 대한 레드카드를 보여준 것이다. 우린 언제부턴가 나눔을 잃어버렸다. 문제는 그 나눔을 잃어버리고도 그것을 잃어버린 사실조차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린 나눔을 정말 많이 하고 있다고 착각까지 한다. 우린 왜 나눔을 잃어버렸을까?

소유와 이별하고 나눔에게 안녕이라 말하자

그 이유는 간단치 않겠지만 경험보다는 소유를 중시하는 세태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더불어 나눔보다는 소비가 더 가치 있다는 물질만능주의의 사고가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신주의(物神主義), 물건(돈)을 신처럼 숭상하는 주의이다. 우린 흔히 사람 낳고 돈을 낳았지 돈을 낳고 사람을 낳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현실은 차가울 정도로 사람보다 돈이 중시하고 있으며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을 사고팔 수 있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 보름달은 온누리에 아낌 없이 나눔을 실천한다.
▲ 보름달은 온누리에 아낌 없이 나눔을 실천한다.

그 중심에는 광고가 큰 역할을 한다. 요즘은 광고는 잠도 자지 않고 강철 체력을 자랑한다. 매스컴만 접하면 광고는 언제나 멋진 말과 행복한 미소로 우릴 유혹한다. 이것을 소유하면 행복할 수 있다는 가짜의 믿음을 갖게 하지만 삽시간에 얼굴을 감춘다.

우리는 소비를 생활화할 수밖에 없다. 다만 소비를 하되 목적 있는 소비보다는 경험 있는 소비를 했으면 좋겠다. 내가 무엇을 가져야 한다는 목적 소비는 우리의 욕망을 자극하는 물건이 대부분이다. 즉 가전제품이나 귀금속, 자동차 같은 욕구를 자극하는 물건들이다. 반면 경험 소비는 비물질적인 경험을 중시하는 것인데 다름 아닌 가족여행이나 가족 뮤지컬 감상 같은 가치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비물질적인 것이다.

소비의 내면을 좀 더 들여다보자. 소비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경험 소비와 시간 소비이다. 이런 소비가 과연 우리의 행복지수를 높여줄 수 있을까?

▲ 나로 인하여 당신이 행복할 수 있다면 기꺼이 함께 하리라.
▲ 나로 인하여 당신이 행복할 수 있다면 기꺼이 함께 하리라.

가족이나 친구와 콘서트, 여행, 캠핑, 영화관 등에 가서 감동을 공유하는 소비라면 이것은 바로 경험 소비이다. 이 소비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언제든지 추억을 꺼내어 이야기할 수 있기에 가치 있는 소비로 가슴에 영원히 남는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청소, 설거지, 애완견 산책, 시장 봐주기 등을 대신해 줌으로써 시간적인 여유를 주는 것은 시간 선물이다. 이 소비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물건을 선물했을 때보다 더 오래 기억될 뿐만 아니라 관계까지도 친밀하게 한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린 경험 소비보다 목적 소비를 했을 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착각한다. 그게 바로 남에게 자신의 외형을 보여줄 수 있음으로 자신도 모르게 우쭐거리게 만든다. 조금만 관점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왜 경험 소비가 진정한 행복인지를 알 수 있다.

사회 심리학자 벤 보벤은 소유 목적과 경험 목적의 소비 중 어느 쪽이 더 사람들의 행복지수를 높여주는가를 알아보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설문조사를 했다고 한다.

그는 20대부터 60대까지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경험을 목적으로 구매했을 때 자신이 더 행복해졌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57%였지만, 소유를 목적으로 구매했을 때 더 행복해졌다고 답한 사람은 34%에 불과하다고 결과를 도출하였다. 나머지 9%의 사람들은 어느 쪽도 쉽게 응답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벤 보벤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가 흔히 잊고 살았던 소유 목적의 소비보다 경험 목적의 소비가 얼마나 더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일상에서 어른과 어린이의 행복도를 잠시 살펴보면 어른들은 만족이나 행복이라는 말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들의 가슴에는 아직도 채워야 할 것이 많이 남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저 놀기만 해도 행복하고 맛있는 과자만 먹어도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생텍쥐페리 소설의 주인공, 어린 왕자는 말하지 않았던가. 정원에 피어 있는 5천 송이의 장미꽃 속에서 찾을 수 없는 것을 꽃 한 송이, 물 한 모금에서 찾을 수 있다고. 우리도 삶에서 ‘5천 송이의 향기 없는 장미꽃’보다는 ‘한 송이의 향기로운 꽃“처럼 살면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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