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일 엠블호텔에서 열린 여수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에서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마치 전쟁에서 승리한 개선 장군 같았다. F1경기 유치로 도민에게 2천억 원의 적자를 낸 박지사가 3선 연임으로 다음 선거에 나설 수 없어서 홀가분한 기분인 것 같았다. 오히려 도지사 경선을 앞둔 주승용의원과 이낙연의원에게 훈수를 두는 듯 거리낌 없이 말문을 열었다.
기쁜 소식이 있다고 하면서 전한다는 소식이 기껏 ‘인구 감소폭이 2천명’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귀를 의심하였다. 인구를 늘렸다는 것이 기쁜 소식일 텐데 감소폭이 줄었다는 것이 뉴스가 된다. 더 어이가 없는 것이 이렇게 인구 감소폭이 4만 명에서 2천명으로 줄어든 것이 F1 대회 유치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F1대회 적자는 2010년 725억원, 2011년 610억원, 2012년 386억원, 2013년 181억원으로 누계가 2,000억원에 달한다. 소가 웃을 일이 아닌가? 이처럼 인구 감소폭이 크게 둔화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라고 한다.
△박준영 도지사 재임 10년 동안 4천52개의 기업 유치와 이로 인한 공용 창출 14만 5천 명 △여수세계박람회, F1국제자동차경주대회,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국제농업박람회 등 대규모 국제행사의 성공적 개최 △135개의 행복마을(2007부터 1천96명 유입)과 전원마을 조성, 은퇴도시 조성 및 도시민 유치(2008부터 1만 2천556명), 농어촌뉴타운 조성, 교육환경 개선 등으로 정주여건이 크게 개선돼 농어촌인구의 역외유출을 막았던 점 |
채무는 어떠한가? 박지사가 취임하기 전 해인 2003년에 1,172억 원이던 것이 2012년 말 채무는 1조 1,796억 원이 되었다. 무려 10배가 늘어났다. 그런데도 의기양양 반성하는 모습은 없이 당당하게 자랑을 하였다. 내년에 도민 생활과 상관 없는 적자 투성이의 F1대회를 개최 못한 것이 아쉽다는 것이다.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여수의 주요 경제 분야 인사는 “ 도지사가 보다 겸손했으면 한다. 여수세계박람회 개최와 사후 활용에 전남도가 직접적으로 얼마나 예산을 투입하였고 노력하였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도지사는 2013년 1월 23일 도의회에서 도의원에게 물세례를 받은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2012년 18대 대선을 종교계 성직자들까지 나서서 국정원과 국가보훈처, 국군기무사령부 등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한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다. 1년 넘게 지금까지 국민들이 전국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그런 대선에서 민주적 선택을 한 호남 표심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 ‘충동적 선택’이라고 폄하를 하였다. 10년간 전남도지사를 지낸 박지사의 안목과 식견, 정치적 판단 능력에 대한 한계를 보여준 것이다.
김두관 경남도지사처럼 당당하게 도지사를 사퇴하지 않고 느닷없이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를 하면서 도민들을 실망시켰다. 앞으로 더 이상 선거에 나와 투표로 심판 받지 않는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된다. 선거에 못 나온다고 해서 그 동안의 일들이 모두 면죄부를 받는 것이 아니다.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민심도 아는 10년의 도정 성과와 문제에 대해서 보다 겸손해야 할 것이다.
대선 후보 정도 도지사라면 “200만 도민으로 늘리지 못한 것, 쌀값 제 값 받기를 못한 것, F1대회와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도민에게 채무를 안긴 것, 지역 편중 도정으로 동서 갈등을 일으킨 점 등을 진심으로 사과합니다”라고 해야 도민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끝나면서 후회를 하고, 자성을 하는데 최근의 언행과 행보가 지극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