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한 줄 시평] 사랑법

  • 입력 2014.08.04 09:09
  • 수정 2014.08.05 17:20
  • 기자명 여수넷통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랑법 /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있는 누워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위에 있다.

-----------------------------------

곧잘 사랑을 한다고 하면서, 상대의 모습에 따라 괴로워집니다. 그것이 사랑이었는가. 내가 좋아하는 누구 내가 싫어하는 누구, 좋음이 지나쳐서 소유하고 싶을 때 애착이 생기고 지나치다 보면 집착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괴로워합니다. 상대가 어떻든 그것을 도외시 하고 자신의 좋아하는 감정에 충실해 버리는 것, 그것을 곧 사랑이라고 말을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어느점 시간이 지나서 그 좋음이 묵히고 묵혀질 때 쯤에는 잔잔하게 흐르는 마음속의 강을 접하고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구나 할 때, 서둘지 않고 침묵할 것입니다. 시인은 혜안으로 바라봅니다.

사랑이 사람임을 알게 하고 사랑 아님을 알게하고, '그대 살 속의' 모든 것들이 녹아나지 않아도 좋습니다. 단정할 일도 아닙니다. 쉽게 하지 말고 그냥 '실눈으로 보고' 묵묵히 지켜볼 뿐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을 때 참다운 사랑의 모습이 남는 것입니다.

- 장희석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