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한 줄 시평] 담쟁이

  • 입력 2014.08.04 09:12
  • 수정 2014.08.05 17:20
  • 기자명 여수넷통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 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

우리가 벽 앞에서 절망을 느낄 때, 담쟁이는 그 절망을 넘어서 나아갑니다. 수천의 무리를 이끌고 절망 앞에서 손에 손을 잡고 벽을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은 벽 너머 존재하는 희망의 소리, 그 희망의 소리는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나아가려는 사람들의 귀에만 들리는 소리일런지. 전율과 같이 전해오는 벽을 넘는 희망 그것이 삶의 욕구이고 욕망이라고 볼수는 없겠죠. 때론 담쟁이를 따라 훌쩍 넘어볼 일일지도 모릅니다.

- 장희석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