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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의 평화의 길] 새로운 100년

  • 입력 2014.08.04 09:15
  • 수정 2017.03.08 05:01
  • 기자명 장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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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법륜스님의 저서로 ‘새로운 100년’ 중에서 오마이뉴스의 오연호기자와 법륜스님의 대담이 들어있는 통일에 관한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오연호 : 스님과 통일에 대한 대담을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일반인들에게 통일이 참 멀게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대학생과 청년들은 시험공부 하랴 취직 준비 하랴 바쁘고, 30,40대 직장인들은 출산율 1.14명이 보여주듯이 아이 둘을 낳아 기르는 것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바동바동 살아가고 있죠. 그러니 통일에 관심을 갖고 살기가 참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우리 청년들이 왜 통일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까?

법륜 : 누구나 지금 당장 대처해야 할 현안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미래를 생각해야 할까요? 미래가 곧 현재로 다가오기 때문이죠. 청년들이 계속 현재와 같은 상황속에서 살아갈 것은 아니잖아요. 10년이나 20년 후면 청년들이 본격적으로 나서서 활동할 텐데, 그 때를 위해 우리가 준비해 나가야죠. 미래와 관련해서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기본 목표는 두가지입니다. 우리의 미래가 안전해야 하고, 지금보다는 더 나아져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통일이 안되면 우리의 이런 기본 목표가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먼저 미래의 안전문제부터 살펴보죠. 지금 우리를 둘러싼 주변정세를 보면 심상치 않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중국의 급부상이뇨. 지금까지는 미국 일변도 체제였는데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미중이 점점 경쟁구도로 가는 양상입니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지금 이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원나라에서 명나라로 교체되는 시기, 명나라에서 청나라로 교체되는 시기, 청나라에서 일본으로 교체되는 시기가 있었죠? 이렇게 우리를 둘러싼 주변의 큰 세력판도가 바뀔 때는 우리에게 예외없이 심각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것이 정권교체의 계기, 침략을 받는 계기, 나라를 뺏기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변화에 미리 대비하지 못하면 그렇게 당하는 거죠. 

지금은 어떤가요? 그 동안 우리는 미국의 패권에 기대서 안보도 탄탄히 구축해왔고, 경제도 비교적 안전하게 성장해왔습니다. 일부 문제는 있었지만 크게보면 미국에서 기대어 많은 혜택을 입었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중국이 급격하게 부상하면서 지금 상황이 바뀌고 있어요. 아직도 안보는 미군에게 의지하고 있는데, 경제는 중국의 비중이 훨씬 더 높아졌죠. 

오연호 : 수출 규모로만 보면 2003년에 역전됐죠. 2011년 현재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전체 24퍼센트인데 대미국 수출은 10퍼센트예요. 10년전인 2001년에는 대중국 12퍼센트, 대미국 21퍼센트였으니 그 사이에 엄청나게 변한거죠.

법륜 :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되겠죠. 이런 상황에서 미증이 협력관계로 가면 우리는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점점 갈등구도나 경쟁구도로 가게되면 결국 우리는 선택을 강요받게 됩니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선택을 예로 들어볼까요? 노무현정부는 그동안 우리가 의지했던 옛친구인 미국으로부터 한발 물러나, 새롭게 떠오르는 세력인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해 나갔죠. 둘 사이에서 균형자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이럴 때 기분 나쁜 쪽은 미국입니다. 누구 때문에 지금까지 성장했는데 의리없이 한눈 파느냐고 생각할 수 있었겠죠. 그래서 한미동맹에 금이 갔다고 우려하지 않았습니까?

반면 이명박 정부는 어떻습니까? 한미동맹을 강화한다며 미국에 착 달라붙기로 입장을 정했죠. 그러자 이번에는 중국이 섭섭해진 겁니다. 이럴 때 중국에서 남한을 압박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두가지예요. 하는 경제를 압박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북한이라는 카드를 쓰는 것인데, 현재 중국은 북한카드를 쓰고 있습니다. 북한과 혈맹관계를 강화하는 것이죠. 

사실 이명박 정부 이전에 중국은 북한과 동맹관계를 맺어왔지만 중국의 이익을 위해 한중수교를 맺으면서 남북 사이에서 등거리외교를 했어요. 그래서 북중관계가 한때 나빠지기도 했죠.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미국에 붙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중국봉쇄 전략의 맨 앞에 서는 역할을 하게되니 중국은 북한과 손을 잡을 수 밖에 없죠. 그런 가운데 북한은 어떤 처지일까요? 미국과 빅딜을 해서 체제를 유지하려고 지난 10년가까이 노력을 했어요. 하지만 이게 잘 안되고 남북관계도 진전이 없으니까 중국에게 기대는 것이 유일한 체제유지책이 되어버린 겁니다. 

미 중 사이의 세력갈등이 격화되어 충돌이 일어나면 결국의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거죠. 이것이 우리에게 다가올 첫 번째 위험입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를 둘러싼 여건입니다. 물론 취직 공부하고 있는 20대 청년이 이런 주변정세까지 관심을 가질 수는 없겠죠. 하지만 이런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의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그 청년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주리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 세대가 군대에 가는 문제에서부터 취직해서 사회에 진출하는데까지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그들이 우리를 둘러싼 국제정세의 변화를 알아야 한다는 거죠.

오연호 : 변화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주춤하는 사이에 크게 당할 수 있다는 거군요.

법륜 : 상활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화를 당합니다. 역사가 그걸 반복적으로 보여주죠. 기득권세력은 항상 현실에 안주하기 때문에 보통 변화된 상황을 잘 자각하지 못해요. 고려 말엽에도 기득권 세력인 권문세가는 원나라에 의지하고 있었잖아요. 그래서 떠오르는 명나라의 성장을 제대로 보지못했죠. 대신 젏은 사람들인 신진사대부들이 시대의 변화를 읽었죠. 그 때문에 권문세가 중심의 고려왕조가 망하고 신진사대부가 중심이 된 조선왕조가 등장했던 겁니다. 

그런데 주변 패권이 명나라에서 청나라로 바뀔 때는 어땠나요? 위아래 아무도 주변정세의 변화를 못 읽었습니다. 그래서 병자호란을 겪고, 인조가 청나라 태종에게 무릎을 끓고 항복하는 ‘삼전도의 굴욕’을 당했죠. 또 주변 패권이 청나라에서 일본으로 바뀔 때도 우리는 그것을 제데로 읽어내지 못해서 오히려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지 않았습니까.

마찬가지로 지금도 주변 패권이 바뀌고 있어요. 그런데 기득권세력 아니 일반인까지도 우리가 지금 미국에 의지해왔으니까 계속 이렇게 세계가 미국 중심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하거든이거든요. 이런 생각이 위험한 겁니다. 우리 역사를 보면 외부의 떠오르는 세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항상 화를 입었습니다. 

오연호 :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화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얼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법륜 : 역사는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주고 있을까요? 우리가 미국에 지나치게 안주할 때는 중국으로부터는 화(禍) 즉 중화(中禍)를 입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을 두려워하자는 말이 아니라 대비하자는 겁니다. 한편으로는 중국을 경계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 현실을 수용해야죠. 그런데 우리는 지금 중국의 부상을 경계도 하지 않고, 수용도 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아직도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에만 안주하고 있어요. 이러다가는 앞으로 언제 화를 자초할지 몰라요. 나라가 화를 당하면 지금 취직공부에 바쁜 20대 청년의 인생에도 분명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어요. 그래서 통일이 중요하고 통일 이전에는 평화정착이 중요한 겁니다. 그런 국제정세가 불러올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을 근원적으로 극복해낼수 있는 것이 통일이니까요. 통일이 내 인생의 안전과 미래에 연관되어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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