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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식 음악을 예찬함

  • 입력 2014.08.04 10:07
  • 기자명 여수넷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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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석

이 세상 만물은 생성과 변화와 소멸의 과정을 거친다.

우리 인생도 나고 자라고 다시 대지의 품으로 돌아간다.

예술작품도 생성과 발전과 소멸의 사이클을 갖는다.

그러나 훌륭한 예술은 오랜 세월 소멸하지 않고 살아서 우리의 삶을 어루만진다.

대표적인 것 하나가 클래식 음악이 아닌가 한다.

클래식 음악이 이런 근원적인 생명력을 갖는 힘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일시적인 감각과 말초신경만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슴 속 깊이 내재된 감정을 끄집어내어 어루만져 주기 때문이다.

기승전결의 구조를 가지고 감정의 높낮이를 다스려 주기 때문이다.

나는 한 때 인생의 중요한 고비를 클래식 음악에 기대어 어렵게 넘긴 추억이 있다.

어떤 사람은 실연의 아픔을 겪거나 할 때 유행가 가사를 들으면 꼭 내 얘기를 하는 것 같아 눈물짓곤 한다.

장르를 떠나서 음악이 주는 효과이기도 하다.

80년대 후반 고향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나가 사직을 하고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다.

남면 금오도, 사직을 할 때와는 달리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섬에서 두문불출하며 힘들게 지낼 때 동무가 되어 준 것이 클래식 음악이고 용기와 희망을 준 것이 클래식 음악이다.

그 때는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음악을 지치지 않고 듣고 또 들었다.

다수의 세미클래식도 포함되어 있다.

고급 오디오 시스템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몇 만 원짜리 카세트 레코더로 수없이 반복해서 들은 것이 전부다.

나는 지금도 악기를 하나도 다룰 줄 모른다. 음악을 공부해 본 적도 없다.

그러니 음악을 깊이 있게 알지는 못하고 그냥 좋아서 즐기는 애호가다.

그 시절에 들었던 음악의 선율은 거의 외울 정도다.

그 때 특히 많이 들었던 곡은 베토벤의 ‘합창’, ‘운명’, ‘전원’ 교향곡, 피아노 협주곡 5번‘황제’, 피아노 3중주 ‘대공’ 등이다.

나는 지금도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은 그 때 수없이 들었던 ‘에르네스트 앙세르메’ 지휘의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것을 최고로 알고 있다.

그 이후 명연주로 소문난 수많은 음반을 들었지만 내 어려운 시절 우연히 함께하게 된 성음사 출판 카세트 테입으로 매일 듣던 이 음반이 가슴속 제일 명연으로 남아 있다.

음악을 좋아해서 여러 장르를 가리지 않고 듣는 편이지만, 정겨운 물건은 누가 대접해 주지 않아도 항상 그 자리에 있듯이, 클래식 음악은 내가 가슴 답답할 때 늘 함께하는 친구다.

내가 시립합창단은 물론 지역 음악인들의 이런 저런 연주회를 자주 찾는 이유도 바로 이런데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위로와 휴식이 필요한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클래식 음악을 가까이 해 보라.

평안한 휴식과 힐링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강력함으로 우리 안에 내재된 무기력을 깨워 줄 것이다.

절망에 사로잡힌 사람에게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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