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은 따뜻하다 / 정호승
하늘에는 눈이 있다
두려워할 것은 없다
캄캄한 겨울
눈 내린 보리밭길을 걸어가다가
새벽이 지나지 않고 밤이 올 때
내 가난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나에게
진리의 때는 이미 늦었으나
내가 용서라고 부르던 것들은
모든 거짓이었으나
북풍이 지나간 새벽거리를 걸으며
새벽이 지나지 않고 또 밤이 올 때
내 죽음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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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보리밭길에 밤이 왔습니다. 그 속에서 나는 어느자리에 있을까요. 어둠이 없이는 별을 볼 수 없는 법. 늘상 어둠이라고 생각하는 시인의 세상에 별은 희망입니다. 내가 만들어 놓은 세상, 시인은 늘 고통스럽게 바라봅니다. '고통의 관점은 어디에 있을까?'
장희석 여수넷통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