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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바로크 고전음악감상회'에 입문하던 날

  • 입력 2014.08.20 08:23
  • 수정 2014.08.20 08:25
  • 기자명 여수넷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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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시 문수동 김동석

'여수바로크 고전음악감상회'. 고전음악이 좋아서 아무 조건 없이 함께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기계적이고 어지러운 사운드, 감정의 과잉이 판치는 대중음악에 다소 지친 사람이라면 고전음악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8월 14일 시립합창단 강길준 선생의 소개로 나가게 되었는데, 몇몇 낮 익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먼저 나와 있는 분들과 잠시 인사를 나누고도 어색에서 친절하신 고문님의 안내로 슬그머니 음악감상실로 들어갔다. 20~30여평의 아담한 공간, 소박하지만 격이 떨어지지 않는 오디오시스템은 음악을 감상하기에 꽤 훌륭한 시설이었다.

이윽고 본격적인 음악감상 시간. 모임의 고문께서 워밍업으로 소품 한 곡을 소개해 주었다. 푸쉬킨의 시에 쉐레메체프가 작곡한 러시아 로망스 「나는 당신을 사랑했었습니다. (Loved You)」였다. 첼로의 낮은 저음을 타고 흐르는 러시아적 멜랑꼴리가 늦여름 밤의 정취를 파고든다. 곡이 끝나자 주위에서 “아! 좋다”라는 탄성이 흘러나온다.

다음 본론으로 들어갔는데, 소개된 곡은 벨라 바르톡의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과 구스타프 홀스트의 「행성」이다. 회원 한 분이 선곡을 해 와서 곡에 대한 자세한 해설을 덧붙인 후 감상하는 형식이다. 7개의 행성 중 “목성 Jupiter". 이 곡은 한 때 모 방송국 저녁 9시 뉴스 시그널 음악으로 쓰여서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곡이다.

목성은 익숙해서 듣기에 괜찮지만 홀스크가 첫 번째에 놓은 ”화성 Mars"은 더 난해하고 거북하다고 하여 잘 듣지 않는다고 하는데 진행자가 한 번 들어 보시라며 틀어 주었다. 집중하고 들으니 전쟁에 임박한 긴박한 순간을 묘사한 이 곡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 만약 안 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벨라 바르톡의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을 DVD로 감상했다. 그 어렵다는 현대 음악의 세계에 들어선 것이다. 준비하신 분의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이 있어서인지 이 곡을 듣는 내내 집중해서 들었고,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이라는 장르의 매력에 빠졌다.

보통 협주곡이라 함은 ‘피아노 협주곡’ ‘바이올린 협주곡’ ‘클라리넷 협주곡’ 등 단독악기와 오케스트라의 협연을 말하는데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이란 관현악단의 각각의 파트와 오케스트라가 협주하는 형식이다. 마사이 족의 전통음악을 가미했다는 설명에 어울리게 어딘가 모를 주술적이고 전통적인 묘미와 함께 부조화의 조화가 감성과 이성을 동시에 깨우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여수바로크고전음악감상회에 입문하면서 얻은 것은 난해한 현대음악의 세계에 거부감 없이 한 발짝 다가서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런 모임이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빨리 익숙하지 않은 세계 속으로 발을 디딜 수 있었겠는가? 곡 선정에서부터 친절한 설명과 좋은 장소와 시스템을 제공하여 이 세계로 인도해 준 여수바로크 고전음악감상회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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