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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인 칼럼/이무성] 피켓티의 ‘21세기 자본론’ 열풍을 보면서

  • 입력 2014.08.24 20:30
  • 기자명 여수넷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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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무성(광주대학교 산업기술경영학부 교수)

불란서 출신 젊은 교수인 토마스 피켓티의 ‘21세기 자본론’에 대한 관심들이 한국사회에서 한창이다.

40대 학자로서 그는 영국, 프랑스, 미국 등의 경제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 분석하여 이 책을 선보였다. 불란서 출신이 그의 저술이 미국의 주류경제학계에도 많은 관심을 자아내고 있다.

막스의 자본론 이후 최대의 작품이라는 호평부터 특별한 의미를 의도적으로 부여하여 대중적인 인기에 편승하고 있다는 혹평까지 그의 연구실적에 대하여는 평가들이 다양하다. 어떻든 그는 산업혁명이후 최근까지 경제적인 추세를 경제성장과 부의 분배에 집중하였다.

그의 연구결론은 자본수익율이 경제성장율보다 월등히 크다. 이로 인해 사회는 불평등이 구조화되어 있고 향후에도 그 개선책이 없으면 더욱 고착화된다는 것이다. 그는 역사적인 자료를 갖고 이를 증명하고 이를 나름 해석하여 ‘21세기 자본론’이라는 책자로 발간하였다.

칼 막스가 생산과 노동자의 고용관계에 관심을 가졌다면 토마스 피켓티는 성장과 분배에 그의 연구역량을 모아서 ‘21세기 자본론’을 발간한 것이다. 그의 작품에 대한 논쟁은 여, 야 정치인들에게 까지도 최근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유럽 몇 국가와 미국을 대상으로 한 시계열적인 방법에 의하여 연구한 결과물이라서 한국사회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부에 대한 왜곡되고 불평등한 요인들에 대한 그의 주장은 한국사회에도 상당한 부분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다.

피켓티는 근 20년을 자료수집, 분석하여 그의 학문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20대에 이미 학문적인 열정을 집중한 셈이다. 그에 비하여 10년 이상 연령이 많은 나로서는 많은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그와 같은 시도를 지속적으로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회한이다.

그의 책자 발간이후 한국의 학문적인 풍토에 대하여 많은 반성과 지적을 동시에 쏟아내고 있다. 자성의 소리이기도 하다. 일부에서는 한국의 학자로 대표되는 제도권 교수들은 ‘연구물에 대한 열정보다는 정부 등 외부 용역에 그들의 에너지를 소진한다’고 한다. 상당한 부분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불란서라는 사회가 갖는 학문적인 풍토도 대학자 배출에 큰 기여를 하였다. 피켓트라는 40대 소장 젊은 학자의 세계에 큰 화두를 던질만한 학문적 성과물 창출이 가능하였던 것이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우수한 젊은 학자들이 대학에서의 연구기회도 갖지 못하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하여 이 학교 저 학교 보따리장사로 전전하는 비참한 시간강사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러한 처지에서 창의적이고 열정이 베어 있는 저작물은 아예 기대조차 할 수 없다.

일찍이 공자는 일갈하였다. ‘의식이 족해야 예절을 안다’. ‘경제적 조건이 사람의 의식을 지배한다.’ 이는 서구에서 통용되고 있다. 피켓티 ‘21세기 자본론’ 열품을 계기로 한국사회의 학문적인 후진성을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정약용이 목민심서 등 많은 책자들을 유배 중에도 저술할 수 있었던 것도 당시 시대와 무관하지 않는다. 충분히 자신의 사상으로서 생각들을 글로서 나타낼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은 현재보다 나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인문학의 철저한 해체, 대학사회 전반적으로 직업 학교화, 자신보다 학문적으로 뛰어나 후학들의 영입에 대한 철저한 배제 등 학문에 몰두하기에 척박한 사회로 구조적인 악순환은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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