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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선생님이 만든 동요와 영화... 뭔가 다르다

[인터뷰] 단편영화 <개천의 용> 주제곡 만든 조승필 선생님

  • 입력 2014.10.15 17:29
  • 수정 2014.10.16 20:26
  • 기자명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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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기만 해/ 낮설기만 해/ 언제까지 마냥 이러고 있을거야/ 어깨를 펴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봐/ 이렇게 따뜻하게 우릴 비추잖아/ 멀리 저 멀리 뛰는 거야 바람을 가르며..." - 동요 '멀리 더 멀리' 중 일부

노랫말은 시라고도 합니다. 음정과 박자에 묻혀 있던 글을 곱씹으면 깊은 맛이 납니다. 때문에 노랫말 만든 사람을 시인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개천의 용>이라는 단편영화가 있습니다. 영화는 제천에서 열린 '지역영상미디어센터 영상제' 워크숍에서 최우수상과 최우수 캐릭터상을 받았습니다.

영화 주제곡은 '멀리 더 멀리'라는 노래인데 초등학교 선생님이 만들었습니다. 지난 14일 오후, 조승필(43, 여도초)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멀리 더 멀리'는 지역아동센터에서 봉사활동하던 조 선생님이 아이들을 보며 느낀 감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다음은 조 선생님과 나눈 대화입니다.

▲ 작곡할 때는 기타와 피아노를 주로 이용합니다

"불편해도 맑게 웃는 아이들 보니 악상 떠올라"

- '멀리 더 멀리'라는 영화 주제곡을 어떻게 만들었나요?

"지난 6월 23일, 여수에 있는 초록지역아동센터에서 음악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아이를 만났죠. 삶에 불편이 있어도 해맑게 웃는 아이들을 보면서 남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침 김민수 감독이 시나리오를 주며 영화주제가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당시 제 마음속에 다가온 느낌을 토대로 가사를 쓰고 곡을 붙였습니다. 영화를 만든 김민수 감독(순천 별량초)이 노래를 듣고 영화 주제곡으로 쓰자고 해서 동의했습니다"

- 지금까지 선생님이 만든 노래는 몇 곡입니까?

"1998년에 '내보물 1호'라는 노래에 곡을 붙였습니다. 작사가는 당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었고요. 그 후, 잠시 쉬었다가 5년 전 전남 초등 동요작곡 연구회에 가입하면서 노래를 만들었어요. 그때부터 작사와 작곡을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동요와 가요를 합쳐 열 아홉 곡이 나왔네요."

- 선생님 전공이 궁금합니다. 음악이신가요?

"아닙니다.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굳이 전공을 따지자면 교육학이겠죠. 특별히 음악을 전공하거나 작곡법을 배우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음악이 좋아서 글을 쓰고 곡을 붙이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기타를 조금 치는데 작곡을 할 때 기타와 피아노를 많이 이용합니다"

- 동요를 만드는 원동력이 뭘까요?

"저는 여수에 있는 '바로크고전음악감상회'에서 10년간 활동했습니다. 여기서 감상했던 수많은 고전음악들이 창작 활동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마치 작가지망생이 여러 세계문학전집을 읽는 것처럼요. 다른 작곡가들은 여기서 이런 음악적 표현을 했구나 생각하며 들어보니 모두가 위대한 스승이었습니다

또, 지난 5월부터 가수 안철씨와 오카리나 연주자인 조요섭씨와 함께 '포리스트'라는 팀을 만들어 소외된 지역주민들을 위한 음악봉사활동과 공동 창작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들이 노래를 만든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봄님이 오시는가’는 제가 본격적으로 노래를 만들기 시작한 첫 작품이라 더 애착이 갑니다

"함께 행복해지는 노래 계속 만들고 싶어"

- 개인적으로 아끼는 곡이 있나요?

"전라남도 동요 작곡연구회 회원들이 낸 '감성팡팡 창작동요발표집'이라는 음반이 있는데, 거기에 들어있는 '봄님이 오시는가'라는 곡이 맘에 듭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노래를 만들기 시작한 첫 작품이라 더 애착이 갑니다."

-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좋은 노래를 많이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아껴주고 불러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죠. 함께 어우러지고 함께 행복해지는 노래를 계속해서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조승필 선생님은 현재 여수 여도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동안 조 선생님이 작사, 작곡한 노래 제목을 읽어봅니다. 가사도 좋지만 제목만 읽어도 가슴이 따듯해집니다. 가을이 깊어갑니다. 초등학생들과 운동장에서 뛰어놀며 만든 아름다운 동요 한번 들어보세요. 가을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올 겁니다.

▲ 조승필 선생님은 특별히 음악을 전공하거나 작곡법을 배우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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