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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음모 무죄, 내란선동 유죄'로 강연한 가족대책위 엄경희씨의 글

  • 입력 2014.12.02 14:40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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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내란음모 사건으로 구속된 사회동향연구소 대표 조양원씨의 부인입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마련해준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얼마 전 <5일의 마중>이란 영화를 보았다. 중국문화혁명시기 남편이 홍위병에게 끌려가 수년 동안 못 돌아가 도망치듯 집에 왔으나 딸의 신고로 공안에 의해 잡혀갑니다. 잡혀가는 광경을 목격한 아내는 그 충격으로 뇌 손상을 입습니다.

문화혁명이 끝나고 남편은 다시 돌아오지만 아내는 남편을 알아보지 못하고 남편이 부친 편지 5일 날 돌아간다는 내용만을 믿고 매달 5일 기차역으로 남편을 마중 나갑니다. 그런 아내와 함께 자신을 마중하러 온 남편의 이야기가 <5일의 마중>이란 영화의 줄거립니다. 

이 영화를 보고 저는 순간 아직도 국정원에 의해 무슨 일이 또 어떻게 일어날지 몰라 그 두려움이 몰려왔습니다. 그래서 바로 남편의 사진을 찾아 제 수첩에 붙였습니다. 남편의 모습을 잊어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섭니다. 

현재 7분의 구속자들은 고법에서 '내란음모 무죄'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내란 선동과 국가보안법으로 아직도 영어의 몸이되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엔인권위원회에 호소문을 보내기 위해 공소장을 검토해 보니 제 남편은 5.12강연회 때 분반토론회 발언한 것과 또 거기서 부른 노래가 고무찬양으로 되어 있더라고요.

그리고 또 민혁당으로 구속되거나 수배·기소조차 되지 않았음에도 국정원 프락치 이성윤이 제 남편을 국정원에 고발한 내용은 오랫동안 재야운동을 해서 의심스럽다는 이유만으로 가중 처벌되어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심지어 김홍열 경기도당 위원장은 6분 발언으로 내란선동으로 5년의 형량을 받았습니다. 내란선동은 국가보안법 7조 1항의 경우 돌연변이입니다. 제 남편은 2009년 민주노동당 성남시당 위원장을 하였습니다. 이시기 전국적으로 부동산 투기가 과열되어 전국의 집값이 하루아침에 몇 천만 원씩 뛰어올랐습니다. 신도시 분당을 끼고 있던 성남은 투기과열의 핵심도시였습니다. 

당시 한나라당 이대엽 시장은 성남 구시가지를 재개발지역으로 지정해 세입자들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세입자들이 이주과정에서 이주비를 받은 사람은 임대주택을, 임대주택을 받은 사람은 이주비를 포기한다는 각서를 쓰고 자신의 권리를 빼앗겨야 했습니다.

이런 분들의 권리를 되찾아 주기 위해 변호사 자문단을 구성해 세입자들의 권리를 찾아주어 아주비와 임대아파트를 모두 받게 해주었습니다. 또 올해는 재판에서 이겨 재개발지역에 사는 세입자는 가구당 1000만원씩의 이주비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모두 대한민국의 법 테두리에서 합법적으로 한 활동입니다. 

또한 지자체 선거에서 야권대통합으로 3선 이대엽시장을 떨어트리고 야권단일후보 이재명시장을 당선시키는 일을 한 사람입니다. 제 남편뿐 아니라 경기진보연대 고문 이상호씨는 수원시 사회적 경제지원센타 센타장으로, 한동근 전 수원시당위원장은 수원새날의료생협이사장으로 일하며 공공의 경제적 안정과 시민주치의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입니다.

또 하남의 김근래 부위원장은 문턱 없는 밥상의 대표로 가난한 이들에게 무료급식을 했으며 홍순석 부위원장도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며 국가가 하지 못한 일들을 한 사람들입니다. 

현재 대법은 양승택 대법원장 포함 13명이 대법관이 함께 재판해도 전원합의체로 12월중 판결문을 쓴다고 합니다. 아마도 통합진보당을 년 내에 위헌결정을 내리려 한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3명이 검찰의 수사선상에 포함되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2012년 통합진보당 탄압부터 2013년 소위 이석기 의원내란음모사건까지 수구세력은 통합진보당을 탄압하고 고립시켰습니다. 심지어 진보인사들조차 자신들에게 종북딱지의 불똥이 튈까 두려움에 떨며 통합진보당과는 어떻게든지 멀리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전교조 탄압과 공무원 연금개악까지 신유신독재정권은 자신들이 모든 국가의 권력을 무력으로 통치하기 위해 어떤 공작이나 조작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저들은 제주 강정 미군기지 강제건설, 밀양이 송전탑 건설강행, 쌍용자동차 해고자들 원심무효판결, 세월호 진실은폐 등 곳곳에서 어렵고 가난한 이들을 종북이라는 딱지를 붙여 고립시키려 합니다. 우리는 이제 각자의 싸움이 아닌 연대의 손을 맞잡고 함께 독재자와 싸워서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평화로운 나라, 소수와 다수의 공공성이 존중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첫걸음으로 12월 11일 서울역에서 인권콘서트를 엽니다. 인권콘서트는 저희 내란 사건관련자들 뿐만이 아닌 제주강정과 밀양의 할머니들, 쌍용차 해고자, 용산참사 피해자, 세월호 가족들까지 모두 함께 연대의 손을 맞잡는 행사를 합니다. 모두 함께 연대해주시기를 바라며 김남주 시인의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 읽어 드리겠습니다. 제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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