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가 문제될 때마다 "친노 없다"를 내세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들이 친노인지 보여줄 수 있는 샘플 같은 글이 나왔다.
우선 이들의 발언에서는 '호남'이 빠지지 않는다.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열심히 했고 '나름' 진보 성향이며 자신을 대접하는 데 소주와 양주의 차별을 두었다고 친노에게 이를 가는 호남 출신이 바로 친노를 문제삼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매사 연고 따지고 형님 동생 운운하며, 그 행동은 전형적인 구태이며, 그래서 함부로 대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한참 웃었다'는 마무리까지.
이 친구가 만난 그 호남 사람이 친노를 문제삼는 얘기가 자신을 대접하는 데 소주와 양주의 차별을 두었다는 것 뿐이었나? 그랬을 가능성은 제로다. 대북송금특검과 민주당 분당, 대연정제안까지 친노에 대해서 분노하는 지점은 숱하게 많다. 그런데 소주와 양주?
이 자는 자신의 직업을 시인/문화평론가라고 밝히지만 내가 알기로 이 자가 주로 하는 활동은 종편에 나와서 엔터테이너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시인이건 문화평론가건 엔터테이너건 어떤 사안에 대해서 한마디 하려면 최소한의 사실 파악은 해야 한다.
이해찬, 한명숙, 정청래, 진선미 등 이 자가 '친노 조직원'이 아니라고 내세우는 이름들은 이미 광범위하게 범친노의 범주로 분류돼왔던 사람들이다. 혹시 문재인 직인을 찍은 친노증명서라도 발견되어야 친노라는 정치 이익집단의 존재를 인정할 셈인가?
이 자는 '한국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광범위한 반기득권 의식'이 친노의 정체라고 강변한다.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70~80년대부터 현재까지 온몸으로 반기득권 저항의 실천을 담당해왔던 호남에 대해서 왜 정치이익집단인 친노는 그렇게 적대적일까?
박근혜정권의 다음 타겟이 친노라는 진단에 이르면 헛웃음이 나온다. 대담하게 새누리당의 분당까지 점치는 그 선견지명에 대해서 굳이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노무현이 대북송금특검부터 민주당 분당, 대연정 제안까지 가장 새누리당(한나라당)에 친화적인 행보를 걸어온 정치인이었다는 것, 지금도 이해찬과 이재오가 내각제개헌을 매개로 노무현의 대연정 제안의 불씨를 되살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알려주고 싶다.
아울러 그 대연정 제안의 뿌리는 김영삼의 삼당합당이고, 그 삼당합당의 핵심이 바로 반호남 연합구도라는 것도 알려준다. 왜 친노라는 정치이익집단이 그렇게 호남에 대해서 적대적인지 그 비밀이 여기에 숨어 있다.
무엇보다 이 글은 호남 출신 친노들이 읽어야 한다. 지금도 호남 출신들이 친노들의 이익을 위해서 열심히 뛰고 있다. 그런데 좀 측은하다.
진짜 친노들, PK 친노로서 TK와 손잡고 싶어하는 정치이익집단에게 호남 출신 친노들은 나름 진보 성향이지만 매사 연고 따지고 형님 동생 운운하며, 그 행동은 전형적인 구태이며, 그래서 함부로 대해도 되고 결국 뒤에서 '한참 웃어주는' 대상이라는 사실을 좀 깨달아야 한다. 자신들이 진짜 친노들에게 결국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좀 깨달아야 한다.
진짜 친노들에게 한마디 하자. 니들의 진짜 속셈 털어놓고 싶으면 이런 자 내세우지 말고 니들이 니들 이름으로 까고 나와라. 니들의 내면 깊숙한 데서 들끓고 있는 그 호남 증오를 노골적으로 표현해라. 호남총리론이니 뭐니 하는 개소리로 호남 물먹이는 얍삽한 수작 그만하고.
아 답답하다. 여수에도 주승룡이나 김성곤 의원에 대결할 만한 사람만 있으면 바로 아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