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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어디가?>도 감탄한 동네, 이렇게 변했습니다

'명품마을' 선정된 여수 안도 동고지 마을, 사람들 많이 찾았으면

  • 입력 2015.04.15 09:06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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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운해가 솟는 해돋이 마루는 정월 초하루 해돋이 명소로 기대된다. 준공식참가자들이 해돋이 마루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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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섬옥수[纖纖玉手]

지난 2월 <6시 내 고향>에서 여수 안도 동고지 마을을 소개한 문구다. 이는 '가냘프고 고운 여자의 손'을 이르는 말이다. 

남도의 첫봄이 시작되는 섬 '안도'는 '섬섬옥수'를 꼭 닮았다. 가냘프고 곱던 어머니의 손은 척박한 섬에서 7남매를 키우시느라 투박한 손으로 변했다. 하지만 세상에서 어머니의 손만큼 어여쁜 손이 또 있으랴. 

안도에 가려면 배편이 두 가지다. 여수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정기여객선은 1일 2회 운항되고, 돌산신기항에서는 하루 6회 운행한다.

신기항에서 뱃길 따라 30분을 가면 금오도에 도착한다. 선착장에서 언덕을 오르면 '동고지마을'이라는 푯말이 나온다. 15분을 달리면 다도해 최고의 조망권을 자랑하는 안도대교가 한눈에 펼쳐진다. 차에서 내려 잠시 명상에 젖어보시라. 남해 바다를 흐르는 수억 톤의 바닷물이 말없이 흐른다.

기러기를 닮은 편안한 섬,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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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11번째 동고지 명품마을이 준공식을 가졌다. 이발사 아저씨 집 문패의 모습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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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11번째 동고지 명품마을이 준공식을 가졌다. 옛 샘터는 아라우물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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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는 여의도 면적의 1.4배에 달하는 작은 섬이다. 해안선 길이가 29㎞로 여수 남쪽 34㎞ 해상에 있는 섬이다. 기러기를 닮았다 하여 기러기 '안'(雁)자를 쓰다 지금은 사람이 살기 편하다고 해서 편안할 '안'(安)자를 쓴다. 

신라 말(847년) 장보고 선단의 안내로 중국에 불법을 구하러 간 일본인 승려 엔닌의 입당구법순례기행기에 장보고 휘하에 있던 김진의 배를 타고 안도에 기착한 기록이 있다. 

안도에 있는 5개 부락 중 하나인 동고지 마을은 2013년 4월 MBC <아빠! 어디가?> 여덟 번째 여정지로 소개됐다. 3회 연속 방송을 타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그 세월이 벌써 만 2년에 접어든다. 당시 안도에 가기 위해 여수를 찾아오던 중, 김성주가 아들 민국에게 물었다.

"민국아 여수가 어디쯤 있는 거야?"
"경상북도!"

민국의 동문서답에 성주는 지도를 펴 여수를 설명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여수가 어디인지도 모르는데 안도는 오죽했으랴. 동고지 마을이 어떤지는, 성동일과 김성주가 방송에서 나눈 대화를 보면 설명이 좀 쉽겠다.

"지금까지 온 곳 중 여기가 제일 좋은 것 같은데. 야 이런 동네가 어디 있냐?"

<아빠! 어디가?> 이어 '동고지 명품마을'로 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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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고지 명품마을 준공식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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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동고지 명품마을 개관식에서 현판제막식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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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은 내게 늘 특별한 곳이었다. 난 어릴 때부터 20여 년을 안도에서 살았다. <아빠! 어디가?>에서 종혁과 준수 부자가 머물렀던 집이 바로 우리 집이다. 올해는 집안 형제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어머님이 사는 집을 현대식 건물로 리모델링을 마쳤다. 좋아하시는 어머님의 모습에 흐뭇했다.

2년 전 동고지 마을은 환경부 국립공원 관리공단이 주관한 '명품마을 프로젝트'에 응모해 21곳 중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명품마을 착공식 이후 마을은 확 달라졌다. 4월 현재까지 어가민박과 펜션 2개동, 해돋이 전망대 등이 신축됐다. 또 국립공원이 지정한 민박 3동이 리모델링을 마쳤다. 마을사람들로 구성된 동고지 명품마을 주식회사 법인도 설립되어 마을운영을 위한 제도적인 기반도 구축됐다. 

13일,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동고지 명품마을 준공식이 열렸다. 준공식에는 국립공원 박보환 이사장과 주철현 여수시장, 마을주민을 비롯해 200여 명이 참석했다. 

국립공원 김승희 소장은 "여수시의 적극적인 협조와 마을 주민들의 동참으로 명품마을이 조성되었다"면서 "지금 동고지 명품마을은 작은 섬마을에 불과할지 모르나 국립공원과 여수시 그리고 주민들이 협력해 지역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품마을로 우뚝 서자"고 말했다. 

주철현 시장은 "낙후된 작은 섬마을이 자연과 생태로 공존하는 명품마을로 개발돼 기쁘다"면서 "복잡한 규제에 묶여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국립공원으로 남아 있었기에 마을이 발전모델이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10가구가 사는 마을에 시장이 1년 만에 3번이나 올 수 있겠느냐"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동고지 명품마을 김성수 위원장은 "이 자리를 축하해주기 위해 동고지 명품마을을 찾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동고지 마을은 자연환경이 아름다워 한때 400명에 육박했지만 이제 10가구 16명이 남았다, 명품마을을 통해 예전의 활기를 불어넣어 진정한 명품마을로 보답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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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동고지 명품마을 준공식에서 주철현 여수시장이 김성수 명품마을 위원장에게 감사패를 받고 악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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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고지 마을은 천혜의 자연이 고스란히 숨 쉬는 때 묻지 않은 경관을 자랑한다. 마을이 생긴 지 450년이 흘렀다. 동고지는 1960년대 주민가구 58호에 450여 명이 살았다. 한집에 15명의 자식을 낳은 곳도 있는 다산의 마을이었다. 하지만 산업화로 인해 하나 둘 도시를 떠나 한때 7가구만 남은 쓸쓸하고 외로운 섬마을로 전락했다. 

파도소리가 끊이지 않는 마을. 조성된 곳곳마다 재미가 더한다. 옛 샘터는 아라우물로 다시 태어났다. 어촌과 어우러진 어가민박은 어떨까. 고운해가 솟는 해돋이 마루는 정월 초하루 해돋이 명소로 기대된다. 멋진 전망을 자랑하는 나린과 아라펜션, 이발사 아저씨의 집, 배를 닮은 큰집, 착한 아저씨 돌담집, 시원한 파도 아저씨 민박, 동고지 마중 민박, 바다 한송이집 등 동고지 명품마을의 모습이 정겹다.

마을의 변화에 대한 마을주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30년간 호텔에서 이발사를 하던 김안일씨는 3년 전 고향으로 낙향했다. 그는 어머니와 함께 산다. 아버님 가업을 물려받아 어업에 종사하는 그는 '자연이 친구이자 벗'이란다. 

그는 이번 명품마을 선정을 계기로 향우들이 고향을 더 자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 역시 고향이 더 발전해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우리 동네 동고지 명품마을을 찾았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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