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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경리 직원 찾던 사장님, 이렇게 변했습니다

[현장] 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를 찾아서... 경력 단절된 여성에게 취업지원

  • 입력 2015.07.31 09:22
  • 수정 2015.08.03 10:49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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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 성혜란 관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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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는 해양문화관광과 문화예술도시를 표방하지만 거대한 국가산단이 있어 남성 위주의 도시이고 여성에게 맞는 일자리가 부족한 도시다. 하여 여수시 학동에 있는 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를 방문해 센터가 하는 일과 여성취업을 위한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알아보았다. 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는 여성들의 직업훈련과 취업지원을 동시에 수행하는 유일무이한 비영리기관이다.

센터를 책임지는 성혜란 관장은 여수YWCA 본부 실무자였다. 그녀가 10년 동안 맡은 일은 환경과 소비자운동, 지역단체 연대활동이었다. 열심히 사회활동을 하던 그녀는 뜻한 바 있어 가정으로 돌아가 전업주부로 12년을 보내다 다시 일터로 돌아와 센터를 책임지고 있다. 그녀의 얘기다.

"센터에 오면서 과연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어요. 그런데 한해, 두해 지나며 우리 여성들에게 본인한테 적합한 일을 찾도록 도와주는 이 일이야말로 생명과도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왜냐하면 저부터도 일과 저를 분리시킬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하니까요. 

여성에게 있어 일... 이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인간에게 있어 일의 중요성, 이렇게 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가정경제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인간 수명이 100세 시대이다 보니 애 키우고 나면 노후준비를 하는 게 아닌 자아실현을 할 필요성이 자의반 타의반 있는 거죠."

"현대는 여성적인 감성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한 그녀는 "어느 조직에서든 여성의 리더십을 발현해 조직과 공동체를 잘 일궈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행복한가 행복하지 아니한가를 측정할 수 있는 두 가지 척도로 '일'과 '관계'를 든 그녀는 "내가 만족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 내 주변의 인간관계는 좋은가가 삶의 척도입니다"라고 말했다.

선진국 기준의 가치관을 가지고 건강한 직업을 갖도록 돕고 싶어

"인간은 궁극적으로 더불어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것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주장한 그녀는 "선진국의 중산층 기준은 우리나라와 같이 아파트 몇 평에 연봉 얼마가 아닌, 사회적 약자를 도울 줄 아는지, 부정과 불법에 저항할 수 있는지, 자기주장과 신념을 가지고 있는지"라고 말했다. 성혜란 관장과 대화를 끝내고 센터에서 맡은 바 임무를 열심히 하고 있는 담당자들을 만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 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가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쉽게 말씀드리면 출산,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입니다. 

그 프로그램 중에 '사회문화 프로그램'은 일단 집에 안주하는 여성들을 밖으로 유인해 다양한 것들을 접하는 역할을 하구요. 일을 하고 싶으나 무엇을 할 줄 모르는 여성들에게는 취업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제시하고 직업훈련 등을 통해 직업능력을 향상시킵니다. 또한 구직여성들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운영(직업능력개발, 사회문화, 근로자대상 등), 구인 구직상담과 집단상담진행, 취업연계를 위한 취업지원활동 등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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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 사무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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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의 수동적 삶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방법과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가장 먼저 손꼽을 수 있는 것은 집단상담프로그램입니다. 취업을 하고 싶으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여성들, 자신감 없어 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전문 직업상담사가 1회기당 13~15명의 구성된 집단을 운영하여 MBTI검사, 직업선호도검사, 직업정보탐색, 이력서 자기소개서 클리닉, 모의면접 취업계획수립의 내용으로 총5일간 진행됩니다. 처음에 서먹서먹하고 자신없었던 참여자들이 2일 정도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얼굴이 점점 밝아지고 의식이 변화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집단상담 참여자들이 주위 분들에게 입소문을 내서 참여자들을 모집해주시는 경우도 있어요 .

집단상담 외에도 성혜란 관장이 진행하는 특강이 있는데요. 이 특강을 들으신 분들은 "짧은 시간이지만 전율이 느껴졌다"라고 표현하더라구요. 5일의 집단상담, 1시간 30분의 특강으로 삶의 태도가 바로 바뀌기는 어렵겠지만 시발점이 되는 것은 사실이고, 이러한 교육시간을 센터에서는 점점 늘려가는 추세입니다."

- 여성의 취업을 위한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저희 센터가 개발한 유료과정에는 방과후강사양성과정, 자격증 취득과정, 창업과정 등이 있는데요. 방과후아동지도자, 독서논술지도사, 역사논술지도자 등 과정의 수료생은 실제로 방과후강사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올해는 여성가족부 직업훈련과정으로 도슨트(미술전시해설사) 양성과정, 진로직업큐레이터양성과정, cs전문가양성과정, 사회복지사재취업(행정실무) 양성과정, 호텔세탁기능사 양성과정(취약계층), 산단사무인력양성과정을 진행하여 벌써 1과정을 수료했고 4과정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특히 도슨트 양성과정은 GS칼텍스 예울마루와 협약을 체결하여 5명의 여성이 예울마루에서 도슨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호텔세탁기능사 양성과정은 20여명의 결혼이민여성과 고령자등 취약계층들이 열심히 훈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수시 지원 취업창업교실로 소자본 창업과정(제과 브런치)과 정리수납전문가 1급 과정에도 50여 명의 수강생들이 참여했습니다."

여성이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더라도 다시 재이탈하는 경우도 있다. 센터에서는 취업자를 위해 지속적인 고충상담과 업체와 취업자간의 중재역할을 하는 사후관리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20대를 선호하는 인사담당자... 40대 채용 후 채용관이 변하기도

센터에서 훈련을 받고 재취업해 열심히 살아가는 성공사례도 있다. 여수산단 대기업 하청업체인 A기업은 법인전환을 앞두고 두 명의 경리사원 채용을 앞두고 있었다. 40대와 20대의 지원서를 들고 대표를 만나 경력단절여성의 장점을 설명했으나 20대 구직자에 대한 선호가 확고해 눈도 마주치지 않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다음날 대표를 다시 설득해 40대와 20대 여성을 채용하기로 약속했다. 40대 김아무개씨는 경력을 인정받아 연봉 2400만 원에 보너스 별도, 20대 정모씨는 신입이라 급여 130만원(수습 3개월), 보너스 별도에 수습 후 인상을 조건으로 채용했으나 출퇴근 거리가 멀고 조건이 맞지 않다며 그만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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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쁘게 단장한 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 입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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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에서는 또 다른 40대 경력단절여성을 추천해 즐겁게 근무하고 있다. 두 명의 경력단절여성을 써본 대표는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히 일하는 두 여성들의 근무태도에 만족하고 있다. 성혜란 관장이 보람과 애로사항을 들었다 

"센터를 찾은 여성들이 제 강의에 공감하며 발전되어가는 모습을 바라볼 때와 취직됐다고 좋아할 때 보람을 느낍니다. 하지만 홍보부족으로 센터가 어디 있는지도 몰라 좋은 프로그램과 못 만나는 것과 좋은 강사를 섭외하기 어려운 점이 애로사항입니다."   

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를 방문하고 싶은 분은 http://www.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kr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061-641-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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