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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놓치고 싶지 않아 야경투어 시작했어요"

[인터뷰] 여수올빼미 야경투어 기사 손석화씨

  • 입력 2015.08.11 08:43
  • 수정 2017.03.08 04:28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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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올빼미 야경투어 버스를 운전하는 손석화씨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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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서 야간시티투어 버스를 운영하는 '여수올빼미 야경투어' 관광버스 운전사 손석화씨를 만났다. 

그가 운전하는 야경투어버스를 한 번이라도 탄 사람은 그의 말솜씨에 놀란다. 즉흥적인 대사와 재치있는 말솜씨가 마치 <개그콘서트>를 연상시키기 때문. 서울에서 관광차 여수에 왔다 손씨의 버스를 탔다는 허미숙씨의 얘기다.

"저분이요? 짱이에요. 저녁 무렵 여수역에 도착해 약간 늦겠다고 전화했는데 기다려주셨어요. 특히 여수산단 야경이 짱이었고 재치있는 멘트가 재미있었어요. 중요한 장소에서는 차를 천천히 운전하며 음악소리를 작게 틀고 그냥 지나칠 곳에서는 음악을 크게 틀어주며 설명을 곁들인 배려가 좋았어요. 특히 돌산공원에서 색소폰 공연을 하면서 시원한 수박을 썰어주셨어요. 사소한 것이지만 감동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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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여수에 관광왔다가 손석화씨의 야경투어버스를 탔던 허미숙씨가 손씨와 포즈를 취했다. 손씨의 야경투어버스가 "짱!"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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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하는 모습이 손씨와 친한 사이인 것처럼 보여 "아는 사이입니까?" 하고 묻자 "처음 보았는데 5~6년 전에 만났던 사람처럼 푸근했다"고 말한 허미숙씨는 다음에 또 한 번 여수에 놀러오겠다며 곡성기차마을로 떠났다. 

장사를 하던 손석화씨가 관광업계에 뛰어든 것은 10년 전 일이다. 관광버스를 운영하던 그는 여수 구경을 마친 관광객들이 당일 저녁에 여수를 떠나는 것이 가슴 아팠다. 

"관광은 먹고 잠자며 소비해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곧바로 떠나버리면 별 소득이 없잖아요? 그래서 야경투어를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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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석화씨의 여수올빼미 야경투어버스 모습. 보통은 중앙동 이순신광장에서 오후 7시 40분에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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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를 찾은 손님들에게 무료로 야경투어를 제공하던 그가 유료 야경투어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4년 전부터 여수시에서 유료 야경시티투어버스 운행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수시에서 운영하는 야경시티투어버스는 손씨의 맘에 들지 않았다. 코스만 돌았지 별 감흥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손님들이 저한테 배우러 온 건 아니잖아요? 여행이라는 건 웃고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가볍게 웃을 수 있는 멘트를 준비했죠. 제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 즐거워하며 여수에 다시 놀러와 제 차를 타고 재미있어 할 때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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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씨의 야경투어버스를 탔던 손님들은 돌산대교 야경에 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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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산대교에 차를 멈춘 야경투어버스는 손석화씨의 색소폰 연주에 맞춰 불꽃놀이를 하며 손씨가 제공한 시원한 수박과 함께 여수밤바다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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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재미있는 해설과 멘트는 소문이 나 전국 방송에 여러 번 소개됐다. VJ특공대와 KBS 아침마당에도 두 번이나 초대를 받아 유명인사가 됐다. 한 번 왔던 사람이 지인들을 데리고 4번이나 찾아온 적도 있다. 

서울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관광회사에도 손씨의 야경투어는 필수코스가 됐다. 서울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해 여수로 왔지만 여수지리와 인문지식에 정통한 손씨의 해설을 대신해 줄 만한 관광버스기사가 없기 때문에 야경투어만큼은 손씨에게 맡긴다. 

"야경투어버스를 운영하면서 아쉬웠던 점과 보람을 얘기해 달라"고 하자 손씨가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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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석화씨의 야경투어버스를 탔던 독일교포가 손씨에게 보낸 감사 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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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으로 여행 온 사람들은 조용히 해설을 듣는데 단체로 온 사람들은 술 먹고 떠들며 안 들을 때 속상합니다. 특히 지역사람들이 야경투어버스를 타고 거북선대교를 지나거나 여수산단을 지날 때면 '내가 저기서 막노동을 했네, 야경이 어쨌네'하고 자기 자랑을 하며 떠들 때면 당황스럽죠. 외지인들이 그런 소리 들으러 온 건 아니잖아요?

보람이요? 여수를 돌아보고 난 후 제차를 타고 야경투어를 했던 교포들이 귀국해 고맙다고 메일을 보내왔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버스가 남산동 포장마차 거리에 도착하면 "여수지역경제가 어려우니 여수 경제를 위해 돈쓰고가세요!"라며 농담을 한다는 그는 관광 진흥을 위한 프로정신도 갖췄다. 그는 관광업을 시작하면서 색소폰을 배웠다. 그가 "서울의 공중파 방송을 타고 여수엑스포가 성공하면서부터는 외지차량과 관광객이 넘쳐 돌산공원으로 올라가는 데 애를 먹는다"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아예 <여수ooo 투어>회사를 차려 운행하기 시작한 그는 " 저 혼자 노력으로 이 정도 됐다"며 "민간업자가 됐든 개인이 됐든 여수시 홈페이지에 게시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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