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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일의 갑부 될 기운이 여기에 있다?

[여수갯가길 마음대로 골라 걷기] 1코스 5구간, 2코스 4구간

  • 입력 2015.08.24 10:10
  • 수정 2017.03.08 04:02
  • 기자명 여수넷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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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시 돌산 상하동 '달받금이'에서 본 삼 섬. 세계 제일의 갑부 될 기운이 여기에 있다고? 믿거나 말거나...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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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 시민기자] "부러우면 지는 것!"

그렇더라도 그들을 보면 참 부럽습니다. 나이 60. 환갑 이쪽저쪽을 넘나드는 대학 친구인 그들은 40년 지기. 만나기만 하면 철딱서니 없는 십대로 돌변합니다. 근심 걱정 없어 신간 편한 동심으로 돌아간 거죠. 이는 누구나 마음속에 그린다는 진정한 벗을 만난 반사 이익이지 싶습니다. 그래서 더욱 부럽습니다.

"부산 덕진이와 창원 천제 부부가 갯가길 걷는다고 여수 온다네. 아우님 부부도 같이 보자는데 우짤래? 술도 좋은 거 가지고 온다는데..."

지인은 술을 떡밥 삼아 40년 지기 친구들 온다고 한껏 들떠 의향을 타진했습니다.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처지라 한 번쯤 튕겨야 맛입니다만 흔쾌히 만사 제쳐두고 "그러마!" 했습니다. 왜냐면 이들 부부와 때로 여행도 같이 다니는 사이고, 멀리 떨어져 만나기 힘든지라 반가움이 앞섰지요. 보고 싶다는데 얼굴 내밀어주는 게 예의지요.

"최 교수는 대학 다닐 때 공부 엄청 잘했다. 그러니 교수됐지."
"야는 컨닝 아니였으모 졸업도 못 했을 끼다."

얼굴 보자마자 또 추억 타령입니다. 은연 중 교수 친구 자랑입니다. 이런 추억 타령의 속뜻이 있습니다. '객지에 사는 우리 친구, 아우가 옆에서 잘 보살펴라'는 당부 겸 협박(?)입니다. 그런데 이상치요? 이게 싫지 않습니다. 친구 부탁하는 게 오히려 보기 좋습니다. 의도치 않게 보호자 된 기분도 느낄 만합니다. 끼리끼리 노는 게지요.

앞으로 세계 천년의 경제를 이끌 기운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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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갯가길 1코스에 있는 돌산 용월사에 선 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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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의 바위가 월전포에서는 고개 든 물개처럼 보입니다. 굴전에서 보면 황금 거북처럼 보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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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부터 갈 끼가?"
"돌산 상하동 달받금이."

멀리서 온 지인들을 위해 좋은 기운 충만한 여수갯가길 1코스 중 '용월사~월전포' 5구간을 택했습니다. 용월사를 둘러본 후 달받금이로 향했습니다. 우리 말 '달받금이'는 "지형이 떠오르는 달을 받치는 것 같이 생겼다 하여 '달을 받는 곳', '달받구미', '달받금이'가 되었습니다. 이것을 한자로 바꾸면서 달 월(月)과 밭 전(田)을 써 '월전포'로 부릅니다.

이곳 달받금이를 선택한 아주 특별한 이유가 있습지요. 어느 풍수가의 말처럼 "앞으로 세계 천년의 경제를 이끌 기운이 여기에 있다"는 절대 기운을 느낄 수 있어섭니다. 지인들 이 말에 뿅 가더군요. 운 좋으면 세계 제일의 갑부 될 기운을 받을지 누가 알겠어요. 월전포 해안 절벽 위에 섰습니다. 앙증맞은 섬들이 옹기종기 보입니다. 내치도, 외치도, 혈도 등 삼 섬입니다.

섬 옆 물개 바위 형상의 바위가 물건입니다. 이 바위는 다른 쪽(굴전)에서 보면 거북이 형상입니다. 그것도 그냥 거북이 아닌 황금 거북입니다. 바다에서 뭍으로 걸어 나오는 황금 거북. 그래서 "대한민국의 기운이 다 모였다"고 말하나 봅니다. 배 한 척, 물살을 가르며 움직입니다. 일행, 알게 모르게 기 받을 준비에 돌입합니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숨을 고르고, 단전에 힘을 모으고...

이곳은 좋은 기운만 있는 게 아닙니다. 삿된 기운도 섞여 있습니다.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좋은 기운만 취해야 합니다. 마음을 비우고 예쁜 생각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또한 여기에서 준비한 음식을 나눠 먹는 것도 기운을 거르는 한 방법입니다. 더불어 신선한 공기와 아름다운 경치까지 즐길 수 있으니 무얼 더 바라겠어요.

닭살 멘트, "얼굴 잊겠다"..."늘 내 곁에 네가 있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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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의 해안선은 밋밋할만 하면 섬이 나타나 단조로움을 없애 줍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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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갯가길은 힐링이자 휴식입니다. 자연과 교감 때문이지요.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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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있겠지만 제게도 고등학교 친구인 40년 지기가 몇 있습니다. 우수개소리로 "우리 환갑 넘으면 같이 절집에 가서 마당 쓸자"라고 흰소리를 즐기기까지 합니다. 물론 절 마당은 쓸어도 좋고, 안 쓸어도 무방한 마음 편한 벗입니다. 수시로 안부삼아 오가는 문자도 가관입니다.

"네 얼굴 잊겠다~"
"늘 내 곁에 네가 있는디~, 요즘 바빴다."

남자끼리 닭살이라지만 친구라 좋기만 합니다. 그러니까 벗이지요. 환갑 언저리의 이 지인들 보면 제 친구들이 몹시 그립습니다. 변치 않는 우정 이어 가길 바랍니다. 술꾼들은 어딜 가나 티가 납니다.

"한 잔씩 돌려라."
"술은 내가 가꼬 왔는디, 와 니가 가꼬 온 것 같이 그러냐."

'친구끼리 네 것 내 것이 어디 있어'란 표정으로 술이 나오길 학수고대하는 간절한 친구의 눈을 본 지인은 튕기면서도 물 대신 술을 채워 온 수통을 꺼냅니다. 자기는 마시지 않으면서 술이라면 껌뻑 죽는 친구들 주려고 특별히 얼음에 재어 왔답니다. 술이 한 잔 들어가자 얼굴이 화끈 달아오릅니다. 또 길을 재촉합니다.

"저것 좀 봐. 저래야 쓰겠어? 아이들이 무얼 배우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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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갑 언저리의 40년 지기 지인들. 만나니 웃음꽃 활짝 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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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갯가길 2코스 4구간 등대 옆입니다. 배와 연인이 바다와 어울려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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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택한 곳은 여수갯가길 2코스(무술목~방죽포 해수욕장) 중 3, 4구간인 계동~등대~두문포로 향합니다. 특히 4구간은 땅심이 온화해 몸과 마음을 편하고 느슨하게 풀어줍니다. 자연을 거스른 인간과 무엇이든 포용하는 자연이 가장 빠른 시간에 하나 될 수 있는 기운입니다. 하여, 이곳은 살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확 풀기에 적격입니다.

"저것 좀 봐. 저래야 쓰겠어? 아이들이 무얼 배우겠어."

불만의 목소리를 따라갑니다. 눈마저 당황합니다. 쓰레기 한 무더기입니다. 어딜 가나 쓰레기는 "아니온 듯 다시 가져가십시오!" 강조합니다. 그런데도 역시나 이를 비웃는 행동은 꼭 있습니다. 대체 누가 그런지, 그 사람 얼굴 한번 진정 보고 싶네요. 그렇다고 자연을 즐기러 온 마당에 기분 버릴 것까진 없습니다. 반면교사 삼으면 되지요.

바위 벌판에 섰습니다. 두문포 앞을 떡 허니 막아선 불무섬이 반깁니다. 여수의 해안선은 어디나 밋밋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섬들이 나타나 풍취를 더합니다. 신선이 된 듯한 우쭐한 풍광에 여수 막걸리가 등장했습니다. 막걸리 잔이 마땅찮습니다. 머리 쓰기 나름. 페트병을 재활용합니다.

굵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집니다. 앞장 선 아내가 계획보다 더 길을 뽑은 탓입니다. 아내의 '저질 체력, 이럴 때라도 원기 보충해라'는 배려입니다. 앞선 아내는 걸음을 멈추고 일행을 바라보며 힘들어 씩씩대는 폼이 재미있다는 듯 웃습니다. 반발심이 생겨 걸음이 빨라집니다. 그래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지만. 걷던 중, 지인의 금강경 독송소리가 천지간에 퍼집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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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년 지기 벗이 모이니 장난과 웃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부럽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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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갯가길 2코스 4구간은 땅심이 온화해 몸과 마음이 편안합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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