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국립공원 열한 번째 명품마을로 선정된 여수 동고지마을을 방문했다. 여수시 남면 안도 동고지에 있는 이 자그마한 마을은 2013년 4월 MBC 일밤 '아빠 어디가' 프로그램 방영 이후 널리 알려지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보트에서 내려 마을로 들어가는 길목에 선 커다란 간판 속 사진과 글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었다. 간판에는 'MBC, KBS ,EBS 방송 3사 촬영지'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방송이 나간 후 국립공원관리공단이 6억 원, 여수시가 4억 원 등 총 10여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낙후된 마을환경개선과 자연보호를 위한 노후 가옥 보수, 석면조사 및 처리, 생태습지를 조성했다. 또한 어가 민박 두 동이 신축되고 기존 마을민박 세 동이 리모델링됨에 따라 외지에서 마을을 찾는 사람들에게 안락한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 2013년 4월 MBC 일밤 '아빠 어디가' 프로그램 방영 후 널리 알려지면서 명품마을이 되어 KBS, EBS 방송 3사의 촬영지'가 됐다는 간판이 마을 입구에 서있다
"명품마을이라고 소문이 나니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요. 고향이라고 며칠 조용히 쉬다가고 싶은데 시끄러워지고 주차 문제로 다투기도 하니 싫을 때가 있어요. 명품마을이면 뭣합니까. 동네로 들어오는 진입로가 좁아 차가 비껴갈 수도 없어요. 혹시 술 먹고 절벽 밑으로 굴러 떨어지는 사람들이 있으면 그때서야 길을 넓혀줄 겁니까?"
K씨의 얘기를 듣자 그의 고민이 현실이 될까 걱정됐다. 소박하고 인심 좋았던 마을이 돈맛을 알면서 반비례로 인심이 각박해지는 걸 종종 봐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