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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만의 중심지에 있는 아름다운 섬 여자도(汝自島)

[이재언의 섬, 섬, 섬] 여자도

  • 입력 2015.09.30 11:49
  • 수정 2015.10.01 09:21
  • 기자명 여수넷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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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도 도선 전경

여수의 여자만 중심에 떠 있는 여자도(汝自島), 순천에서는 순천만이라 부른다. 여자의 하이힐 모습을 닮기도 한 여자도는 본래 이름이 ‘넘자섬’이다. ‘넘’은 넘는다는 뜻이며, ‘자’는 산을 뜻한다.

섬의 높이가 낮아 파도가 산을 넘어서 생겨난 말이다. ‘넘자’의 뜻을 풀어 한자로 표기하면서 ‘넘’과 ‘자’로 나누어서 먼저 ‘넘’은 남이란 뜻의 너 ‘汝’로 표기하고 자는 스스로 ‘自’로 표기하여 여자(汝自)도라고 하게 되었다는 논리다.

즉 여자도(汝自島)는 공중에서 보면 ‘너 여(汝)’자 형이라 ‘여’자와 육지와 거리가 너무나 멀어 모든 생활수단을 ‘스스로 해결한다’는 뜻의 ‘스스로 자(自)’자를 써 ‘여자도’라 부른다는 것이다.

여자도(汝自島)는 여수 화양면의 섬달천에서 4.2㎞ 떨어져 있다. 여자도 바로 옆에는 송여자도가 있다.

여자도는 대동, 마파 마을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남쪽 마을은 남풍 즉 마파람이 부는 마을이어서 마파지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 대동마을 선착장

여자도에 처음 사람이 들어온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400년 전 임진왜란 당시로 남원 방씨가 승주군 낙안면 선조(현 보성군 벌교읍 장양리)에서 이 섬에 처음 들어와 마파지 마을에서 살았다고 전해진다.

여자도는 지난 2011년 여자도 마파지와 송여자도를 잇는 인도교가 설치돼 교량 위에서 곧바로 낚시를 할 수 있는 낚시터가 중간 중간 설치돼 낚시꾼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전라남도와 여수시가 국비를 지원받아 개발 중인 ‘가슴 설레는 생태예술의 섬’으로 오는 2017년까지 5년간 25억 원이 투입된다.

도지사까지 방문하여 여자도의 주변 해안 도로를 따라 주변 경관을 둘러보고, 폐교를 리모델링해 조성하고 있는 ‘파도넘이 섬 예술센터’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여자도는 친근하고, 편안하고, 아늑한 매력적인 섬으로 그 이미지를 살릴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 추진하겠다”면서 새해부터 본격 추진할 브랜드시책인 ‘가고 싶은 섬’ 사업을 구상했다.

▲ 대동마을 주민

황금바다 여자도 갯벌

여자도는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사이의 여자만이 있으며 평균 바다 수심이 3~5m 정도로 비교적 낮고 순천과 벌교 방향에서 유입되는 육수가 유입되어 좋은 갯벌과 염도로 인해 패류들이 살기 좋은 서식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피조개의 주산지였으나 지금은 새꼬막 양식을 주로 하고 낙지와 감성돔이 많이 나는 곳이다. 섬 주변이 모두 황금 어장터다. 두레박만 던져도 고기가 가득한 축복받은 섬이다.

여자도는 일제시대부터 중하·대하가 최고 이름난 곳으로 여자도는 집에 개도 돈을 물고 다닌다고 할 정도였다고 한다.

세 개의 자연마을로 이루어진 여자도 110여 가구는 여자만을 ‘텃밭’처럼 여기며 연중 새꼬막을 양식하고, 5~7월에는 낙지잡이, 8~10월이면 전어 잡이로 분주하다. 주요 수산물은 피조개, 새꼬막, 전어, 문어, 새우가 많이 나며 낚시터가 형성되어 있다.

▲ 대동마을에서 만난 아주머니

여자도의 물사정

예전에는 물이 너무나 부족하여 고생도 많이 했다고 한다. 고생고생 물 고생을 말도 못할 정도로 했단다. 사람이 아무리 살아가려고 해도 자연의 축복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아무리 살고 싶어도 물이 없으면 살수 없다.

여자도는 지형이 51m로 매우 낮기 때문에 물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곳이었다. 소형 관정을 아무리 파 보아도 염기 있는 물만 나오는 실정이다. 이 물로는 세수를 해도 비눗물이 잘 나지 않았다.

그래서 여자도는 여자들이 물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단다. 동네에는 우물이 세 개 있었는데 두 개는 간기가 있고, 간기 없는 동네 가운데 우물은 멍석으로 덮어 놓았다가 일시에 배급을 했다고 한다. 또한 물싸움이 안 나게 양동이마다 높이를 맞추어 금을 그었을 정도이다. 지금은 담수화 시설이 완료되어 물 걱정을 덜게 되었다.

▲ 여자도 연도교

여자도 주민들의 33년 발노릇 한 김재학 선장과 아내 김점옥 우체부

여자도행 도선 금진호와 새마을호를(10톤)는 정원 12명인데, 아침 첫배를 아홉 시 이십 분에 탈 수 있으며 하루 4회 왕복 요금은 5,000원이다.

명절과 공휴일 결혼식과 상가 집에 오고갈 때는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 게다가 배를 한 번 놓쳐 버리면 몇 시간 뒤에나 있기 때문에 어찌하든지 배를 타려고 한다.

사람들이 몰려오면 다 아는 동네 이웃사람들인데 배 타려고 나온 사람에게 배 정원이 찼다고 배타지 말라는 소리를 차마 못하는 마음씨 좋은 이재학 선장.

결국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12명 정원을 초과하는 바람에 여러 번 벌금을 물고 억울해 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란다.

계속 누적이 되다보니 최고 수백만원까지 물었다고 하는데, 조사 받느라 시간까지 내야 했단다. 벌금 때문에 그만둘까 고민까지 했지만 속이 썩는 일을 수차례 겪으면서도 차마 배를 묶지는 못했다는 선장은 이 같은 고충속에서도 묵묵히 33년간 주민들의 발이 되어 주었다.

작년에 여자호가 (25톤 정원 45명)가 새롭게 건조되어 이제는 마을 자체에서 운영을 한다고 하였다.

그의 아내 김점옥(51세) 씨는 그 비슷한 세월 동안 우편 행랑을 메고 여자도 집집에 소식을 전달해 왔다고 한다. 벌써 27년째 집배원 노릇을 하고 있다는데, 남편의 뒤를 이은 것이란다. 여자도와 송여자도의 섬마을 선장과 집배원 부부가 두 개 섬, 세 개 마을 157가구 섬사람들의 영락없는 ‘다리’인 셈이다.

도선 여자호의 종점 대동 마을

도선에서 종점인 여자 대동 마을에 내리면 길이 시작되는 지점인 마을 입구 봉우리 끝에 한국 전력공사가 보인다. 섬의 북쪽 끝자락 언덕을 이 한 기관이 독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곳 여자도는 그동안의 숙원이었던 내연발전소가 1994년 4월의 점화식을 계기로 가동되기 시작했다. 예의 하루 다섯 시간의 제한 송전 시대가 24시간의 문화 시대로 탈바꿈한 것이다.

마을에는 커다란 플라타너스 나무 두 그루가 정자나무이다. 이 나무 그루터기 아래에는 섬사람들이 모두 나와 앉아 있다. 저쪽은 남자들 노는 곳, 이쪽은 여자들 노는 곳으로 나무 아래에는 시멘트를 부어 ‘신발 벗고 올라가는 방’ 같은 쉼터를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겨울에는 기름값이 비싸서 낮에는 노인당에 모여서 점심밥을 지어 먹고 하루 종일 화투 등으로 하루를 소일하면서 보낸다고 한다. 놀이 문화가 없는 이곳에 찾아 가는 재가 복지와 문화 복지가 절실한 곳이다.

포구 앞 가운데에 마을 회관과 쉼터가 나란히 있다. 마을 회관은 현대식 건물이지만 쉼터는 기와집 형태로 사방이 탁 트여 있고 마루에 난간을 둘러쳤다.

▲ 송여자분교장

동화 같은 학교 건물

마을 안쪽 바닷가를 바라보면 낮은 지대에 학교가 있다. 소라초등학교 여자분교장이다. 여자분교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풍광이 곱다.

운동장에서 공을 차면 풍덩 저 바다로 빠지는 아주 작은 아담한 운동장에 교사도 아주 단출하다. 교실이 두 칸 정도의 분교가 유일한 교육 시설. 너무 작아서인지 앙증맞을 정도로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전교생은 3명 유치원 3명이다.

운동장 끝에 팽나무와 커다란 느티나무 세 그루가 있다. 미니 학교지만 100년이 넘었을 법한 고목들이 학교의 나이를 어림잡게 한다. 그 아래는 단상을 만들어 두어 쉼터 겸, 제를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자연 학습장 좌우로 이승복 동상과 이순신 장군상 등 각종 조형물들도 앞에 세워져 있다. 학교는 전체적으로 아담하고 아름답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책 읽는 소녀상은 따로 한 곳에 세워져 있다. 학교 담장을 넘어서면 바로 바닷가다. 담벼락이 방파제 역할을 한다. 바다를 접하는 학교. 파도 소리가 아름답게 들려온다.

학교 너머 해변에는 골짜기가 있는데 ‘샘북넘’이라고 한다. ‘샘 북쪽 너머’란 지명을 줄인 말로 바닷가에서 옛날 장정 열 명이 들어도 들지 못하는 바위를 최 장군이란 사람이 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 송여자마을

연도교가 있는 마파지 마을

대동리에서 마파지로 넘어가는 재로부터 10여 분 거리에 동네가 있다. 길은 외줄기다. 농가 옆으로 해서 난 길을 따라 구불구불하게 시멘트로 만들어져 있고 좌우에 밭이 들어서 있다.

섬 전체가 완만한 경사의 구릉성 산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체가 완만한 경사의 구릉을 이루고 있다. 산길을 따라 가면 오른쪽으로 드넓은 바닷가의 섬들이 한눈에 들어와 걷는 재미를 더한다.

여자도는 동남쪽으로 길게, 그러면서 폭이 좁다. 그래서 대동 마을에서 마파지로 가는 길목은 말 그대로 길목이다. 그다지 높지 않은 정상을 오른 후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송여자도와 납계도 그리고 주위의 이름을 얻지 못한 섬들. 왼쪽 해변은 자갈밭이고 오른쪽은 구릉지로 밭. 그리고 그 사이에 여러 기의 가족묘가 조성되어 있다. 그중의 하나는 규모 있게 조성되어 있다.

조금 더 들어가면 안부 지점으로 오른쪽은 자갈 해변이 나타난다. 활처럼 둥글게 형성되어 있다고 하여 활꼬밭 즉 모래톱이라는 곳이다. 해수욕장으로 사용해도 좋을 듯싶다. 다시 서서히 이어지는 오르막길은 잘 닦인 도로이다.

이어 내리막길이 나타난다. 그리고 이어지는 좁은 길. 좌우로 큰 나무로 숲 터널을 이룬다. 이제부터 ‘마파지길’이 시작된다. 이 마을이 바로 마파지 마을이다.

골목길은 외길이나 사이사이에 샛길이 있다. 이곳에도 빈집이 더러 보인다. 이곳에는 1979년에 개청한 화정면 여자출장소가 있고 그 앞밭에는 남원 방씨 공훈비가 있다.

출장소 맞은편에 선박 입출항 신고소가 있다. 그 아래 보건 진료소를 지나면 바로 포구다. 이곳에서 배를 탄다. 그러나 포구가 생각보다 작다. 접안 시설은 넓게 되어 있으나 자갈밭이라 바로 접안하기는 무리일 듯싶다.

도선을 타는 방파제 입구에 마파 청년회에서 세운 마파지 마을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별도의 대합실은 없다. 각종 어구들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곳은 방파제와는 달리 길게 뻗어 있다.

보건 진료소에서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2층짜리 건물이 있는데 마을회관으로 마치 운동장처럼 마당이 상당히 넓다. 체육 시설과 벤치 등이 설치되어 있다. 배구 코트도 보인다. 그리고 그 옆으로는 마파 경로당이 있다.

골목을 통해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포구가 나타난다. 포구 가는 길목 임야에 제법 많은 묘들이 있는 추모당이 있다.

이 포구는 옆 포구에 비해 제법 큰 편이고 배들도 많이 정박해 있다. 시멘트 길로 내리막길을 걸어가면 나타나는 포구. 이곳에서도 배를 탈 수 있는데 이곳은 수심이 깊어 반대쪽에 있는 선착장이 물이 빠져나 점점 발달하고 있는 여자도, 자연이 있어 봄이 있어 아름다운 섬을 떠나며 섬이 조금 더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여자도 개요

●여자도는 전라남도 여수시 화정면에 딸린 섬으로 여자만의 중앙에 위치하며, 대여자도와 송여자도의 2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면적 0.59㎢, 해안선 길이 7.5㎞, 인구는 71가구 147명(2015년)이다.

●지명 유래 섬을 중심으로 주위에 몰려 있는 도서의 배열이 공중에서 보면 ‘너 여(汝)’ 자형이고, 육지와의 거리가 너무 멀어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한다는 뜻에서 스스로 자(自)를 써서 여자도(汝自島)라 했다고 한다.

●여자도 가는 길 여수시 화양면 섬달천항에서 금진호가 1일 4회 왕복(소요 시간30분)

출항 시간 09:20, 12:00, 14:30, 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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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 2022-11-07 09:55:41
기자님 말씀데로면 여자도엔 두 마을이 있는데 대동 사진은 있는데 마파지 사진만 빠져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