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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맞고 20분간 헤엄친 멧돼지, 경비정에서 포획

[멧돼지 포획기] 여수기동포획단, 공원 출현한 멧돼지 3마리 사살

  • 입력 2015.11.16 21:33
  • 수정 2015.11.18 08:55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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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자산공원에 멧돼지가 나타났다고 알리는 '통행금지 멧돼지 출현'이란 문구의 표지판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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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등산길에 커다란 멧돼지를 만났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놀라도 절대 고함을 지르지 말아야 한다. 가만히 있어서도 안 된다. 살살 조용히 빠져 나오는 것이 상책이다." 

멧돼지 사냥 전문가의 조언이다. 멧돼지는 한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항상 움직이는 습성이 있다. 주로 떼로 움직인다. 새끼가 커서 아이를 낳을 때까지 그룹생활을 함께하는 어미 멧돼지는 이후 자녀가 새끼를 낳으면 독립해 본격적인 단독생활에 들어간다.  

멧돼지 퇴치 전문인 여수기동포획단은 "멧돼지는 번식철이 되면 신경이 예민해진다"면서 "평소에 사람 인기척이 나면 먼저 피하지만 새끼를 달고 있으면 달라진다"면서 "이럴 때 새끼를 보호하려고 공격성을 띠는데 멧돼지가 달려들면 최하 중상이니 조심해야 된다"라고 거듭 일러줬다.

한번에 10마리까지 많은 새끼를 낳는 멧돼지는 11월~1월까지가 교미철이다. 이후 3월~5월은 번식철로 접어드는데 봄철 멧돼지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산공원에 나타난 멧돼지 4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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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산공원에 출현해 잠을 자고간 멧돼지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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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산공원에 출현한 멧돼지의 발자국이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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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 14일 여수해상케이블카가 위치한 여수자산공원에 '멧돼지 소동'이 벌어졌다. 이곳은 해상케이블카를 타려는 관광객이 많은 곳이다. 밭농사를 돌보던 한 농부가 여러 마리의 멧돼지가 떼로 몰려다닌다고 신고했다. 

이후 한국야생생물관리협회여수지회기동포획단(이하 기동포획단)이 출동했다. 현장에서 만난 기동포획단은 멧돼지 이동경로에 대해 "어제 새벽 4시경 돌산2교(거북선대교)를 타고 넘어온 목격자의 신고가 접수됐다"라고 전했다. 기동포획단은 오후 1시쯤 엽사 5명과 사냥개 3마리를 투입했다. 이날 2시간 수색해 멧돼지를 발견했다. 야산 칡넝쿨에 숨어있던 멧돼지를 사냥개가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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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을 겨누고 멧돼지 수색에 나선 여수기동포획단 모습뒤로 돌산에 위치한 조선소의 모습이 보인다. 총에 맞은 멧돼지는 바다건너 조선소 앞에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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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기동포획단의 멧돼지 사냥모습이 포착됐다. 수색중인 기동포획단 너머로 멧돼지가 이동한 거북선 대교가 희미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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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멧돼지를 사냥하는 사냥개 목에 위치파악 센서가 달려있다. 엽사는 GPS로 사냥개의 위치를 파악해 멧돼지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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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멧돼지를 사냥하는 사냥개 목에 위치파악 센서가 달려있다. 엽사가 GPS로 사냥개의 위치를 파악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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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탕! 탕!

엽사들의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노련한 총구는 새끼 멧돼지를 그 자리에서 쓰러트렸다. 이어 2발의 총알이 어미 멧돼지의 몸과 심장을 관통했다. 하지만 덩치 큰 어미는 꿈쩍하지 않았다. 총을 맞은 채 달아났다. 미친 듯이 산에서 내려와 종화동 해안가에서 바다로 뛰어들었다. 

멧돼지는 총상을 입은 가운데 수영선수가 헤엄쳐도 30분이 족히 넘는 거리를 헤엄쳐 20분도 채 못돼 조선소 옆 해안가에 도착했다. 하지만 멧돼지의 저항은 여기까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비정을 타고 기다리던 엽사의 총이 불을 뿜었다. 오후 7시경 2마리의 멧돼지가 포획되는 순간이었다. 

놓친 1마리...추격전 끝에 돌산으로 사라져

▲ 포획된 멧돼지.

다음날 기동포획단은 또 멧돼지 포획을 이어갔다. 경찰은 아침부터 자산공원입구에서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성질이 날카로워진 멧돼지가 사람을 공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었다. 공원주변 샛길에는 멧돼지 발자국이 선명했다. 이날 손자를 업고 거북선대교 아래에서 자산공원으로 올라오던 한 노부부는 멧돼지가 나타났다는 소식에 급히 피했다. 

자산공원 일대를 이잡듯 샅샅이 뒤진 엽사들의 추격전이 시작됐다. 오전에 시작된 수색은 오후까지 이어졌다. 또다시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1마리의 멧돼지가 잡혔고, 또 다른 멧돼지는 노부부가 올라오던 길을 따라 거북선 대교를 가로질러 쏜살같이 돌산방향으로 달아났다. 엽사들이 산에서 내려와 뒤쫓았으나 결국 놓쳤다.

이후 멧돼지는 여수 맞은편 돌산의 한 조선소 사무실 지붕 위로 뛰어내려 산으로 도망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주말 관광지로 찾아든 멧돼지 가족의 야외나들이는 이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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