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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실리콘벨리‘라는 벵갈루루

  • 입력 2012.04.17 14:01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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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누리공동체 인디고여행학교 인도여행기 11] 인도 분위기와는 다른 도시


유럽여행이 예정된 시간에 5분도 어긋나지 않고 차가 운행되고, 모든 일이 결정된 대로 진행되는 ‘확실성 여행‘이라면 인도 여행은 ‘인내와 불확실성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오로빌 공동체를 떠나 벵갈루루로 가는 길은 인도의 교통사정과 차를 기다리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몸으로 깨닫게 해줬다.

오토릭샤를 타고 나가 폰디체리에서 벵갈루루행 버스를 탈 요량으로 전화를 해보니 모든 교통편이 거의 ‘스톱‘이란다. 하필이면 떠나기로 한 날이 봉갈축제일이라 운전사들이 쉰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축제에 참가자 중 10여 명이 압사 당했다고 한다.

하는 수 없어 버스를 대절하기로 결정하고, 게스트하우스까지 와 달라고 요청했다. 여행 일정을 하루 연기할까 고민했지만 예정된 날짜를 어기면 예약한 기차를 탈 수 없기 때문에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


봉갈축제(1월 15일부터 17일까지)는 추수기간의 끝을 알리는 타밀축제다. 남부의 가정에서는 번영과 부의 상징으로 봉갈(쌀, 달걀, 설탕, 인도의 음식종류인 달, 우유)을 준비해 예쁘게 장식한 소에게 먹인다.

1만3500 루피에 10분 후면 도착한다는 버스가 몇 시간 지나서야 도착했다. 게다가 25명이 타기에는 어림도 없는 크기였다. 큰 버스로 다시 계약해 출발은 저녁이 다가오는 늦은 시각에서야 할 수 있게 했다. 그것도 1만6000 루피로 값을 올려준 뒤에. 그것 뿐일까. 인도는 주 경계를 넘으면 지역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애가 터지는 건 교사들.



벵갈루루로 가는 길은 마을마다 축제기간이어서 그런지 빨리 지나갈 수 없었다. 도로 위는 자동차, 우마차, 오토릭샤, 상인들로 가득하다. 거북이 걸음이다. 대도시는 몰라도 지방도로는 온전한 곳을 본적이 거의 없다. 움푹 움푹 패이고 중앙선도 보이지 않는 도로. 그 도로 위에서 속도를 내며 달리는 차들을 보면 깜짝깜짝 놀란다. 게다가 과속 방지턱은 왜 그렇게 많은지.

경비를 두 배로 들이고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탄 일행은 새벽녘이 돼서야 벵갈루루에 있는 정호진 목사님 댁에 도착했다. 정호진 목사님은 벵갈루루에서 선교를 하기도 하지만 인디고 여행학교 교감이기도 하다. 목사님 댁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만약 우리 일행이 새벽에 도착했다면, 어느 게스트하우스가 문을 열어줄까. 전세로 살고 있는 목사님 댁은 넓어서 거실과 모든 방을 사용할 수 있었다. 일행은 침낭에 들어가 잠이 들었다.

인도 IT산업의 메카 벵갈루루

해발 920m의 고원도시인 벵갈루루는 공중 정원이라 불릴 정도로 녹지가 풍부한 곳이다. 이슬람 제국시절 군사도시에 불과했던 벵갈루루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한 영국의 제국주의자들은 이곳에 도시계획을 세웠다. 그 때문인지 다른 도시와 달리 계획도시의 느낌을 준다.


벵갈루루는 뭄바이나 델리의 지독한 매연과 지옥 같은 무더위로부터 자유롭다. 또한,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외국인이 투자하고 들어와 살기에 적합한 도시다. 때문에 인도 정부가 3차 산업 중심의 개발 계획을 입안하고 IT 산업에 국가의 명운을 이 도시에 걸었다. 그래도 한 여름에는 기온이 40도가 넘어 헉헉 거린다고 한다.

인도인들의 IT실력? 이미 우리는 그들의 실력에 깜짝 놀랐다. 휴대전화 가게에서 휴대전화에 관해 질문하다가 상당한 컴퓨터 실력을 가진 주인을 봤기 때문이다. 핸드폰 가게 주인이 그 정도면 진짜 전문가는 어느 정도일까.

인도 IT 산업의 현주소

"80년대 역외 아웃소싱을 통해 오늘날의 주요 IT기업을 태동시킨 인도는, 향후 수년간 세계 최고속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며,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까지 현재 대비 3배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급성장중인 인도 IT-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산업 규모는 2011 회계연도에 총 881억 달러로 추정된다. 인도 GDP대비 IT 산업 비중은 1998년 1.2%에서, 2011년도 6.4%을 차지하는 등 크게 증대됐다.

인도 상품·서비스 수출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8년도 4%에서 26%로 대폭 확대되었고, IT-BPO 종사자 인구는 250만 명으로 전년대비 24만 명 증가했으며, 간접 관련된 직종은 830만 명에 이르는 고용 인구가 창출되었다."(100만인 일자리 찾아주기 운동본부 사무총장- 서울별빛 블로그에서 발췌)

영어로 무장한 값싼 노동력에 전문적인 실력을 갖춘 전문가들이 수없이 널려 있다면? 우리는 바짝 정신 차려야 한다. 하지만, 한 가지 깨달은 것은 인터넷 인프라만큼은 한국을 따라오려면 아직 멀었다는 느낌이다.

기사를 전송하기 위해 인터넷 가게에 들렀다. 사진 한 장 전송하는 데 한 시간이 걸렸다. 돈은 돈대로 들고, 짜증까지 나서 포기했다. 또 한 가지는 정전. 인도에 있는 35일 동안 단 하루도 정전이 안 된 날이 없었다.

인도의 모습을 상상하고 벵갈루루에 가면 별 감흥을 받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쭉쭉 뻗은 도로와 뻥 뚫린 도로는 ‘인도에도 이렇게 발달된 도시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벵갈루루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는 마하트마 간디 로드(Mahatma Gandi Road)의 머리글자를 딴 엠지 로드(MG Road). 곳곳에 레스토랑과 백화점, 슈퍼마켓, 극장, 술집 등이 널려있다. 에스컬레이터와 에어컨을 갖춘 고급 식당과 레스토랑이 신기할 따름이다.

인도 어디를 가나 오토릭샤 운전사들의 운전 실력에 감탄하지만, 벵갈루루의 운전사들은 아마 세계 최고가 아닐까. 한 뼘 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파고드는 그들의 실력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도저히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은 공간을 비집고 들어갈 때면 사고 나지 않을까 걱정이 돼 등에서 식은땀이 난다. 운전사 머리라도 쥐어 박아주고 싶은 심정이 들 때가 잦다. 하긴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끼어들 수 없을 정도로 교통이 혼잡하다.

우리 일행은 인도의 IT산업에 대한 가능성과 급성장하는 교통망을 확인하고 다음 목적지인 함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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