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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장, 의회 반대 뚫고 이순신장군 동상 기어이 건립

  • 입력 2012.05.10 16:01
  • 기자명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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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석 여수시장이 의회와 시민단체 반대를 뚫고 동상을 세웠습니다. 지난 9일 오후 3시 여수시 진남관 앞 중앙동로터리에서 이충무공 동상 제막식이 열렸습니다. 높이 13.9미터의 거대한 동상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위풍당당한 이충무공 동상 얼굴을 보니 김충석 여수시장 모습이 떠오르네요.

베일에 가려져 있던 기부자도 참석했습니다. 국내 최대 민간통신사인 (주)뉴시스 이종승 회장이 통 큰 기부를 했습니다. 9억 원을 내놨습니다. 기부의사를 전해 들은 시는 신속히 움직였습니다. 지난달 26일시 문화예술과는동상 기부와 관련해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공유재산법)‘에 따라 공유재산관리계획을 회계과에 요청했죠.

그러자 회계과는 하루 뒤인 27일 서면으로 시정조정위원들의 의결을 얻었습니다. 시정조정위원회는 부시장이 위원장을 맡고 여수시 각국, 소, 단장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민간위원은 한사람도 없는 공무원으로만 구성된 조직입니다. 시의회가 예산을 삭감했지만 동상은 한 독지가의 기부와 여수시의 신속한 결정으로 마침내 세워졌습니다.

기부를 이끌어낸 과정을 좀 더 들여다 보면 이렇습니다. 김 시장은 지난 3월 28일, "시의회가 변칙 삭감한 ‘성웅 이순신 장군 동상‘ 건립을 시민들 후원으로 세우겠다"며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었죠.(관련기사 : 이순신 동상 건립 불법공사 "시장님이 시켰다"/이순신 위한 ‘밀어붙이기 공사‘ 문제있다/여수시장 눈물의 기자회견은 한바탕 ‘쇼‘였나)

그 소식을이회장이 들었나봅니다. 기자회견이 효과를 냈는지기부를 결정했습니다. 안타깝지만 시민들은 소중한 기회를 날려버렸네요. 이제 김 시장 말대로 (주)뉴시스 이종승 회장의 뜻 깊은 기부는 비석에 새겨져 영원히 기억될 겁니다.

 


 

박수쳐야 하는데 왠지 석연찮은 구석이 있어 생략

이 회장은 "원도심지역의 활성화와 이순신장군의 호국정신을 기리고 싶다"며 이충무공 동상을 기부 뜻을 밝혔습니다. 여수시민은 그 의미를 영원히 기억해야합니다. 박수를 보내야 하는데 왠지 석연찮은 구석이 있어 생략합니다.

개막식에 앞서 하얀 천에 가려진 동상을 바라봅니다. 뭔가 비밀이 숨겨져 있는 듯 신비한 모습입니다. 천이 찢어지면서 모습을 드러낸 동상은 이충무공의 이름답게 거대합니다.

기단에서부터 13.9m이고 청동주물로 제작됐습니다. 이순신장군 모형이 6미터이고 발아래 깔린 거북선은 1.5미터입니다. 좌대는 6.4미터인데 화강석으로 만들었습니다. 완벽한(?) 모습 본 참석자들이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거북선 위에 올라선 이 장군이 여수 앞바다를 내려다보고 있군요. 동상 앞 광장에 거북선 찬가와 충무공 찬가를 탁본해 돌 북 형태의 노래비도 만들었습니다. 노래비에 동상 건립을 위해 힘쓴 사람들 이름도 새겼습니다.


 

자산공원 동상 전 국민 모금, 중앙동로터리는?

건립과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죠. 이번 일은 지난해 4월 26일 시민 980명과 올해 3월 5일 시민 2055명의 청원에서 시작됐습니다. 이들은 이순신 장군 동상을 건립해 ‘진남관과 이순신광장 일원을 역사문화의 장‘으로 조성해 달라고 시에 청원서를 냈습니다.

청원서를 접수한 시는 동상건립계획을 세웠죠. 그러나 사업비가 확보되지 않았습니다. 어려움에 부딪쳤습니다. 시는 충무공정신을 되새기며 어려움을 하나하나 뚫고 나갔습니다. 그러던 중 결정적인 어려움과 만납니다. 시의회가 예산을 삭감했습니다.

산 넘어 산입니다. 동상건립이 물 건너 간듯했는데 김 시장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결국, 한 독지가의 기부를 이끌어 냈고 동상이 세워졌습니다. 이제 이충무공 모습은 자산공원과 중앙동로터리 두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자산공원에 세워진 이순신 동상은 1967년 4월 28일 세웠습니다. 박정희 대통령과 당시 여수시장, 지역유지들 전국에 모금운동을 펼쳐 준공했죠. 반면, 이번에 중앙동로터리에 세운 동상은 한 독지가의 기부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이 부분 조금 아쉽습니다.

 


관광객들, 사연 많은 동상 보며 무슨 생각 할까?

시민들에게도 기회를 줬으면 어땠을까요? 제막식에서 김 시장은 "그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타고 바다를 바라보며 왼쪽 손에 장검을 들고 오른 손으로 북채를 쥐고 수군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재현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곳에서 우리 시민들과 국내, 외 관광객들이 세계 최초로 거북선을 만들어 나라를 구했던 이 충무공의 정신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여수시민과 이곳 찾은 많은 관광객은 사연 많은 동상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요?

 


이날 화려하게 펼쳐진 제막식은 처음엔 5월 3일 열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날이 ‘제46회 거북선축제‘ 시작일이거든요. 그런데 무슨 사정인지 시가 행사를 늦췄죠. 사정이 궁금했지만 담당자에게 말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한편, 제막식에는 여수시의회 의원들이 한사람도 안 보였습니다. 시에서는 초대를 했는데 오지 않았답니다. 김영규 여수시의회 의장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시가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의원들 개개인이이번 행사에 참석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김태성 여수시민협 사무처장은 "추경안에서예산이 삭감됐는데도행정절차를 무시하면서까지 시가 동상 건립을 강행한 퇴행적 모습에 개탄스럽다"며 "행정불신을 몰고온 이번 사태에 대해 여수시와 시장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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