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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찾은 특별한 손님들, "천지가 개벽한 것 같아요"

  • 입력 2012.05.14 16:48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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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민회 재일교포 모국방문단 30명이 여수박람회를 찾아와 점식 식사를 하고 있다. 좌측 안경쓴 이가 구말모회장
ⓒ 오문수

재일교포 방문단


12일, 여수박람회 개막 첫날에 특별한 손님들이 왔다. 전남 출신 재일교포와 도쿄의 신주쿠 거주 재일교포들 30명이 여수박람회장을 찾았다. 이들은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고 여수가 첫 방문지다.

일본관에서 점심을 먹는 이들의 얼굴을 보니 거의 대부분이 예순을 넘은 듯하다. 이들을 인솔하고 온 이는 구말모 회장. 구씨는 1935년에 일본 사가현에서 출생한 재일교포 2세로 여수가 아버지의 고향이다. 일본와세다 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주일한국대사관에 근무한 적도 있는 그는 한국말이 능통하다.

구 회장은 국민대학에서 강사를 하고 목포대학교에서 겸임교수를 하며 <일본학입문> <한일관계론> <일본문화사>를 저술하고 몇 권의 일본책을 번역 출판하기도 했다. 재일교포 법적 지위 향상에 애를 쓰던 그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분단된 조국을 가슴 아파했다. 하여 평화통일을 위해 맡은 역할이 민단에서 평화통일추진위원장을 역임하고 한국에서는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을 맡았다.





여수 신월동(당시 신월리) 출신 공안식(82세)씨 부부. 공씨는 여수를 돌아보고 "천지가 개벽한 것 같다"고 얘기했다
ⓒ 오문수

재일교포 방문단


몇 차례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풍채 좋은 한 노인이 내게로 왔다. 여수 신월리가 고향이라는 공안식(82세)씨가 자기소개를 하며 악수를 청했다. 여수시 신월동(당시 신월리) 출신으로 일본군이 마을을 없애고 군부대를 창설하던 당시를 회상했다.

"1941년에 일본군이 우리 마을을 없애고 군부대를 창설했어요. 당시 주민이 2000명이나 살고 있었고 우리 집이 제일 잘살았죠. 집이 뜯겨 오갈 데가 없어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 당시 내가 살 때는 여수가 여수군 여수읍이었어요. 그런데 돌산대교와 도로, 아파트를 보면 천지개벽한 것 같아요.

여수박람회요? 깜짝 놀랐습니다. 일본에서는 롯데를 그렇게 대단하게 여기지 않아요. 그런데 롯데관을 보고 아들과 손자까지 데리고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참말로 잘 해놨더라고요. 다른 사람들한테 꼭 가보라고 권할 겁니다."





2012여수세계박람회 홍보대사 구로다 후쿠미씨
ⓒ 오문수

재일교포 방문단







점심식사 시간의 일본관 모습. 사람들로 넘친다
ⓒ 오문수

재일교포 방문단


점심시간이 되어 손님으로 가득 차 왁자지껄한 가운데 예쁘장한 중년 여인이 재일교포를 찾아왔다. 사람들이 모두 일어나 인사를 하며 반긴다. 어리둥절한 내게 유창한 한국말로 자기소개를 하는 구로다 후쿠미씨. 알고 보니 여수박람회 홍보대사다.


그녀는 일본의 유명한 배우이자 MC다. "한국에 유학하기도 했고 영화와 TV에서 열심히 활동 중이며 일본 배우 중에서는 한국말을 가장 잘하는 배우 중 하나"라는 게 구말모 회장의 설명이다. 구 회장에게 여수를 방문한 일행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을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일본에서 사업을 해 돈을 많이 벌었어도 겸손하다는 주문길(왼쪽)씨와 구말모(오른쪽)회장
ⓒ 오문수

재일교포 방문단


"이번에 조국을 찾은 방문단은 국적이나 사상을 초월해 모였어요. 앞으로도 일본 전국에 살고 있는 재일교포를 모아 조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몇 차례가 될지는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이번을 기화로 십여 차례 이상은 확실합니다. 방문단 중에는 여수를 처음 방문한 사람도 있고 여수가 고향인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여수가 이렇게 발전할 줄은 몰랐다고 해요. 그들은 조국의 발전이라는 희망적인 미래상과 자랑스런 이벤트를 보고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고 합니다. 아쉬운 것은 호텔이 작았다는 거에요. 고국의 푸짐한 음식을 먹고 살이 너무 많이 찔 것 같아 걱정이라는 소리도 들었어요. 아무튼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저녁 식사를 하는 그들은 술이 한 순배 돌자 노래를 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울며 떠났던 조국의 발전상에 흡족해 하는 이들을 보며 더욱 훌륭한 나라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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