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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장은 북적북적, 여수시내는 썰렁~

  • 입력 2012.05.22 21:27
  • 기자명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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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내, 평일보다 손님 더 없다. 박람회 개최 도시 맞나?

"평일보다 손님이 더 없어요. 박람회 열리면 이곳 식당들 미어터질 줄 알았는데 한가합니다. 이게 무슨 박람회 개최한 도시인가요?”(여수 남산동 수산시장 갓김치 판매상인)
“50대 아줌마들이 박람회장에서 자원 봉사하느라 계모임도 안 해요”(한국 외식업 중앙회 여수시지부 김소연 사무국장)
“숙박업은 박람회 전과 후가 비슷해요. 관람객이 적게 온 이유도 있지만 조직위가 마련한 여수산단 환승주차장 때문에 여수로 관광객이 안 온다”(사단법인 대한숙박업 중앙회 전남 남부지회 사무국장 한상태)
“숙박업체와 가격협의가 안됐다. 관광 상품을 못 만들었고 홍보도 못했다. 그래서 단체손님을 여수로 모실 수 없었다”(전남 관광협회 여수시지부 정성열 회장)
여수가 한가합니다. 도로에 불법 주차된 차량도 보기 힘듭니다. 덕분에 예전보다 길이 더 넓어졌습니다. 자동차도 많이 다니지 않습니다. 시가 줄기차게 강조한 ‘승용차 안타기 운동’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잔치가 여수 경제를 살릴 거란 기대 잔뜩 품었는데 틀렸나봅니다. 시민들 모두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밥 먹고 잠자는 일은 여수를 벗어나서 해결?
22일 오전, 여수시 학동에 위치한 B호텔을 찾았습니다. 그곳에서 일하는 정호진대리는 “숙박 예약율은 40%정도다. 박람회장 근처에 있는 숙박업소는 조금 형편이 나을지 몰라도 이곳은 파리 날린다. 시내 쪽으로 차량이 유입 안 되니 손님이 없다”고 말하며 긴 한숨을 내쉽니다.
옆 건물인 G모텔도 매한가지입니다. 사장인 임모 씨는 “박람회 전보다 더 못하다”며 “방이 안찬다. 출장 온 손님도 없다. 여수 복잡하다고 회사에서 출장도 늦추고 있나 보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사람들이 한목소리 내는 부분이 있습니다. 여수시내로 들어오는 차량을 막는 현실이 문제랍니다. 박람회 조직위는 관광객이 몰고 온 차량을 여수시 입구에 있는 여수산단 환승주차장으로 유도합니다.
이들은 셔틀버스 타고 박람회장으로 이동하죠. 박람회를 재밌게 구경한 관광객들은 다시 환승주차장으로 갑니다. 그리고 여수를 떠나죠. 시내로 들어올 이유가 없습니다. 밥 먹고 잠자는 일은 여수를 벗어나서 해결합니다.


시민도 박람회장으로 발길 옮겨 더 한산
거리를 지나는 사람이 없습니다. 박람회 특수를 기대했던 음식점, 숙박업소, 상점들이 아우성입니다. 박람회 열리면 시 전체가 사람들로 넘쳐나리란 생각은 큰 착각이었나 봅니다. 시민들조차 재밌는 구경 매일 열리는 박람회장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그래서 거리가 더 썰렁합니다.
박람회가 여수를 한산한 도시로 만들었습니다. 큰 규모의 행사가 열리니 이런 일도 생기네요. 급기야 한가한 시내를 한숨만 쉬며 바라보던 단체들이 목소리를 냈습니다. (사)한국외식업중앙회전남지회여수시지부가 조직위에 건의문을 보냈습니다.
이들은 시내 임시주차장부터 차를 채운 후 그곳이 차면 먼 거리 환승주차장으로 차를 유도해 달랍니다. 또, 가능하면 여수국가산단내 환승주차장을 폐쇄해 달라고 호소합니다.
그리고 평일 자가용 운행 및 시내 도로변과 갓길 주차를 허용하고 검은 모래로 유명한 만성리 해수욕장 활성화를 위해 마래터널 구간의 모든 차량 통행제한도 풀어달랍니다.
특히, 오동도 입구 차량통행 및 주차를 허용하고 동백열차도 운행해 달라고 건의했습니다. 덧붙여 외지 관광객 차량 중 자가용이나 봉고차량은 환승주차장으로 주차를 유도하지 말고 자유 관광을 하도록 조치해 달랍니다.


“숙박업소 예약기피와 지나친 요금 인상, 관람객 등 돌리게 했다”
상황이 퍽 심각한가 봅니다. 여수시장도 심각함을 느꼈는지 2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김 시장은 최근 빚어지고 있는 시내 공동화에 대해 “개막 초기에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숙박업소들의 예약기피와 일부 업소의 지나친 요금 인상 등이 관람객의 등을 돌리도록 자초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지나치게 많은 관람객 수요 예측으로 관람객들의 차량을 외곽 환승주차장부터 채우다 보니 이들이 여수시내에 들어올 기회마저 갖지 못해 공동화가 심화됐다”고 설명합니다.
이어 “다행스럽게 최근에는 상인들 스스로 반성하고 바가지요금에 대한 자정의 노력들을 실천해 가고 있고 정부와 조직위도 승용차와 관광버스를 시내로 유입시키기 위한 시의 건의를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바가지 상혼이 사라지고 시내에 차가 유입되기 시작하면 시내 공동화는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 시장은 “여수시내 일원에 조성된 2만1천여 면의 임시주차장은 현재 관람객 수준인 5~6만 명 정도는 무난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국내, 외 관람객 여러분께서는 30만 여수시민들을 믿고 여수에 오셔서 지구촌 축제를 맘껏 즐기셔도 된다”고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바라기는 시와 조직위가 이런 사정을 심각히 받아들이고 빠른 해결책을 내 놓았으면 좋겠습니다. 박람회 특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여수 시내가 평일보다 사람들 왕래가 없으면 안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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