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클레오파트라, 카사노바가 즐겨 먹었다는 '이것'

여수 돌산도 정우굴구이에서 맛본 사랑의 묘약 겉바속촉 굴파전, 맛깔스런 굴죽, 속 시원한 굴라면도 인기

2021-11-03     조찬현
▲사랑의 묘약 굴구이다. 직화로 구워 그 풍미가 일품이다. ⓒ조찬현

여수 밤바다 노래를 흥얼거리며 여수 돌산도 섬으로 떠난다. 쪽빛 바다에 떠 있는 아름다운 섬 여수 돌산도는 여수 바다 풍경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이곳에는 뷰가 멋진 카페와 안락한 분위기의 펜션들이 넘쳐난다.

돌산도에서 맛보는 여수 먹거리는 굴구이다. 이곳 굴구이는 찜 형태의 간접방식이 아닌 직화로 굽는다. 여수 특산품인 돌산갓 이파리 무침과 굴구이는 환상의 조합을 이룬다. 돌산갓의 알싸함과 굴구이의 고소함이 한데 어우러져 멋진 풍미를 선사한다.

여수 직화 굴구이는 여수에 오면 꼭 맛봐야 하는 음식으로 손꼽힌다. 그 맛의 중심에는 돌산 안굴전에 자리한 정우굴구이가 있다. 굴구이를 기본으로 갖은 채소와 굴을 넣은 굴전이 이집의 별미다. 굴과 채소를 다져 쑨 굴죽과 굴과 콩나물을 품은 굴라면도 굴의 참맛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 ​직화 굴구이다. 겨울이 제철인 굴구이는 11월에 시작하여 이듬해 3월까지 이어진다. ⓒ조찬현​

여수 굴의 주산지인 여수 돌산도 평사리 굴전마을이다. 겨울이 제철인 굴구이는 11월에 시작하여 이듬해 3월까지 이어진다. 겨울의 한가운데로 다가갈수록 굴의 씨알은 더 굵어지고 맛과 풍미 또한 깊어진다.

여수를 찾은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겨울 진미 굴구이 맛을 즐기고 있다. 우리 일행도 자리하고 앉아 제철 만난 굴을 굽는다.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굴 껍데기가 타닥타닥 파열음을 내며 익어간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직사각형 굴구이 통의 뚜껑을 열어젖혔다. 각굴 한 개를 집어 들어 껍데기를 까자 구수한 바다 향기가 솔솔 풍겨 나온다.

▲여수를 찾은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겨울 진미 굴구이를 맛을 즐기고 있다. 음식의 향기는 우리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준다. ⓒ조찬현

음식의 향기는 우리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준다. 고향 집의 군고구마 향기가 그러하고, 퇴근길에 마주한 갈비집의 고기 향내 또한 그러하다. 한 손에 장갑을 끼고 자그마한 식도로 알굴을 쏙쏙 빼먹는다. 생각보다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서양 사람들은 굴을 정력제로 즐겨 먹었다. 굴을 사랑의 묘약으로 여긴 그들은 ‘굴을 먹으면 더 오래 사랑하리라’는 속담을 믿었다. 완전식품인 굴은 최고의 스태미나 음식이다. 굴은 풍부한 비타민과 미네랄, 철분, 망간, 요오드, 칼슘 등을 많이 함유한 영양덩어리다. 글리코겐은 물론 아연을 많이 함유한 굴은 남성을 더욱 남자답게 해준다고 한다.

고대 로마제국의 황제 위테리아스는 굴을 한꺼번에 1천 개씩 먹었을 정도로 좋아했다고 한다. 1871년 독일의 통일을 완성했던 비스마르크도 굴을 좋아했다. 1800년 초 나폴레옹 1세는 전쟁터에서 삼시 세끼 굴을 먹었을 정도다.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와 희대의 바람둥이였던 카사노바 역시 굴 요리를 즐겨 먹었다.

▲ 여수 돌산 굴전마을 정우네 굴구이 기본 상차림이다.ⓒ조찬현
▲ 해풍 맞고 자란 돌산갓 이파리 무침이다. 굴과 찰떡궁합이다. ⓒ조찬현

굴의 주산지는 통영이다. 여수 역시 굴이 많이 난다. 맛있다고 소문난 여수 돌산도의 굴은 어떻게 생산될까.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정우굴구이 대표 박정우씨를 만나봤다.

“돌산 굴은 수심이 깊은 청정해역에서 수하식으로 키웁니다. 플랑크톤을 충분히 섭취해 알이 튼실하고 맛과 영양이 풍부합니다. 2년 키운 겁니다. 11월 말경이면 햇굴이 나옵니다. 내년 3월까지 나오는데 2~3월에 나온 굴이 맛은 최곱니다.”

굴 어떻게 먹어야 더 맛있을까. 이곳 대표는 굴구이를 맛있게 먹으려면 노지에서 자연 그대로 키운 돌산갓 이파리 무침과 함께 먹으라고 권했다.

“돌산갓 이파리 무침이 굴의 약간 비린 맛을 잡아줍니다. 자연 그대로 키워 톡 쏘는 맛이 특징입니다. 돌산갓이 굴과 찰떡궁합입니다. 손님들이 다들 좋아하더라고요.”

여수에서 산다는 심 아무개 씨의 여수 직화구이 굴 자랑이다. 그는 직화로 구워낸 굴구이는 굴 향이 너무 좋다고 말한다.

“굴을 직화로 굽는 직화구이라 이곳에 왔어요. 다른 곳에 비해 확실히 맛이 달라요. 굴찜에 비해 고소한 맛이 탁월합니다. 군고구마 향기처럼 퍼지는 굴 향이 너무 좋아요.”

▲ 굴라면이다. 알굴에 콩나물을 넣고 끓였다. 시원한 맛이 속을 개운하게 해준다. ⓒ조찬현
▲굴파전이다. 굴과 채소를 듬뿍 넣었는데도 바삭하고 촉촉한 맛이 살아있다. ⓒ조찬현

참 먹음직스럽고 맛있어 보인다. 굴파전이다. 굴과 채소를 듬뿍 넣었는데도 바삭하고 촉촉한 맛이 살아있다.  굴파전 속에서 언뜻 보이는 푸른빛의 채소는 섬초다.

식재료 본연의 맛이 제대로 느껴지는 굴죽의 맛도 일품이다. 이 맛있는 음식을 개발한 이곳 주인아주머니(이경숙)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굴을 다져 참기름에 달달 달~ 볶다가 불린 쌀(찹쌀, 멥쌀)을 넣고 볶았어요. 물을 붓고 파, 양파, 당근 등을 넣어 끓였어요.”

여수 돌산에서 생산되는 알굴에 파와 시금치 등의 식재료와 생굴이 한데 어우러진 굴죽이 참 맛깔스럽다. 포만감에도 꼭 맛봐야 하는 이유다. 아참, 여기 또 하나 놓치면 안 되는 메뉴가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 즐겨 먹는다는 굴라면이다. 알굴에 콩나물을 넣고 끓였다. 시원한 맛이 속을 개운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