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현실로 만드는 '습관의 공식'을 아시나요

[주경심의 상담칼럼⑭] 운명을 만드는 좋은 습관 그리고 나쁜 습관 상상하는 습관은 현실이 된다 “R=VD” 좋은 습관을 위한 습관 길들이기

2022-04-07     글:주경심 편집:심명남
▲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여기는 것 역시 습관이다 ⓒ 주경심

습관이 운명이 된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언제부터 생겼는지 모르지만, 누구나 한 가지씩 습관을 갖고 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혹은 칭찬을 듣고 살아간다.

그렇다면 어떤 습관이 좋은 습관이고 어떤 습관이 나쁜 습관일까? 상담실에 오는 사람들 중에 자신을 부정적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다. 의외로....

어떤 면에서 그렇게 느끼는지 물으면 자신은 살아오면서 화나고, 속상하고, 억울한 일이 참 많았단다. 다른 사람은 행복하고 평탄하게 사는 것 같은데 왜 자신만 불행한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한다.

실제로 이렇게 호소하는 사람의 살아온 인생을 들어보면 살아 있는 것이 용하다 싶을 만한 사건과 사연도 많다. 듣고 있으면 절로 안쓰러움이 몰려온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살아오면서 한번쯤 죽을 고비 안 넘긴 사람없고, 부모님이 부부 싸움 한번 안 한 집도 없다. 나를 억울하게 만드는 형제자매는 집집마다 존재하고 나만 껴주지 않는 친구들은 교실마다 존재한다. 나만 혼자인 것 같은 학교생활은 매년 반복되고, 내 능력을 알아주지 않는 직장상사는 어디나 존재한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 인생은 행복하다 여기고, 내 인생은 초라하고 불행하다고 생각한다면 이 역시 ‘습관’이다.

습관은 일상에서 나에게 필요하다고, 내가 편안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반복해서 선택함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루틴’이다. ‘프레임’이라고도 표현하며 만들어지는 과정을 조형(shaping)이라고 하고 만들어진 것을 틀(shema)이라고 한다.

▲ 아이는 보상을 통해 같은 선택을 반복한다 ⓒ 주경심

그렇다면 무언가를 선택하게 하는 이유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는 부모님의 강요나 친구와 어울리기 위해, 성취감을 얻기 위해, 살기 위해, 또는 즐거움을 추구하거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선택을 한다. 그 선택을 통해 얻어지는 칭찬을 포함 여러 보상에 의해 같은 선택을 반복하게 된다.

하지만 그 선택이 어느 순간 갈등이나 문제를 일으킨다면 그때는 스스로를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 부정적인 사람,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렇듯 습관이란 과거에 필요했거나 당연하게 생각되었던 것들이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의식하지 못한 채 익숙함 때문에 습관적으로 선택하기 때문이다.

좋은 습관을 위한 습관 길들이기

지원씨 엄마는 불안감이 많은 사람이었다. 바람이 불면 남편이 집에 돌아오지 못할까봐 걱정했고, 날씨가 좋으면 내일 바람이 불까봐 걱정했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까지 가불했다. 현관에 신발은 항상 가지런해야 하고, 모든 물건은 제자리에 있어야 했다. 저녁 9시가 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불을 끄고 아이들을 재웠다.밥 먹기 전에는 어떤 군입거리도 주지 않음으로써 식습관을 정리했다.

그녀는 이 모든 것들을 지키면서 자식들에게는 좋은‘습관’을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지키지 못했을 때는 자식을 혼내서라도 자신의 불안을 달랬다.

하지만 지원씨를 포함한 형제 중 누구도 엄마가 경험하는 불안을 알지 못했다. 그 모든 것이 이해하기 힘든 엄마의 습관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니 어떻게든 엄마의 눈을 속이고, 순간을 모면하면서 살다보니 규칙이 필요 없는 안하무인이 되었다. 엄마보다 더한 불안을 안고 있고,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 분노를 참지 못하고 터트려버리는 또 다른 습관 때문에 일을 하거나, 사람을 상대하면서 문제를 끊임없이 만들어냈다.

그렇게 형성된 습관은 어른이 되어서 더 강화된다. 결혼후에는 배우자에게 자녀들에게 비난으로, 평가로, 조롱으로, 무시로, 분노로, 의심으로, 의존으로, 불안으로 소나기가 되어 쏟아지게 된다.

▲ 때론 습관은 한 사람의 인생을 구성하기도 한다.

행동주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모든 행동은 학습에 의해 이뤄진다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학습은 학업능력과는 다른 개념으로 환경 안에서 개인이 배우고, 익히는 모든 것들을 의미한다. 긍정뿐만 아니라 부정적 역기능적인 것까지 배우게 된다는 뜻이다.

한 예로 공포가 전이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아기 알버트 실험이 있다.

아직 세상과 사물에 대한 편견이 부족한 알버트는 실험 전에는 쥐를 포함한 모든 동물에 거부감이 없다. 실험이 시작되고 알버트가 동물을 만질 때마다 철통을 두드려서 굉장한 굉음을 냈고, 그때마다 알버트는 경기를 일으키게 된다. 그리고 실험시작 몇 달 만에 알버트는 동물을 포함해 동물과 촉감이 비슷한 모피에 대해서도 강한 거부감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공포반응 역시 반복을 통해 학습되고, 이것은 털 달린 것들만 보면 공포를 느끼고 거부하는 ‘습관’으로 연결되어 버린다. 물론 습득된 모든 행동은 다시 학습을 통해 ‘소거’될 수 있다. 다만 습득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면 ‘소거’는 애써 노력해야한다는 것이다. 알버트처럼 학습되는 과정이 강렬할수록 소거되는 과정도 힘들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습관을 바꾸는 것은 뼈를 새로 맞추는것과 같은 고통이 따른다고 하겠는가?

상상하는 습관은 현실이 된다

▲ 습관은 타인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방식이다.

이지성 작가의 꿈꾸는 다락방에서도 습관을 엿볼 수 있다. 이 작가는 상대성이론으로 성공한 다양한 사람들을 언급하면서 꿈을 현실로 만드는 공식 “R=VD”을 제안했다.

작가에 따르면 누구든지 자신이 원하는 어떤 거라도 생생하게(vivid), 꿈꾸면(dream), 이루어진다(realization)고 했다. 꿈을 꾼다는건 단회성이 아니라 자주, 열심히, 지속적으로 상상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에 대해 끊임없이 상상하는 ‘습관’을 들이면 그것은 곧 현실이 된다는 것.

습관은 세상과 타인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나만의 방식이다. 사람마다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다르니 습관도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나의 습관이 내가 세상을 이해하고 인정하는데는 적절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아버지니까. 엄마니까. 사장이니까. 선배니까.

다양한 타이틀을 앞세워 아직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나의 습관을 강조하는 것 역시 누군가를 바꾸려는 잘못된 ‘습관’임을 알아야 한다. 다른 사람의 습관을 지적하고, 바꾸려 하기 전에 나의 습관부터 점검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나 혼자만 편하자고 갖고 있는 습관 또한 버려야 할 습관임을 알아야 한다.

습관의 무서움, 습관의 중요성을 알았다면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무엇을 고치고, 무엇을 갈무리해야할지 점검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