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월호도! 해안도로 야생화길 '탄생'
여수꽃사모와 한영대학교, 월호도 해안가 꽃길 조성 나서 쑥부쟁이, 구절초, 해국 세 종류 심어..상괭이 벽화까지 마을 '대변신'
여수 곳곳에 야생화를 심고 있는 여수꽃사모가 이번에는 월호도 해안가 꽃길 조성에 한창이다.
30일 오전 여수꽃사모 회원과 한영대학교 봉사단은 월호도를 방문해 컨테이너 8개에 그려진 상괭이벽화를 확인하고 섬 주변에 야생화를 심었다.
여수꽃사모는 섬마을 특성을 살려 해안도로를 따라 야생화를 심는다. 월호도 선착장에 내리면 아스팔트 도로가에 핀 주황색 금잔화를 볼 수 있다. 올해 초 여수꽃사모가 심은 모종이다. 회원들이 직접 도로변에 스테인리스로 긴 화분을 만들어 달고 그 안에 꽃을 심었다.
모종 역시 여수꽃사모 회원들이 직접 채취한 씨앗을 여수시농업기술센터에서 싹틔운 것이다.
금잔화가 핀 사이사이에 모종을 심어 화단을 촘촘하게 만드는 것이 오늘의 임무다. 꽃사모 박근호 회장은 “섬은 항상 바람이 불어 땅이 금방 건조해진다. 그래서 모종을 땅속 깊이 심지 않으면 말라죽기도 한다”고 모종 심는 방법을 설명했다.
그간 여수꽃사모 회원들은 월호도 뿐만 아니라 화태도에 유채꽃을 심고 하화도에 코스모스와 쑥부쟁이, 구절초를, 선원동 고인돌공원에 쑥부쟁이와 구절초, 해바라기를 심는 등 아름다운 환경조성에 앞장서왔다. 2주 전과 지난주에는 미평수원지와 여수세계박람회장 부근에 야생화를 심었다.
이날 심은 야생화는 쑥부쟁이와 구절초, 해국 세 종류다.
올해로 3년째 여수꽃사모에서 활동중인 이정현 회원의 말이다.
3년 전에 꽃을 심을 때만 해도 과연 잘 자랄 수 있을지 의구심과 걱정이 컸어요. 그런데 모종이 죽지 않고 잘 자라났죠. 오늘 심은 쑥부쟁이는 가을에 피어날텐데, 연하늘빛을 띠어 꽃이 아주 아름다워요.
돌산에도 우리가 조성한 꽃밭이 있는데 이제는 관광객이 그 꽃밭을 보러 갑니다. 오늘 월호도에 심은 야생화도 섬을 아름답게 만들어 관광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거예요^^
섬복지포럼 소속인 김정미 씨는 고향 월호도에 꽃을 심는다는 박근호 회장의 말에 이곳에 왔다.
꽃사모 활동은 처음이지만 예전에 농사를 한 적 있어 어색하진 않아요. 모종이 아름답게 꽃피울 것을 생각하니 맘이 설레기도 해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함께 하고 싶어요.
여수꽃사모 회원들은 올해만 벌써 네 번째 월호도를 방문했다. 이들은 주민들에게 친근하게 인사를 건네고 직접 만든 어묵탕과 커피콩빵을 대접했다.
회원 뿐 아니라 월호도 주민들도 꽃밭 조성에 동참했다. 함께 공터에서 잡초를 제거해 모종을 심을 자리를 마련했다. 박근호 회장은 “우리가 월호도 섬 전체를 꽃밭으로 조성하려 한다는 계획을 말씀드리니 마을에서 선뜻 꽃을 심으라고 땅을 내어줬다. 휴일인데 주민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함께 해주시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영대학교 화공산업공학과 1학년 이다경 양은 과거 꽃사모와 함께 꽃을 심고 해양청소활동에 참여한 적 있다. 이다경 양은 “오늘 처음 꽃을 심고 잡초를 뽑아봤다. 앞으로 자주 봉사활동에 참여하려 한다”고 말했다.
문수복지관 임봉춘 관장도 함께 야생화를 심었다. 사회복지사로 30년 넘게 활동하고 있는 임 관장은 18년 가까이 문수복지관 관장을 맡고 있다.
꽃사모 박근호 회장의 연락을 받고 오늘 함께 하게 됐어요. 꽃사모 가 만들어진지 어느덧 14~5년 가까이 되었어요. 초기 꽃사모 회원들이 하화도에 야생화를 심을 때만 해도 이렇게 꾸준히 활동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이렇게 여수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활동하는 봉사단체가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존경합니다. 우리가 꽃을 심은 선착장 입구는 방문객이 바로 마주하는 섬의 얼굴인데 이곳을 꽃으로 잘 채웠으면 좋겠어요.
월호도는 주민이 100명 정도 되는 작은 섬이다. 그중 65세 이상이 50명이 넘는다. 이곳에 방파제 꽃길이 조성되고 상괭이벽화가 만들어졌다.
벽화는 어촌뉴딜300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2주 전에 완성됐다. 늘어선 컨테이너에 푸른 배경의 산뜻한 그림을 그려넣은 것이다. 멸종위기종인 상괭이를 소재로 벽화를 그리고 해안가에 야생화꽃길이 조성된 곳은 월호도가 처음이다. 해안가에 상괭이가 자주 출몰하자 마을 주민들이 이를 소재로 자체적으로 벽화를 조성했다.
박순자 부녀회원은 상괭이벽화에 만족감을 표했다.
상괭이 그림 덕분에 콘크리트 회색 벽이 아름답게 변했어요. 관광객과 외지인들이 모두 예쁘다고 그곳에서 사진을 찍고 갑니다. 길을 오갈 때마다 벽화를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월호도의 변신에 만족해 하는 윤도인 어촌계장은 야생화가 꽃피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로 방파제 꽃길이 만들어졌어요. 기대가 됩니다. 월호도의 변화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