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을 기억하다... 독일 베를린에서 ‘검은 풀’ 연주한 유진청소년오케스트라

”아픔과 감동을 고스란히 느끼는 연주회" 평해 2026년 여수세계섬박람회를 홍보하는 성과도 얻어

2022-11-17     전시은
▲ 2022년 현대음악페스티벌 현장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22년 현대음악페스티벌’에 여수의 오케스트라가 참여했다.

유진청소년오케스트라(단장 이은주, 지휘 김사도)와 한독아카데미 유진오케스트라, 독일자유청소년오케스트라 음악학교는 2022년 현대음악페스티벌에서 라이너 펠트만 창작곡 ‘검은 풀’과 김사도 지휘자가 편곡한 전통국악 관현악곡인 축연무를 연주하였다.

‘검은 풀’...여순항쟁 당시 모습 담긴 사진보고 영감 얻어 

라이너 펠트만의 ‘검은 풀’은 검은 연기로 휩싸였던 여순항쟁 당시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고 영감을 얻어 붙여진 제목이다. 라이너 펠트만은 동독 출신으로 2011년 처음 한국에 온 이후 총 다섯 차례 한국을 방문하였다.

올해 65세인 그는 분단된 독일에 살던 경험으로 대한민국의 가슴 아픈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여 많은 곡을 작곡하였다. 2017년 한국과 독일을을 오가던 펠트만 교수는 6.25전쟁의 아픈 역사를 듣고 ‘임진(LMJIN)'을 작곡한 바 있다. 이 곡은 그해 임진각에서 열린 ’통일 염원 음악회‘에서 연주됐다.

▲ 유진청소년오케스트라, 한독아카데미 유진오케스트라, 독일자유청소년오케스트라 음악학교 학생들

“그간 자주 여순사건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는데 이번에 특별법이 통과되고 다양한 전시회에 여순사건이 다뤄진 모습을 보았다. 한국에서 여순사건 관련 각종 자료를 보내주었고, 펠트만 교수도 인터넷이나 도서관에서 자료를 모아 연주곡을 준비하였다.”

유진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동독과 서독이 통하는 부란덴부르크 문에서 2026년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성공을 기원하며 홍보 티셔츠를 입고 버스킹 공연을 하였다. 섬집아기, 나의 살던고향, 아리랑 등 아름다운 선율에 부란덴부르크 문을 찾은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 독일 베를린 한국문화원의 초대로 행사장을 찾은 베를린의 영화배우 봅청일(봅은 독일이름 , 청일은 한국이름)과 황진아 캘리그라피 작가.  2026년 여수세계섬박람회를 홍보하고 있다.

베를린 한국문화원이 공연을 적극적으로 홍보한 덕에 많은 독일인과 재독 한국교민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캘리그라피 퍼포먼스를 펼쳐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며 2026여수섬박람회 개최지 여수를 홍보한 황진아 작가(여수캘리회 회장)는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는 감회를 내놓았다. 

황 작가는 한글의 자음을 색깔별로 사계절을 표현한 작품과 함께, 세계인들이 좋아 할만한 ‘봄’ ‘사랑’ ‘행복’ ‘꽃’ 등을 소재로 한글작품을 선보이는 등 한글의 예술성을 맘껏 선보였다. 또한 2026년 여수섬박람회 공식심벌을 프린트한 티셔츠위에 행사에 참가한 독일인들의 독일어 이름을 한글 이름으로 바꾸어 그려주는 이색적 퍼포먼스로 현지인들에게 각광을 받았다.

▲ 동독과 서독이 통하는 부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공연하는 유진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

”아픔과 감동을 고스란히 느껴지는 연주회였다“ 눈물

대형스크린에서 상영되는 여순항쟁 영상을 본 독일인 및 독일 거주 한국인들은 ”아픔과 감동을 고스란히 느껴지는 연주회였다“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사도 지휘자의 지휘와 의상 또한 큰 관심을 얻었다. 한국의 전통 축하연인 축연무를 지휘할 때 우리의 전통의상인 한복 두루마기의 아름다운 문양과 전통이 어우러진 연주곡에 깊은 관심을 가지기도 했다. 이은주 단장의 말이다.

“이번 2022 한.독 한마음(Einheit)교류전은 ’검은풀‘ 제목이 주는 메시지를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과거를 알고 받아들이고 더 이상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의 사건을 직시하고 그것을 다루어야 한다.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기억해야 한다.“

공연장인 큔스틀리에 베타니엔은 프로이센 4세 왕정시대에 복지, 의료기관으로 교회에서 운영되어 오다가 현재는 공연, 미술작품전시회등 예술가들의 열망을 지원하는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곳이다.

독일 베를린 한국문화원측은 “향후 이런 행사가 있을 시 지속적인 교류행사를 진행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