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이태원 참사'와 '이야포사건'을 바라보는 단상

윤석열 정부를 '3무(無) 정권'이라 부르는 이유 이태원 참사, 책임자 처벌없이 지지율 만회 어렵다 70여년 만에 피난선 인양, 유해발굴 앞둔 이야포미군폭격사건 창간 11주년 여수넷통뉴스 "진실인양 위한 탐사보도는 계속된다"

2022-12-02     심명남
▲ 여수넷통뉴스 심명남 대표의 모습 ⓒ 심명남

벌써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한해를 되돌아보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건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슴에 떠오른 단어는 바로 ‘이태원 참사’가 아닐까요?

핼러윈 축제에 나온 젊은 청춘들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전쟁난것도 아닌 축제현장에서 158명이 비명횡사한 참사를 국민들은 목격했습니다. 사고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앗아가 버렸습니다. 축제를 즐기러 간 젊은 아들, 딸들이 다시는 가족의 품으로 올 수 없는 황망한 죽음에 유가족들의 슬픔은 나날이 더해갑니다.

150여명 비명횡사한 '이태원 참사'

참사를 참사라고 부르지 못하는 사회는 병든 사회입니다. 이번 사고는 세월호 이후 발생한 역대급 인재(人災)입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고위관리들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꼬리 자르기에만 급급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취임 100일에 "국민 안전은 국가의 무한 책임"이라던 윤석열 정부에게 묻습니다. 참사의 아픔은 왜 오롯이 국민들의 몫이어야만 합니까? 더 끔찍한 참사가 재발되지 않으려면 잘못된 정책은 과감한 대수술이 필요합니다. 

▲ 이태원참사 여수시민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이 다양한 구호를 들어보이고 있다 ⓒ 전시은

사실 이번 핼러윈 축제에 코로나 탈출이후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축제장에서 안전을 책임져야할 경찰은 때아닌 사복차림으로 마약수사범 검거에 투입되었다는 언론 보도를 접했습니다. 안전요원만 제대로 배치되었더라면 이같은 참사는 분명 막을 수 있었을텐데, 누구의 지시로 이런 믿기지않는 '안전관리 참사'가 이루어졌는지 상식을 가진 국민들은 의아해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취임 6개월을 지켜본 국민은 윤석열 정부를 '3무(無) 정권'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1無는 인사의 공정성이 없다, 2無는 경험도 자질도 없다, 마지막 3無는 경제와 민생이 없다는 소리가 무성합니다. 보수적인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의 조사결과조차 윤석열 정부에 대한 최대 긍정평가가 32%에 불과하고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로 다가와 사실상 지지율 만회가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말조차 나돌 정도로 심각한 민심이반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필자는 지난 3월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밤잠 설치는 요즘, 윤석열 당선인에게 바란다>는 칼럼을 통해 윤석열 당선자에게 축하 인사와 함께 당부 말씀을 전하며 “국가를 이끌 대통령은 내편-네편이 아닌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단칸 방에서도 편안하게 발 뻗고 잠잘 수 있도록 통합의 리더십으로 성공하는 지도자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라는 칼럼을 쓴 바 있습니다. 지금 시국에 뭣이 중헙니까? 첫째도 둘째도 민생이요, 국민통합의 리더십이 아닐런지요? 하지만 전 정권 탄압에만 몰두하는 검찰공화국의 사정정국을 보며 이런 성경구절이 떠오릅니다. 

남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과연 어떠한 지도자들이 성공했는지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는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야합니다. 한해를 되돌아보면서 <여수넷통뉴스>가 걸어온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일들도 많았습니다. 우선 70여 년간 묻혀있던 ‘이야포미군폭격사건’은 점점 해결의 실타래를 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150여명 비명횡사한 '이야포미군폭격사건'

▲ 72주년 이야포미군폭격사건 추모제 참여자들이 추모행사를 마치고 한컷 ⓒ 조찬현

본지는 올해 8월 여수시와 함께 민관 합동 이야포 추모제를 통해 <심장에 새긴 이야포 추모비>를 세워 유가족과 희생자들을 위로했습니다. 본지가 4년간 걸어온 추모제가 작은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심장에 새긴 이야포’는 박금만 화백이 유족의 증언을 바탕으로 그날의 참상을 추모비에 새겼습니다.

특히 72주년 추모제에 국가 기관인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 정근식 위원장이 참석해 국가를 대신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또한 정기명 여수시장이 참석해 "진화위와 함께 여수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국가기관인 진화위 수장과 여수시장이 공식 석상에서 추모사와 함께 국가를 대신해 사과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후 속속 많은 일들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야포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추진위원장인 저는 지난 8월 여수시의회 이야포특위 박성미 위원장과 함께 여수MBC 토크쇼, 뉴스&이슈에 출연해 <72년의 恨, 이야포의 진실>이란 제목으로 50분간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또 같은달 여수시와 진화위에 진실규명신청을 통해 이야포 앞바다에 수장된 피난선 인양과 미군폭격으로 사망해 백비로 방치된 피난민들의 유해발굴을 요청했습니다.

10월에는 <여수넷통뉴스>와 여수시의회 이야포특위가 공동 주관으로 40여 명의 시민들과 충북 영동 노근리 평화공원을 다녀왔습니다. 이날 노근리 국제평화재단 정구도 이사장은 "미군폭격은 생명 존엄, 반전의 문제라면서 이야포 미군폭격사건도 힘들더라도 끝까지 특별법 제정의 길을 가라“라며 노근리 평화공원 조성을 통해 얻은 생생한 강연을 들려주었습니다.

▲ 이야포미군폭격사건 특위는 이채익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을 찾아가 적극 지원을 요청했다 ⓒ 조찬현

지난 7일 본지와 이야포 특위 위원 12명은 국회를 방문해 이야포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했습니다. 이날 진화위 정근식 위원장 그리고 지역구 김회재-주철현 의원과 함께 이채익 국회 행정안전위원장과 서영교 전 행정안전위원장, 신정훈 국회의원을 찾아가 이야포미군폭격사건 유해발굴 및 침몰선 인양을 통한 진상규명으로 피해 유족과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적극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결국 지난 15일 2023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는 국회 예결위에서 주철현 의원은 진화위 정근식 위원장에게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관련 질의를 통해 이야포사건 해결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주철현 의원은 “이야포 미군폭격사건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촉구하며 민간인 학살이 발생한 지 72년이 흘렀음에도 정부 차원에서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보인다”라며 사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정근식 위원장은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라고 대답하자 주 의원은 곧바로 "신중하게 검토할 게 아니라 적극적인 노력을 해주라 그렇게 해야 할 것 아니냐?"라며 톤을 높이자 정 위원장은 "예 알겠습니다"라는 답을 이끌어 냈습니다.

창간 11주년 맞은 여수넷통뉴스...진실인양 위한 탐사보도는 계속된다

▲ 72주년 8월 3일 제막식때 건립된 '심장에 새긴 이야포' 추모비의 모습 ⓒ 심명남

이후 여수시와 진화위는 정식공문을 주고받았습니다. 여수시는 진화위에 유해발굴을 신청했고, 진화위는 직권으로 여수시가 직접 피난선을 인양하라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베일에 싸인 이야포 피난선 잔해물 인양이 수면위로 떠오를 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유해발굴 또한 발빠르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존경하는 회원님과 독자 여러분!

돌이켜 보면 여러모로 힘든 한해였지만 힘들었던 만큼 보람도 컸던 한해였습니다. 이는 진실을 인양하려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간절함이 행동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여수넷통뉴스>를 지지하고 물심양면 후원해 주신 양심있는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창간 11주년을 맞는 본지는 70여년을 억눌러 살았던 유가족들의 아픔이 치유되는 그날까지 진실과 탐사보도를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아울러 <여수넷통뉴스>는 12월 8일 '창간 11주년 기념식 및 후원의 밤'을 준비중입니다. 뜻깊은 11주년 창간행사에 귀한 발걸음이 이어져 선한 영향력을 널리 전파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