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기획①] “설 명절에 쌀 20가마니 넘게 떡(가래떡)을 해요”
설 대목 풍경...여수 서시장 주부떡집에 가다
2023년 1월 22일(일)은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날이다. 음력 정월 초하루다. 우리 문헌에 설의 유래를 살펴보니 삼국유사(三國遺事) 권1, 기이(紀異) 사금갑(射琴匣)조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려사>에는 설날이 고려 9대 속절(俗節, 명절)로 원단(설날, 정월 초하루)으로 소개되어 있다. 조선 시대는 원단(설날) · 한식 · 단오 · 추석을 4대 명절이라 했다.
설날에는 떡국을 먹는다. 떡국을 쑤어 차례상에 올리고 복을 기원한다. 기다란 가래떡은 장수를 뜻하며 엽전 모양으로 동글동글하게 썰어낸 떡국은 재물을 상징한다. 소고기나 닭장을 넣어 쑨 떡국에 오색 고명을 올려 음양오행의 조화를 이루게 했다,
옛 속담에 ‘새해 못할 제사 있으랴’라는 말이 있다
삶의 지혜와 재치가 담긴 옛 속담에 ‘새해 못할 제사 있으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말로야 못할 게 어디 있겠느냐는 뜻이다. 일을 잘못하고 다음부터 잘하겠다고 변명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이기도 하다. 어쩌면 세상을 어지럽히고 우리네 국민을 속이는 정치인을 두고 하는 말 같다.
풍성한 설날에는 이웃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쇨 만큼 모든 게 풍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속담의 의미는 아마도 ‘말로야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는 뜻이 담겨 있는 듯하다.
여수 전통시장인 서시장이다. 설을 앞두고 떡국을 뽑으려고 오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미 사라진 지 오랜 풍경이다. 이제는 설날을 앞두고 방앗간에서 만들어둔 떡국을 사려고 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따뜻한 가래떡 한 입... 어린 시절 추억과 그리움 되살아나
떡살을 쪄내는 찜기에서 김이 무럭무럭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이렇게 잘 쪄낸 떡살로 가래떡을 뺀다. 가래떡 뽑기는 쫄깃함을 유지하기 위해 한 번 더 뽑기를 반복한다. 갓 나온 따뜻한 가래떡을 뚝 떼어내 한입 먹으니 어린 시절 추억과 그리움이 되살아난다.
여수 서시장 주부떡집 대표는 가래떡은 간이 맞아야 쫀득쫀득하니 맛있다고 했다. 다음은 김덕기 대표와 일문일답.
- 떡국만드는 과정을 잠깐 설명해 주세요.
“쌀을 불려서(12시간~15시간) 빻아서 소금 간을 잘 맞춰야죠, 소금 간이 잘 돼야 해요. 불린 쌀에 물을 주고 갈아 40분을 쪄요, 오래 쪄야돼요. 40분 쪄서 이제 내려 갖고 뜨거운 물로 치대 갖고 떡국을 빼요. 그래야 맛있어요.
- 설날 떡국은 얼마만큼 만드나요, 쌀 몇 가마니 정도죠.
”우리(주부떡집)가 설 명절에 쌀 20가마니(80kg) 넘게 떡(가래떡)을 해요.“
- 쌀 한 가마니에 떡이 몇 kg 정도 나와요.
”물 주고 떡을 하니까 80kg짜리 쌀 한 가마니에 가래떡 110kg쯤 나와요.“
- 4인 가족이 한 끼니 먹을 수 있는 떡국의 분량은?
”떡국 1kg 이면 충분해요. 떡국 1kg 한 봉지에 5천 원입니다.“
- 이 집 떡이 맛있다고 소문이 났더라고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특별한 이유는 노하우인데... 이제 40여 년을 하다 보니까 떡을 이제 잘 다루고, 첫째는 제가 간을 잘 맞춰요.“
- 맛있는 떡국 고르는 방법은?
”잘 쪄진 떡쌀로 만든 가래떡은 썰어놓으면 매끈하니 예뻐요. 보기 좋은 떡이 맛있다고 매끈하니 잘 쪄진 게 좋은 거예요, 떡국은 그냥 보면 알아요.“
- 경력 40년이면, 떡에 관한 한 달인이 다 되셨겠네요.
”네. 40년 하다 보니까 노하우가 생긴 거예요. 우리 집 가래떡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