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기획⑤] 백탕과 병탕에서 유래된 설날 음식 ‘떡국’

한우 소고기와 알굴 넣은... 여수 함평한우 굴소고기떡국

2023-01-22     조찬현

2023년 1월 22일(일)은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날이다. 음력 정월 초하루다. 우리 문헌에 설의 유래를 살펴보니 삼국유사(三國遺事) 권1, 기이(紀異) 사금갑(射琴匣)조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려사>에는 설날이 고려 9대 속절(俗節, 명절)로 원단(설날, 정월 초하루)으로 소개되어 있다. 조선 시대는 원단(설날) · 한식 · 단오 · 추석을 4대 명절이라 했다.

▲ 여수 함평한우 굴소고기떡국은 우리 소 한우에 여수산 탱글한 굴을 넣어 끓여냈다. ⓒ조찬현

”사골떡국입니다. 우리는 소를 매일 잡다 보니까 사골을 가지고 가마솥에서 곰국을 달여서 사용합니다. 햅쌀로 방앗간에서 떡국을 매일매일 빼서 이렇게 쓰고 있답니다. 떡국에 소고기도 넣고 석화도 넣어요.“

지난 19일, 설 대목을 맞은 여수 문수동 함평한우생고기직판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했다. 점심으로 굴소고기떡국을 먹고 나오는 길에 잠시 이곳 곽용일 대표를 만나봤다.

▲ 설 대목을 맞아 함평한우생고기직판장의 곽용일 대표가 소고기를 손질하고 있다. ⓒ조찬현

무병장수와 재물 복을 기원하며 먹는 떡국

여수 함평한우 소고기직판장 대표의 말마따나 굴소고기떡국은 설날 음식으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사골떡국이어서인지 입안에 착착 감기는 맛이다. 굴소고기떡국은 사골육수에 잘게 다진 소고기와 석화(굴)을 넣었다.

떡국은 무병장수와 재물 복을 기원하는 음식이다. 우리 민족은 새해 설날 건강을 기원하면서 떡국을 먹는다.

▲굴소고기떡국 기본 상차림이다. 한정식집의 수준에 버금가는 묵은지와 무나물 동치미가 맛깔지다. ⓒ조찬현
▲ 달큼한 무나물은 떡국과 잘 어울리는 반찬이다. ⓒ조찬현

여수의 가정에서는 일반적으로 떡국에 두부를 넣어 끓여낸다. 사골육수에 두부와 쇠고기, 알굴을 넣어 맛이 조화롭다. 여수식 떡국은 수복갈비에 가면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여수 함평한우는 신토불이 우리 소 한우에 여수산 굴을 넣어 끓여냈다. 떡국 맛은 주재료인 떡국떡이 맛을 결정한다. 좋은 햅쌀을 사용한 떡국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다. 육수는 한우 사골국물이 좋다. 감칠맛이 풍부한 한우 육수는 떡국과 참 잘 어울린다.

친절과 청결을 최우선으로 하는 이 집의 왕사골떡국은 1인분에 8천원, 굴소고기떡국 1인분의가격은 11,000원이다. 반찬은 5찬인데 한정식집의 수준에 버금간다. 묵은지와 무나물 동치미가 맛깔지다.

▲여수 문수동 함평한우생고기직판장 전경이다. ⓒ조찬현

한편, 떡국의 유래를 문헌에서 찾아보니 <동국세시기>에 떡국을 백탕 혹은 병탕이라고 했다. 겉모양이 희다고 하여 백탕이라 했으며, 떡을 넣어 끓인 탕이라 하여 병탕이라고 했다.

최남선은 <조선상식문답>에서 설날 떡국을 먹는 풍속은 상고시대의 신년 제사 때 먹던 음복에서 유래된 것이라 하였다. 이는 아마도 떡을 주식으로 먹던 때의 관습이 이어진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