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백종원이 되고 싶다”며 국밥 봉사에 나선 이 사람
[여수사람들 인터뷰④] 박영호 대표 ‘내가 조선의 국밥이다’ 국밥 프랜차이즈 사업 나서
‘내가 조선의 국밥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서민 국밥 만들기에 나선 지 어느덧 7년, “여수의 백종원이 되고 싶다” 포부를 밝힌 박영호(47) 대표를 여수 주삼동 내조국국밥 본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지난 9일 오후다.
여수 토종 향토기업인 내조국국밥은 여수를 넘어 지난해에는 국밥의 본고장인 부산 금정구에 상륙 현재 순항하고 있다.
우산클럽, “소외된 이웃과 함께합니다”
- 본인 소개 좀 해 주세요, 자랑도 좋고요.
“여수지역 봉사단체인 우산클럽 회장을 맡고 있는 박영호입니다. 내조국국밥 대표이기도 합니다. 우산클럽은 마음이 맞는 자영업자들이 만나 봉사를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뭉쳤습니다. 올해로 5년째 물품 봉사도 하고 급식 봉사도 하고 있습니다.
도서 지역이나 시설 등에 거주하는 소외된 이웃과 함께합니다. 우산클럽의 두 번째 사업으로는 우산장학회가 있습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찾아내 지속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 봉사 활동하면서 가장 보람된 일은?
“가장 보람된 일은 돈을 받지는 않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용돈 줄 때였죠. 용돈 주면서 또 오라고 손을 꼭 잡아주시던 일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 국밥 봉사를 정말 많이 하신다면서요?
”국밥 장사를 하다 보니 저희 주된 봉사는 국밥 봉사지요. 어르신들이 항시 하시는 말씀이 ‘나는 너희들이 와서 좋다. 단체에서 봉사하러 오면 우리가 그분들에게 뭐라도 좀 챙겨줘야 하고 점심밥도 먹여야 하는데, 너희들은 오히려 우리에게 밥도 주지, 머리도 깎아주지, 그래서 진짜 좋다고 하셔요.”
내조국국밥, “여수 토종 브랜드입니다”
- 여수에서 가장 잘 나가는 국밥이라고 하던데요.
“제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여수 토종 브랜드입니다. 여수 시민들한테 너무 감사하지요. 저희 국밥을 안 드셔본 분이 없을 정도로 팔린 국밥 수가 어마어마합니다. 그 보답의 일환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우산클럽에서 이렇게 밥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 국밥을 선택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제가 요식업 한 지 19년째입니다. 도중에 다른 업종(6년)으로 전환 이후 식당을 다시 시작할 때 위치가 국동 쪽이었습니다. 너무 관광객 위주로 영업하는 식당만 있어서 그냥 동네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로컬 식당을 만들어 보자 해서 선택하게 된 게 국밥입니다.”
처음 돼지갈비집은 정말 잘 됐죠. 그런데 정말 너무 잘 돼서 망했습니다. 어린 나이(29세)에 처음 해보는 요식업이었고, 경험이 없어서 관리를 제대로 못 했어요. 손님이 좀 줄었으면 좋겠다, 그만 왔으면 좋겠다, 맨날 그런 생각만 하다 보니까 장사가 바로 망하더라고요. 돼지갈비집 2년, 막창집은 8년 했습니다.“
- 6년간 요식업을 떠났다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다시 왔나요?
”술장사는 제 성격상 안 맞더군요. 그러다 보니 일을 직원들에게 맡기고 제가 자리를 자주 비우게 되더군요. 이제 절대 손님을 마다하지 않겠다. 나 혼자서 밤샘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때부터 진짜 잠자는 시간 빼고 오직 일만 했어요.“
- 내조국국밥을 프랜차이즈화하겠다는 생각은?
”처음엔 체인사업은 생각도 못 했고, 그냥 가게 장사가 잘 되니까 하나를 더 해보자 그래서 더 했는데, 그곳도 잘 되니까 또 하나를 더 하게 된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체인사업이 됐죠. 국동 신월 본점, 문수점 부영9차, 그다음이 무선점입니다. 부산에도 있고 서울에도 있는데 현재 27개 매장입니다. 3개 매장이 2월 오픈예정입니다.
부산 입성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 대단하군요, 국밥의 성지인 부산까지 입성하셨네요.
“실패할 수도 있었지만 도전했습니다. 부산 금정구에 있는데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여수에서 국밥이라고 하면 돼지 머리 고기인데, 경상도 사람들은 앞다리에 있는 살코기만 먹는 그런 습성이 있어서 바꾸는데 좀 오래 걸렸습니다. 이제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국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마산 시내에도 한 곳 있습니다. 그리고 경주점은 오픈 준비 중입니다.”
- 요즘 다들 경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여기는 승승장구하고 있군요.
“경기가 안 좋기는 안 좋습니다. 저희 내조국국밥도 조금 침체기가 있어요. 그래도 일단 사람들이 식사는 해야 하는 거니까. 안 먹고는 못살잖아요. 국밥은 그렇게 많은 타격을 받고 있지 않습니다.
요즘 일반 사람들이 말하기를 국밥이 이제는 ‘서민 국밥이 아니다,’ 이렇게 말을 하는데 물가가 너무 올랐어요. 돼지고깃값, 머리고기값, 그다음에 가스비, 직원 인건비, 모든 식재료비가 올라도 많이 올랐어요. 정말 옛날보다 ‘가격이 비싸졌다’ 하는데 다른 물가 오른 거에 비하면 그래도 국밥이 그렇게 비싸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모둠 국밥이 7년 전에는 7천 원이었는데 지금은 9천 원입니다.”
국밥 한 그릇 “정말 배가 든든합니다”
- 국밥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든든함’입니다. 일단 저는 이렇게 막 힘들게 일을 할 때 다른 음식을 먹으면, 배가 금세 고파져요. 그런데 국밥 한 그릇 먹고 나면 정말 배가 든든합니다.”
- 식당 하시면서 재미난 에피소드 있으면 한마디 해주세요.
“제가 얼굴이 좀 까맣다 보니까 외국 사람인지 알고 손님들이 반말하고 그래요. 또 ‘왜 이렇게 한국말을 잘하냐’는 그런 말도 많이 듣습니다. 원래 제 성격이 소탈하다 보니 그런 거 같아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는요.
“저희 내조국국밥은 우산클럽 후원을 하지만, 국밥 수입의 일부를 4년째 여수지역 몇 곳의 단체에도 기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동 본점에서 어르신과 아동 등 어려운 이웃들을 초대해 국밥 대접을 하지요. 앞으로도 꾸준히 그렇게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