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칼럼] 고전의 정수, 대학을 다시 해석하다 - 네번째 이야기

삶은 자신을 닦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2023-02-27     김광호

"옛날에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나라를 다스리고[治國], 그 나라를 다스리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齊家],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몸을 닦고[修身], 그 몸을 닦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마음을 바르게 하고[正心], 그 마음을 바르게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뜻을 성실히 하고[誠意], 그 뜻을 성실히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아는 것을 지극히 하였으니[致知], 아는 것을 지극히 함은 사물의 이치를 궁구함에 있다"

(각문 物格而后에 知至고 知至而后에 意誠고 意誠而后에 心正고 心正而后에 身修고 身修而后에 家齊고 家齊而后에 國治고 國治而后에 天下平이니라)

여정(如井)의 샘터

▲ 망망대해를 건너야만 배움의 과정을 알 수 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그 유명한 말의 출처가 바로 대학이다. 흔히 유학에서는 ‘수기치인’ 을 강조한다.

즉 위정자는 자신의 몸을 먼저 닦은 후에 다른 사람(백성)을 다스려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기본이 되어 있지 않으면 언젠간 뿌리가 뽑히고 몸통까지 넘어지기 때문이다.

3화(三和), ‘심화(心和), 가화(家和), 인화(人和)’를 들어 보았을 것이다. 지신의 마음과 하나 된 후에, 집안사람과 화목하게 지낼 수 있으며, 사회에 나가서도 타인들과 화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명구의 핵심 메시지는 다름 아닌 바로 자아 찾기다. 자신이 바르게 서지 않고 힘을 자랑하다가는 반드시 낭패(狼狽)를 볼 것이다. 마치 용이 하늘을 오를 만큼 오르면 떨어질 일만 남아서 꼭 후회한다는 항룡유회(亢龍有悔)의 묵언(默言)을 기억해야 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제 몸도 추스르지 못하면서, ‘내가 어른이니까, 내가 박사 학위이니까, 내가 금력이 있으니까, 내가 권력이 높으니까' 등등의 여러 이유를 은연중에 내세우며 목을 꼿꼿하게 세우는 사람이 많다.

안타깝게도 이런 힘들이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고 있기에 그 힘이 사그라들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생뚱맞게도 그 무리에 들어가려고 너 나 할 것 없이 발버둥을 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힘을 쟁취하지 못했을 때 뭇사람들에게 패배자라고 불리며 자아를 상실해 버린다.

그래서 동양 고전에서는 배움의 출발점을 자아 찾기로부터 시작했던 것이다.

우리의 자화상은 어떠한가? 배움이 자신을 찾고 닦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눈에 비춰지는 체면을 보여주는 것에 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은 참 자아를 잃어버린 채, 가짜 자아와 적당히 타협하며 현재를 살지 못하고 미래만을 찬양한다. 배움의 정점은 참 자아를 찾는 것이다. 어떻게 자신도 잘 모르면서 남을 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많은 사람은 회갑을 맞이할 즈음 인생이 말을 걸어온다고 말하곤 한다. 그만큼 자아와 삶의 본질을 알기란 쉽지가 않다. 그렇기에 자아를 찾기 위해선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고 또 연구해서 앎에 도달하는 길을 끊임 없이 찾아야 한다. 그리고 ’성실(誠實), 정심(正心), 수신(修身)‘의 세 과정을 온 마음으로 행해야 한다.

어떤 마음으로 열매를 얻고, 그 마음이 얼마나 바른 곳을 향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더 나가 정신이 얼마나 맑은 기운으로 채워져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때 바로 자아, 참 자아를 대면할 수 있을 것이다.

바쁨을 넘어 피곤을 덕지덕지 달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대학이 던지는 장엄한 질문이다.

’자아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까? 임의 자아는 행복하고 평온하십니까?‘

The ancients who wished to illustrate illustrious virtue throughout the kingdom, first ordered well their own States. Wishing to order well their States, they first regulated their families. Wishing to regulate their families, they first cultivated their persons. Wishing to cultivate their persons, they first rectified their hearts. Wishing to rectify their hearts, they first sought to be sincere in their thoughts. Wishing to be sincere in their thoughts, they first extended to the utmost their knowledge. Such extension of knowledge lay in the investigation of thi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