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마실] 봄볕에 물든 아름다운 갯마을, 화양면 이목리
가끔은 도심을 떠나 시골 마을에 가보자
따사로운 봄볕에 물든 자그마한 마을은 우리네 여느 마을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어르신들이 이따금 오갈 뿐 마을은 그저 한가롭기만 하다. 7일 여수 화양면 이목리 신기마을 풍경이다.
이파리가 파릇파릇한 양파 밭뙈기 밭두렁은 돌을 쌓아 올려 만들었다. 양파와 돌담 너머로 올망졸망 모여있는 시골 마을은 정겨움이 가득하다.
마치 길게 펼쳐놓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청정한 마을이다.
이목리 정다운상회 주인장은 “처가가 이곳인데 고즈넉한 매력이 있어요”라며 “노을이 정말 고운 마을”이라고 했다.
마을 길을 거닐었다. 교회 있는 곳으로 접어드니 집 언저리에는 산수유 노란 꽃이 봄볕에 화들짝 피었다. 개 짖는 소리에 고개 돌려보니 누렁이 두 녀석이 꼬리를 흔들며 반긴다.
밭작물을 심기 위해 갈아엎은 텅 빈 밭 너머로 교회가 보인다. 순간 여느 여행지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목 교회 근처 밭이다. 참깨를 베어낸 밭에 마을 어르신(김다임.76)이 콩을 심고 있다. 어르신은 “23살부터 계속 농사만 지었어”라며 주 작물은 “양파와 옥수수”라고 했다.
신기마을은 봄빛으로 채색되어 가는 중이다. 이렇듯 시골 마을 풍경은 보는 이의 마음에 달렸다.
길가 풀숲에는 큰개불알꽃이 피었다. 누구네 집일까, 담장 매화나무에 활짝 핀 꽃송이마다 벌들이 날아든다. 봄꽃이 환하게 피어난 풍경은 언제 봐도 황홀하다.
그러한 데다가 마을로 조금 오르다 뒤돌아보니 산꼭대기에 오른 듯 시원스러운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진다. 포구 어선들 사이로 잔잔하게 오가는 바닷물결도 아름답다.
가끔은 도심을 떠나 시골 마을에 가보자. 눈으로 보는 즐거움과 온몸으로 스며오는 시골 정취는 그냥 덤인 듯 내게로 온다.
여수 이목리 신기마을이 그렇다. 이곳 마을 길을 거닐다 보면 삶의 가치를 느끼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신만의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