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국동항, 버려진 쓰레기와 폐선박으로 몸살

”태풍이 안 불어도 이렇게 배들이 들어올 공간이 별로 없는데...“ ”배 장사 한 사람들이 배를 갖다가 무지하게 처박아서 저렇게 놔뒀어요.“

2023-04-11     조찬현
▲여수 국동항 계류장에 버려진 쓰레기와 바다 위의 폐선박이다. ⓒ조찬현

여수 국동항이 버려진 쓰레기와 폐선박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10일 항구에서 만난 어민 A씨는 "항구를 차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폐선은 어선 번호판이 없는 배"라고 했다. 그는 “어선을 서류상으로 처분한 후에 방치”한 것이라고 했다.

“모르죠, 서류만 떼고 그냥 저래 놔둔 겁니다. 그리고 시청에 신고해도 누군지도 모르고 저러다 (배가) 가라앉으면 선주 찾으면 어디 있어야지요.”

▲녹슬고 부서진 어선 아랫부분에는 그간의 세월을 증명이라도 하듯 해초류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조찬현

4일 후 떠날 병어잡이 채비를 하던 B선장(62)은 “고기를 잡아 와도 풀 수가 없다”라며 “(폐선박)치워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어선 아랫부분에는 그간의 세월을 증명이라도 하듯 해초류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어부 유씨(60)는 “폐선 때문에 조업하는 배가 항구에 입항하지 못한다”며 “시에서 조사해가도 개선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덧붙여 “등대가 있는 방파제 근처의 바지선도 정리되어야 한다”고 했다.

“바지선은 갖다 놓고 있다가 징어리 터는 겁니다, 방파제 밖에 너머에다 놔두고 이제 그거 털어요.”

▲등대가 있는 방파제 근처에는 바지선과 조립식 건물이 즐비하다. ⓒ정종현
▲여수 국동항은 전남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국가어항이다. ⓒ조찬현

35년째 국동에서 살고 있다는 시민 정(74)씨는 ”여기 산지가 한 35년 됐는데 그때부터 저 방파제에다가 저렇게 적치물을 놔놓은 것이 그대로 지금 썩고 있어요“라며 ”태풍이 안 불어도 이렇게 배들이 들어올 공간이 별로 없는데 태풍이 불면 배들이 들어올 데가 없다“며 여름철 태풍 발효 시 선박 안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어선 C선주(60)는 여수시의 적극적이고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거 쓰지도 않은 배들 진짜 좀 강력하게 해야죠. 그냥 말로만 치워주라 딱지 붙이고 그러지 마시고 강력하게 해야될 거예요. 배 장사(선박 중개업) 한 사람들이 배를 갖다가 무지하게 처박아서 저렇게 놔뒀어요.“

자기 배를 팔고 헌 배를 인수해 주라고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인수해서 갖다가 지금 놔둔 거예요. 엔진 빼버리고 지금 배 검사만 딱 맞춰서 지금 해놓은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뭐 검사도 걸릴 일도 없고...”

▲부서진 어선과 그 위에 널브러진 쓰레기, 폐선박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조찬현
▲여수 국동항 어선들이 정박해있는 바다에도 쓰레기들이 보인다. ⓒ조찬현

여수시 관계자는 “국가 어항이라 아무 어선이나 다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민원이 접수되면 현장을 파악해 그 부분은 적절한 처리를 해야죠”라고 했다. 이어 “민원이 안 들어왔을 때는... 어쩔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국동항 건설 공사가 지금 예타 중“이라며 ”폐선 하나하나 처리하는데 3~4천만 원 들거든요. 저희가 직접 하려면... 답이 없습니다. 몇십억이 들 건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