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너무 올라... 타 지역까지 가서 장본다”
여수시민협, 지역화폐 10% 상시 할인 관련 길거리투표 “여수시, 일반 서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 펼쳐야”
여수사랑상품권 상시 10% 할인 시행을 요구 중인 여수시민협이 이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을 물었다.
여수시민협은 지난해부터 여수사랑상품권 상시 10% 할인을 요구하고 있다. 지역화폐인 여수사랑상품권은 지역소비를 촉진해 경제활성화를 이끄는 긍정적 효과를 불러오지만 여수시는 현재 상품권 할인율 6%에 그쳐 전남북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여수 지역화폐 이용률은 전남북 최하위권에 속한다. 여수시민협 정보공개청구에 따르면 현재 전북 14개 시군 모두 상품권 상시 10% 할인을 시행 중이며 전남에서는 여수, 순천, 해남, 목포를 제외한 18개 시군이 상품권을 10% 상시할인한다.
여수시민협은 지난 1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6월1일 발표된 2022년 여수시 결산검사의견서를 보면 순세계잉여금이 2,024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며 “시민이 요구하는 정책을 받아들이지 않는 정기명 여수시장의 시정방향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비판한 바 있다.
결국 여수시민협은 시민의 의견을 직접 듣기 위해 3일 거리로 나섰다. 길거리투표 장소는 신기동 부영3단지와 거북선공원, 구 송원백화점 앞, 그리고 쌍봉사거리이다.
투표에 참여한 50대 김 씨는 “여수시민이지만 10% 할인이 되는 광양사랑상품권과 8% 할인이 되는 순천사랑상품권을 사용한다. 최근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서 지역상품권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어플을 활용해 전통시장상품권도 사용하고 있다.
“여수 장등동에 살지만 타지역의 지역상품권 할인율이 높기 때문에 여행갈 겸 광양과 순천까지 가서 그곳의 지역화폐를 쓰고 있다. 주로 주유소와 마트에서 사용한다.
그전에 여수사랑상품권도 10% 할인을 했는데 예산이 줄어들면서 지금 6% 할인으로 고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여수도 인근 도시에 맞춰서 10% 할인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1인당 구매 제한을 두더라도 지역화폐 할인율을 높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신기동 거북선공원에서는 두달 만에 열린 벼룩시장이 한창이었다. 벼룩시장에 참여한 죽림 주민은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 금액이 나가는 물건을 살 때 지역상품권을 사용한다. 최근 상품권으로 아이들 책상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여천동에 사는 60대 임 씨는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 지역상품권은 할인이 되니 살림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임 씨는 투병 중인 남편을 간호하기 때문에 현재 가계수입이 없다. 이날도 그는 집에서 안 쓰는 물건을 들고 벼룩시장에 나왔다. “조금이라도 가계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왔다”라고 임 씨는 말했다.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여수사랑상품권을 사용한 적 있다. 최근 장 볼때마다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느낀다. 전기세, 가스비도 줄줄이 올라서 힘들다. 지역사랑상품권이지만 거의 현금이나 마찬가지다. 상품권은 서민들이 많이 사용하니까 할인을 한다면 정말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정책이 될 것이다. 익산은 20% 할인을 시행한다던데 여수도 그만큼 할인하면 좋겠다. 여수시가 일반 서민들의 어려움을 알고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펼치길 바란다.”
부영3단지 앞을 지나던 여양고등학교 학생들도 투표에 참여했다. ‘할인이 필요하다’에 스티커를 붙인 2학년 이시우 양은 “요즘 물가가 많이 올랐다. 매달 용돈을 받는데 하루만에 없어지기도 한다. 친구들과 마라탕을 자주 먹는데 가격이 올라서, 한달에 다섯 번 들르던 곳을 이제는 세 번밖에 못 간다”고 말했다.
미평동에서 10년 넘게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김태화 씨는 “지금이 제일 어렵다. 금리도 높고 손님도 없다. 여기에 전기세와 수도세는 계속 오르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여수사랑상품권으로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는데, 상품권을 일시적으로 10% 할인할 때 10만원어치를 구입하면 1만원이 할인되니 도움이 된다. 전에 농협에서 45만원을 주고 상품권 50만원어치를 구입한 적 있다.
요즘은 장을 볼 때마다 물건 가격이 오르는 것 같다. 가게를 운영하는데 2,3개월 간격으로 발주 금액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로 손님이 절반으로 줄었는데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그것을 갚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여수사랑상품권 10% 상시 할인이 된다면 가계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학동에 사는 60대 허 씨는 “지인들이 장사가 안된다는 하소연을 한다. 작년에도 어려웠는데 올해는 작년 수입의 절반밖에 안돼서 사채를 쓴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허 씨는 아직 직장을 다니고 있다.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 은행에서 여수사랑상품권을 바꿔서 쓰더라. 6% 할인받기 위해서다 .광양(10% 할인)과 순천(8% 할인)에서 지역화폐 할인율이 높다는 뉴스를 본 적 있는데 여수가 그만큼 할인율이 높아진다면 그분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여서동 구 송원백화점 앞을 지나던 20대 김 씨와 어머니 박 씨도 여수사랑상품권 할인 필요성에 공감했다.
“주변에서 선물로 여수사랑상품권을 받기도 한다. 상품권은 식자재마트와 농협에서 사용한다. 현재 할인율 6%는 낮은 편이라 생각한다. 10% 할인이 별거 아닌 것 같아보여도 큰 금액을 결재할 때는 꽤 도움이 될 것이다.
코로나가 종식됐다고 알려진 시점부터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음을 느끼는데 여수시가 지역상품권 10% 할인을 꼭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일 밤 8시가 넘으면 길에 사람이 없다. 여수시가 관광정책에는 신경을 많이 쓰는데, 정작 시민을 위한 정책은 시행하지 않는 것 같다. 관광도 중요하지만 이곳에 사는 시민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여서동에서 길거리투표를 진행한 여수시민협 황명선 예결산분석위원회 위원장은 “특히 젊은 친구들이 할인율, 수치에 민감하더라. 다른 지역은 할인율이 높은데 여수가 할인이 낮다는 점에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여수시민협 행의정참여위원회 김진이 부위원장은 “투표를 해보니 학생 등 젊은층이 관심이 많더라. 부모님께 상품권을 받아서 사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길거리투표활동을 마친 여수시민협 김연주 국장은 “여수시는 줄곧 재정부담을 이유로 할인율을 높이지 않는데 순세계잉여금이 적지 않음이 드러났으니 납득이 되지 않는 발언이다. 지역상품권 할인율을 높이는 것은 여수시민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지 손해는 전혀 없는 정책이다. 그런데도 여수시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실행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장사나 사업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숨쉬기 힘들다’고 표현하는 분들도 계신다. 국가 수출지표도 유사 이래 적자를 기록하는데 그 피해가 시민들에게 파도로 밀려오기 전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 여수시장은 시민들이 어려움에 처하기 전에 앞날을 내다보길 바란다. 현재 너무 안일한 것은 아닌가 걱정스럽다.”
여수시민협은 지역상품권 10% 할인이 이뤄질 때까지 꾸준히 관련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