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수 국동항 파제제... 폐선박 폐어구 생활 쓰레기로 뒤범벅

어촌계 “국동항 내 쓰레기 처리장과 어구 보관창고 설치 절실하다” 어민 “CCTV를 달아 쓰레기 못 버리게 한다” 대책 없는 시 행정에 분개

2023-06-13     조찬현
▲국동항 파제제에 300톤에 달한 거대한 폐여객선이 흉물처럼 방치되어 있다. ⓒ조찬현

여수 국동항 파제제((波除堤) 주변에 수년째 방치된 여객선과 바지선은 물론 폐어구와 폐냉장고 등 생활 쓰레기가 마구 버려져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0일 <여수넷통뉴스> 취재팀은 제보자와 함께 어선을 타고 국동항 항구 내 파제제를 찾았다. 250m에 이르는 파제제 주변 현장에는 300톤에 달한 거대한 폐여객선이 흉물처럼 방치되어 있다. 건너편에도 비교적 커다란 여객선이 버려진 채 결박되어 있다.

무허가 바지선과 뗏목...선박 운항에 지장

▲여수 국동항 파제제(빨간 선 테두리 안). ⓒ구글 지도 캡처

그 주변 상황도 마찬가지. 무허가 시설인 바지선과 뗏목 수십 척이 불법 설치되어 항구를 오가는 선박과 부딪히는 등 선박 운항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일부 바지선과 뗏목에는 건축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다.

파제제 윗부분 역시 폐어구와 폐냉장고를 비롯한 생활가전제품 등이 마구잡이로 버려져 쓰레기장을 방불케 한다.

▲파제제 현장에는 300톤에 달한 거대한 폐여객선이 흉물처럼 방치되어 있다. ⓒ조찬현
▲버려진 폐어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조찬현
▲불법 투기한 쓰레기의 무게로 인해 뗏목이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조찬현

국동에 거주하는 한 제보자(63)는 “항로에 불법 건축 구조물들이 입·출항 선박과 충돌하는 등 위험”하다고 했다. 또한 “버려져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 수거가 시급”하다고 했다.

“버려진 폐기물들은 주로 어구와 냉장고 물통을 비롯해 각종 쓰레기입니다. 그리고 폐그물인데 주인을 찾아서 과태료를 물린다든지 자진 철거를 시켜야 하는데 시에서 직접 조사를 하러 오지 않습니다. 이 앞에 있는 빠지(바지선과 뗏목)는 약 50여 개가 되는데 보다시피 파손돼서 가라앉아요. 특히 여기는 항로 지역이기 때문에 설치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거든요. 전부 철거하여야 해요.”

쓰레기 대책 “시 정부에 민원 제기해도 달라진 게 없어“

그는 이어 “언론에 보도되고 시 정부에 민원을 제기해도 별로 달라진 게 없다”며”일부 사용하는 어구도 있지만, 대부분 폐기된 걸 여기 갖다가 쌓아놓은 것으로 5년에서 7년 정도 됐다. 빠지도 한두 개 있다가 계속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동항 파제제 앞바다에 바지선과 건축 구조물이 위태롭게 떠 있다. ⓒ조찬현
▲어선 폐기물과 생활 쓰레기가 국동항 파제제를 뒤덮고 있다. ⓒ조찬현

여수 국동항 어촌계 관계자는 “어부들이 생활 쓰레기를 처리할 공간이 없어서 무단 투기를 한다”며 “국동항 내 쓰레기 처리장과 어구 보관창고 설치가 절실”하다고 했다.

어민 A씨(63)는 쓰레기 무단 투기 문제에 대해 “여수 국동항에는 배에서 나온 쓰레기를 버릴 곳이 없다. 쓰레기 하역장을 만들어 버리게 해줘야 하는데, 그나마 한 곳 있던 곳도 지금은 CCTV를 달아 쓰레기 못 버리게 한다”며 대책 없는 시 행정에 분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