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중복(中伏)... 복달임에 좋은 여수 향토음식 5선
[복달임 음식] 여수 할매손곰탕집의 곰탕, 텃골수육국밥 내장국밥 참한우 엄나무갈비탕, 뚱언니네 오리국밥, 해담장어마을 장어구이
21일 오늘은 삼복(三伏) 가운데 두 번째 복날인 중복(中伏)이다.
연일 쏟아지는 집중호우에 그동안 몸 추스를 새도 없이 지냈다. 삼복에 몸을 보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영양가 높은 품질 좋은 음식을 먹고 더위를 이겨보자. 올여름 복달임에 좋은 가성비 좋은 여수 향토음식(鄕土飮食)을 소개한다. 5곳을 엄선했다.
[① 여수 할매손곰탕] 25년 세월 내공 지닌 로컬맛집
좋은 사람과 함께 먹고픈 그런 행복한 음식
“곰탕 국물이 끝내준다.”
“언제 먹어도 진짜 맛있다.”
여수 지역민이 사랑하는 로컬맛집이다. 가게 문을 연 지 올해로 25년, 그 세월만큼 곰탕 맛도 깊어졌다. 골목길에 있는 이곳은 허름한 건물이 오히려 매력적이다. 여수 문수동 할매손곰탕이다.
나주의 곰탕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은근한 육향에 식재료 본연의 맛을 대체로 잘 살렸다.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먹어야 더 매력적이다. 뽀얀 국물에 수육과 당면이 한데 어우러졌다.
반찬은 우리 농산물이다. 묵은지와 배추 생김치에 깍두기가 곰탕과 잘 어울린다. 밥은 솥밥이다. 갓 지어낸 밥을 퍼내고 노란 주전자에 담긴 물을 솥단지에 부어 놓으면 누룽지가 완성된다. 뜨신 밥을 곰탕과 먹고 이후 누룽지를 먹으면 행복하다. 구수한 누룽지에 숭늉까지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오랜만에 마주한 진정한 맛집이다. 좋은 사람과 함께 먹고픈 그런 행복한 음식이다.
[② 여수 텃골수육국밥] 착한 내장국밥 한 뚝배기
부담 없는 한 끼니... 지역민과 직장인들에게 인기
쫄깃한 내장국밥이다. 뚝배기에 가득 담겨져 나온다. 여수에서 제일 착한 내장국밥이다. 가게 입구에 내걸린 착한가격업소 지정 팻말이 무색하지 않게 한다. 넉넉한 내장국밥 한 그릇에 7천 원이니 가성비로 따지면 아마도 여수 제일이 아닐까 싶다.
갓 버무려낸 배추겉절이에 깍두기 기본 찬에 마늘, 풋고추, 된장에 새우젓이 나온다. 여느 집과 다르게 김자반이 눈길을 끈다. 이 김자반을 돼지국밥에 가미하면 고소한 풍미가 더해진다. 이때 취향에 따라 새우젓과 다진양념을 더하면 이 집 특유의 국밥 완성이다.
돼지국밥 하면 우리는 경남 밀양과 부산을 떠올리지만 이렇듯 남도 지방에도 돼지국밥 잘하는 업소들이 더러 있다. 인근 순천 웃장은 국밥의 거리가 있을 정도다. 웃장에 가면 돼지국밥 2인분에 수육 한 접시가 덤으로 나온다. 이들 업소는 순천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정말 많다.
여수텃골수육국밥집의 내장국밥은 부추와 고소한 들깨가루를 고명으로 올려낸다. 국물이 개운하다. 콩나물이 듬뿍 들어가 속풀이에 더없이 좋다. 새우젓만 가미해 그냥 먹다가 다진양념을 풀어낸다, 매콤함이 더해져 새로운 맛이 형성된다. 담백한 맛과 매콤함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내장도 연육 작용이 잘되어 질기지 않고 부드럽다. 내장과 콩나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이따금 돼지 부속물인 간도 보인다. 내장국밥에 배추겉절이나 깍두기 하나 올려 먹으면 그 맛이 최상이다. 이 맛에 국밥을 찾는다는 이가 있을 정도다.
[③ 여수 참한우정육점 식당] 국물맛 최고! 엄나무갈비탕
삼복더위에 복달임 음식으로 인기
엄나무갈비탕이다. 여수 참한우정육점 식당의 엄나무갈비탕은 푸짐함에 시원한 국물 맛이 가히 일품이다. 계란 지단 고명이 눈길을 끈다. 이런 지극정성이라면 맛은 불문가지, 당연히 맛있을 터. 큼지막한 소갈비 두 대를 가위로 손질해놓고 보니 뚝배기에 소갈비살 고기가 가득하다.
참한우정육점 식당의 엄나무갈비탕은 삼복더위에 복달임 음식으로 인기다. 복날이면 으레 삼계탕을 찾곤 했는데 이번 초복에는 엄나무갈비탕으로 대신했다. 이 또한 맛과 영양이 풍부한 음식이다 보니 오히려 새롭다며 다들 좋아했다.
맛도 좋은 데다 기력회복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서일까. 한번 맛본 이들은 자신들의 가족 생각에 이내 포장을 해 가곤 한다.
이곳 대표 박종식 씨는 가게를 찾아준 손님들이 다 자신의 가족인 듯 진심으로 대한다. 이런 마음이 전해진 탓에 이곳을 찾는 이들의 얼굴에는 늘 웃음꽃이 핀다.
정갈한 반찬에 갈비탕 한 뚝배기 비워내고 나니 배가 든든해져 온다. 특히 겨자소스에 먹는 갈비 맛이 참 맛깔지다. 기분 좋게 원기충전이다. 이제 올여름 복더위는 그저 무난하게 넘길 수 있을 것이다.
[④ 여수 뚱언니네] 가성비 좋은 오리국밥
점심으로 넉넉한 한 끼니... 셀프바도 있어
여수 이색음식 오리국밥이다. 찾아간 곳은 오리고기 전문점 여수 뚱언니네다. 점심특선으로 선보이는 오리국밥은 뚝배기에 담아내는데 1인분 한 그릇에 1만원이다.
그냥 앉아 있기만 해도 무기력하고 지치는 계절에 기운 추스르는 데는 이만한 게 없다. 오리국밥 한 그릇 비워내면 몸에 활력이 솟구치는 기분이다.
이 집의 오리국밥은 뚝배기에 팔팔 끓여 미나리 고명을 올려낸다. 들깨가루도 듬뿍 넣어 고소함이 한가득이다. 작은 그릇에다 초장소스와 들깨가루를 넣어 잘 섞은 소스를 만든다. 미나리와 오리고기는 미리 건져 이 특제소스에 먹는다.
원기회복에 좋은 오리고기는 고혈압, 중풍, 허약체질, 위장질환 등에 효능이 있다. 또한, 콜레스테롤을 억제하고 혈액 순환을 성인병 예방에도 효험이 있다.
여수 뚱언니네 점심특선 오리국밥은 국밥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오리탕에 가까운 음식이다. 오리국밥에 밥 한 공기까지 넉넉한 한 끼니다. 반찬도 정갈하다. 추가 샐러드와 김치 등은 셀프바에 있다. 필요할 시 이용하면 된다.
[⑤ 여수 해담장어마을] 진남시장, 현지인 장어구이 맛집
식당과 반찬집 25년 경력의 주인장이 운영
여수 현지인 장어구이 맛집이다. 해담장어마을, 진남시장 내에 있다. 지난해 문을 열었는데 나름 음식 내공이 대단하다. 오전 8시에 문을 열어 아침 식사가 가능하다. 가게 문 닫는 시간은 저녁 9시다.
식당과 반찬집 25년 경력의 주인장이 운영하는 이곳은 남도 음식의 맛을 오롯하게 느낄 수 있다. 정갈하게 차려낸 반찬이 입맛을 돋운다. 오이무침, 도라지무침, 양파장아찌 등 장어구이와 잘 어울리는 반찬들이다. 하나하나 정성이 담겨 맛깔스럽다.
장어구이다.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반반, 4인 상차림이다. 주방에서 숯불에 구워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해준다.
입맛에 딱인 맛깔스러운 양념구이, 장어의 맛을 오롯하게 느낄 수 있는 소금구이, 둘 다 만족스럽다. 소금구이는 취향에 따라 이 집의 특제소스에 먹어도 좋다. 장어구이는 깻잎이나 상추쌈을 해도 잘 어울린다. 이때 생강채와 마늘편을 올려 함께 먹는다.
장어구이 1인분에 22,000원, 양은 200g으로 넉넉한 편이다. 장어구이에 후식 장어탕은 덤이다. 밥은 공기밥 한 공기에 1천원을 받는다. 우거지 장어탕은 부드럽고 맛이 깊은 데다 해장에 아주 그만, 아침 해장국으로 먹어도 손색이 없겠다.
자양강장에 좋은 스테미너식 여수 자연산 붕장어요리, 올여름 복달임 음식으로 추천한다. 아직은 후쿠시마 오염수 걱정은 붙들어 매두고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