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안도·화태도, 다크투어리즘 탐방 평화의 섬으로 거듭나야
이야포추모제 - 평화공원 - 두룩여 추모비 세우며 '지역 이슈' 이끌어 자유아시아방송(RFA), 워싱턴에서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조명 여수MBC 보도특집 다큐멘터리 ’폭격-그날의 진실‘ 2회 방영
가을비가 내리더니 별안간 이순신대교가 결빙됐다는 긴급통제 안전문자가 18일 날아왔습니다. 어느덧 여수에도 겨울한파가 들이닥쳤습니다.
우리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기후위기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전 세계는 지금 지구의 온도 1도를 내리기 위한 탄소중립 대전환 시대를 맞아 온실가스 감축에 사활을 걸고 있으니까요.
끝나지 않는 73년 전쟁 트라우마... NARA에서 찾은 기록
어느덧 1년간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 이어 지난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전쟁이 전쟁이슈를 덮는 격이지만 일단 전쟁이 일어나면 결코 쉽게 끝날 수 없다는 것과 피해는 오롯이 국민들에게 전가된다는 것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73년전 6.25전쟁을 겪었던 우린 아직도 일평생 전쟁 트라우마 속에 살아가는 이웃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여수넷통뉴스>가 시민들과 6년째 이어온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추모제는 2년전부터 여수시와 함께 전쟁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인권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민관합동 추모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처음 자갈밭에서 국화 한송이와 조촐한 제사상을 차려놓고 억울하게 희생된 250여명 피난민들의 넋을 위로하고자 시작된 추모제였습니다.
그동안 성과도 많았습니다. 미군폭격에 의한 참사가 발생한 사건 현장을 알리는 표지판을 설치했고, 돌탑으로 쌓은 평화탑과 어촌뉴딜300사업에 얹혀 이야포평화공원에 '하늘꽃'과 '심장에 새긴 이야포' 추모비도 세워졌습니다. 작년에 정근식 진화위원장이 국가를 대신해 사과했고, 정기명 시장과 김영규 시의장 그리고 주철현·김회재 국회의원을 비롯 지역 정치인들이 매년 추모제 현장을 찾고 있습니다. 전쟁의 아픔을 안은 남면 안도와 화태도는 머지않아 다크투어리즘 (Dark tourism)을 탐방하는 평화의 섬으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합니다.
폭격 그날의 진실 (여수MBC 보도특집 다큐멘터리) ⓒ여수mbc
올해 <여수MBC>가 미국 국립문서보관청(NARA)를 방문해 미군이 이야포 피난선과 두룩여 조기잡이 어선 폭격과 기총소사했던 작전명령(Operation Order)보고서와 조종사가 직접 작성한 임무보고서(Mission Report, Mission Interrogation From)가 담긴 문서를 입수해 대서특필되었습니다.
이후 지난 23일 밤 9시 여수 이야포·두룩여 미군폭격사건을 담은 여수MBC 보도특집 다큐멘터리 <폭격-그날의 진실>이 방송되었고, 26일 오전 8시 40분 재방송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그동안 우리 지역에서 미군에 의해 자행된 감춰진 불행한 역사가 청산되고 다시는 전쟁의 아픔이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뿐입니다.
이 문서를 찾을 수 있었던 건 국내 최고 폭격전문가인 서울대 전갑생 박사님의 도움이 컸습니다. 여수시의회 이야포 특위는 미군폭격사건 전문가인 전갑생 박사 초청 간담회를 지난 9일 여수시의회 소회의실에서 열었습니다.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해 이야포·두룩여 미군폭격사건을 슬기롭게 풀어보고자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경남 거제 출신인 전 박사님은 일년에 7개월을 미국에서 보내면서 미군에 의해 자행된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채록하며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향후 본지와 이야포 특위에 지속적인 도움을 주기로 약속했고, 앞으로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조언도 들려 주었습니다.
워싱턴에 보도된 이야포·두룩여 미군폭격사건
전 박사님은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이야포미군폭격 현장을 촬영해 미국에서 헤드라인으로 보도된 것을 두고 그 의미를 이렇게 부여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에서 보도가 나갔기 때문 미국방부 정보국은 이미 알고 있을거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이 사건에 어떻게 관심을 가졌는지 흥미롭지만 이 부분을 보도해 의외로 긍정적으로 새롭게 접근하는 방법이 될 것 같다. 결국 미국에 자극을 줄 수 있고, RFA가 관심을 갖고 보도했을때 우리 국방부도 당연히 더 관심을 가질 것이고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공군 작전항로가 너무 명확하기 때문에 미국은 인정할 수밖에 없고 이런 부분이 케이스가 된다면 다른 미군폭격사건들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매체들이 이야포미군폭격사건을 다뤘다는 그 자체만으로 시그널이 전해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무리 전시지만 미군이 피난선에 타고 있던 민간인과 낚시조업을 하던 어부들을 폭격한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범죄이고 만행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은 이야포 현장을 찾아 취재한 내용을 워싱턴에서 헤드라인으로 보도(관련기사: Friendly fire? Trauma of Korean War ship attack haunts survivors) 된 바 있고 다시 한번 방송보도가 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지속적인 보도도 이어갈 것을 약속했습니다.
존경하는 독자 그리고 회원 여러분!
이번 취재를 통해 알게된 사실 하나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야포미군폭격사건에 대한 보도를 이어가고 있는 <여수넷통뉴스>를 미국에서 주목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날의 진실을 파헤치고 기록하고 있는 <여수넷통뉴스>가 쓴 기사가 포털 <네이버> <다음> 그리고 <구글>에 뉴스 검색되는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군이 민간인들에게 저지른 만행을 우린 계속 보도해 나갈것입니다.
또한, 본지와 함께 6년간 묵묵히 걸어온 시민단체와 그동안 여수시의회 이야포특위 위원님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그대 행복하면 좋겠네'라는 해바라기의 잔잔한 노랫소리가 귓가에 맴돕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을 되새기며 우리 지역의 아픈 역사가 바로 세워질 수 있도록 다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