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째 붕어빵 구워 파는 '붕어빵 노점상' 이순안씨
"팥도 내가 직접 삶고 그러니까 소화가 잘 된다고 많이들 찾아요”
제철 생선? 붕어빵은 어디가 맛있을까. 13일 여수 붕세권(붕어빵+역세권)을 찾기 위해 시내 일원을 돌아봤다.
한때 밀가루와 식용유, 붉은 팥, 설탕,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길거리 붕어빵 노점상이 급격히 사라졌다.
노점상이 사라지자 편의점과 카페에서 붕어빵과 군고구마 등을 팔기 시작했다.
붕어빵 노점상... 여수지역 골목에 하나둘 늘어
올해는 사정이 좀 다르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길거리 붕어빵 노점상이 여수지역 골목에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한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그렇다면 붕어빵은 어디가 맛있을까, 교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한 시민의 추천으로 찾아간 곳은 여수 연안여객선터미널 근처 붕어빵 노점상이다. 이곳은 늘 사람들로 붐빈다.
“반죽을 직접 해요. 맛도 그만이고요.”
직접 맛을 보니 가히 그 맛이 남다르다.
붕어빵 노점상(교동)에 의하면 불경기 여파 때문인지 붕어빵으로 끼니를 때우는 어르신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봉산동 정만호(82)씨 역시 심심풀이 간식 붕어빵으로 점심 끼니를 대신하는 어르신들이 많다고 했다.
“이거(붕어빵) 심심할 때 먹어요. 또 여기 와서 이걸로 점심 때우는 사람도 있어요. 점심 대용으로 붕어빵 사 먹는 사람이 많아요.”
이어 어르신은 이곳 붕어빵이 “담백하고 정말 맛있다”며 “추울 때 먹으면 제격”이라고 했다.
“남이 없다 하면 그냥 줘요, 내가 좀 그런 스타일이야"
교동 일대에서 39년째 붕어빵을 구워 팔고 있다는 붕어빵 노점상 이순안(76)씨다.
“이 주변에서만 39년째랍니다. 우리 아들 7살 때부터 했는데 아들이 지금 46살 인께...”
다음은 이순안씨와 일문일답.
- 다들 이 집 붕어빵이 맛있다고 하던데,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나요?
“방부제 같은 거 안 들어가고, 팥도 내가 직접 삶고 그러니까 소화가 잘 된다고 많이들 찾아요.”
- 몇 시에 나오시나요?
“아침 9시에 나오고, 그 안에 나올 때도 있고, 오후 6시 넘어야 들어가요.”
- 빵틀이 좀 달라 보이네요.
“옛날에는 동그란 거였어요. 이렇게 뺑뺑 돌려서 하다가, 빵틀을 두 개를 더 바꿨어요.”
- 이곳 붕어빵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반죽을 직접 만들어서 사용해요. 그러니까 그냥 그대로 소화가 잘 되어 속이 편하고 맛도 부드러워요.“
- 허리 수술을 두 번이나 했다면서요.
”기계로 한 지는 20년 됐는데, 예전에는 막 손으로(반죽을) 저었지, 반죽하느라 힘들어 다 늙어버렸지. 어깨 두 번, 허리 두 번 수술했어요.“
- 손님이 정말 많은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우리 붕어빵이 소화가 잘 돼서 그럴 겁니다, 안 그렇소? 그러니까 나는 그냥 내 방식대로 해요, 맛있든 안 맛있든. 그래도 그냥 먹을 만 할거예요.“
- 붕어빵 하나 팔면 얼마나 남나요?
”길거리 장사하면서 얼마나 돈을 많이 남길 거예요. 그냥 자꾸 온 사람들은 더 주고 하니까 한 번 온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고 그래요. 사람이 찾아와야 장사를 하지요. 남을 때도 있고 안 남을 때는 안 남고, 그러다 보면 또 내 것(몫)이 더 많아요.“
- 붕어빵을 덤으로 더 준다면서요.
“내가 굶어도 남이 없다 하면 그냥 줘요, 내가 좀 그런 스타일이야. 우리 식구는 다 밥 먹고 사는 데 뭐가 문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