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목초 폐교 하수처리장 갈등... 공청회에서도 의견 좁히지 못해
마을 주민 “깜깜이 행정”, 공사 관계자 “마땅한 부지 없어”
화양면 이목마을 이목초등학교 폐교 부지에 하수처리장 건설을 두고 갈등이 격해지는 가운데 간담회가 열렸다.
22일 오후 4시 화양면사무소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이목하수처리장 반대 추진위원회 관계자와 하수처리장 공사 관계자, 여수시청 하수도과장과 상수도사업단장, 여수시 시민소통팀장, 박영평 여수시의원 등이 참여했다.
공청회에서 화양면 ‘이목초교 부지하수처리장 반대 추진위원회’ 이민석 사무국장은 해당 공사가 주민 동의 없이 진행되었음을 알렸다.
“여수시가 지난 주민설명회 당시 과반수가 안되는 주민을 데리고 주민설명회를 했다. 그 이후 한번의 절차도 없이 사업이 추진됐다. 주민들은 그때 이후로 아무것도 알지 못했으며 주민동의서를 작성해 준 사실도 없다. 이후 이목마을기업대표들과 건설사업을 협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면서 사업 관계자에게 “이목마을기업이 주민 대표로 협의한 것인지 임차인으로서 협의를 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같은 질문에 사업 관계자는 “폐교 부지는 지난 2022년 12월 주민설명회 전 (하수처리장으로) 실제 검토했던 부지”라면서 “회계과에서 하수과로 재산이 이관되며 하수과와 이목초등학교 부지를 실제 하수처리장 부지로 갖고 가는 것으로 협의를 했다. 저희는 이목기업협동조합과 관계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중간 발주처가 있는데 처리장 부지 사항을 이목협동조합과 협의해서 확정짓는다는 것은 말이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여수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주민의견청취나 동의를 거치는 사업이 아니다. 그럼에도 마을 대표님들과 의견 절차를 거쳐 사업을 결정하고 위치를 선정했다. 과거 주민설명회에 40명 정도 오셨다는데 그정도도 많은 것 같다. 이는 절차상의 한계”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목마을 주민 A씨는 “폐교 부지가 아니라 다른 부지를 선정했다면 방관하고 지켜보았겠느냐”며 “깜깜이행정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민설명회에서 당시 롯데건설 관계자는 ‘하수비용이 전혀 안 나온다. 롯데건설이 20년동안 사회사업으로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주겠다. (하수처리장이) 들어오면 모기도 안 생긴다. 요금이 일절 안 나오는 무상이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BTA사업이고 롯데기업 투자사업이니 우리 시민들이 내야 할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개발제한으로 묶여 집 한 채 똑바로 못 지어... 하수처리장 만들려고 땅 기부한 것 아냐”
주민 A씨는 오랫동안 마을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이목초등학교 부지가 가진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민을 배제한 사업협의과정을 질타했다.
“민간투자 사업을 하는데, 민간 기업이 투자하는데 공짜가 어디 있나. 앞으로 우리 주민들이 평생 갚아나갈 것이다. 더군다나 우리 이목(마을)은 70세 이상, 80세 이상이 80~90%다. 10년 안에 인구의 절반 이상, 아마 그 이상으로 줄어든다. 20년 동안 그 사업을 내려면 우리 여수군 젊은 사람들이 다 떠나야 될 사업이다.
이목(마을)은 개발제한이 묶여 수십년 동안 집 한 채 똑바로 못 지었다. 하수처리장을 만들려고 우리 부모님들이 땅을 기부하고 초등학교를 만든 것이 아니다. 조그마한 1800명 부지가 유일한 우리 공간이고 놀이터고, 우리 교육기관이고 우리 삶의 터전이다. 주민 설명회도 똑바로 없이 마을 기업이 임차하고 있다 보니까 주민들의 관심이 소홀해진 틈을 타서 결국은 마을 기업과 모든 협의를 하였기 때문에 우리 주민들은 배제됐다.”
주민 의견을 청취한 공사 관계자는 ‘타 부지가 불가능했었는가’라는 질문에 “마땅한 부지가 나오지 않았다. 개인정보법 때문에 하수까지는 검색이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2016년부터 사업을 개발하고 이장님들을 수도 없이 만났다. 구미 산 윗자락까지 가봤고 이목 아래쪽까지 가봤는데 적절한 위치가 없었다. (이목초등학교가) 제일 적정한 부지다. 사유지는 누구 땅인지 모르고 누가 팔 지를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청회에서 이목초등학교 부지 공사 금액을 두고 주민들은 48억원을, 공사 관계자는 32억원을 주장하며 의견이 엇갈렸다. 한 주민은 “밑에 하수가 흐르는 바다에서 누가 해먹고 싶겠나. 아무리 깨끗한 물이 나온다해도 그건 먹기 싫다. 내 발등을 찍고 싶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공청회가 끝나고 박영평 시의원은 “주민 입장이 (반대에) 완고하니 이에 따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 관계자는 설비 등의 이유로 지하설치가 불가능하며 마땅한 다른 부지도 찾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설령 다른 마을에 들어선다 해도 그 마을 주민들이 반대할 소지가 큰 상황이다. 추후에 공사 관계자와 주민들이 다시 의견을 나눈 후 그 결과를 전달받기로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