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대를 잇다, 여수 서시장 '동춘족발'

여수 서시장 동춘족발 공은정(57)씨. 공씨는 시어머니의 가르침 그대로 손맛을 오롯이 이어받았다. 30년 전통 족발집은 시어머니가 10년, 이후 자신이 20여 년 세월을 자녀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우리 어머니(시어머니)까지 하면 한 30년 됐고, 저만 한 지는 한 20년 됐어요. 어머니와 같이하다가 어머니는 이제 연세가 많아 지금은 쉬고 계세요.”

여수 서시장 먹거리 골목 그 중심에 족발 맛집 ‘동춘족발’이 있다. 그 맞은편에는 수제어묵과 돈가스로 이름난 ‘참어묵 참돈까스‘집이, 그 바로 곁에는 여수시민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주부 떡집‘과 ’산들네 전집‘이 있다.

모둠 족발, 합리적인 가격에 골고루 맛볼 수 있어

다음은 서시장 동춘족발 공은정 대표와 일문일답. 지난 26일이다

- 여기 족발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하던데요, 비법은?

“그냥 정성껏 하는 거죠. 거의 다 똑같을 거예요. 족발에 들어가는 양념은 비슷한데 양념 비율에 따라서 조금 맛의 차이가 있다고 봐요.”

- 한방 족발은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하네요.

"한약재인 팔각, 정향, 계피 등 약 10가지 한약재가 들어가요. 처음에 한약재의 종류를 너무 많이 넣었더니 맛이 별로더라고요, 그래서 몇 가지 뺄 것은 뺐어요.“

- 냉채족발은 여름철 메뉴인가요?

”냉채족발은 여름철 별미지요. 겨울철에도 했었는데 코로나 이후로 안 찾더라고요. 그러다 또 요즘 많이 찾아요. 그래서 다시 해 볼까 생각 중인데 채소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서 고민이에요.“

- 동춘족발 인기 메뉴는 무엇인가요.

“우리 집 대표메뉴로 제일 많이 나가는 건 모둠 족발입니다. 족발을 기본으로 돼지 머릿고기, 내장, 순대 이렇게 세트로 구성되어 있어요.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하게 골고루 맛볼 수 있어서 많이들 찾아요.”

“살아남으려면, 맛있어야 하고... 많이 노력해야지요“

-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그냥 열심히 해요. 손님들한테 정성껏 상냥하게 하고요. 저도 처음에는 장사 요령이 전혀 없어 손님을 대하는 방법을 몰랐어요. 살아남으려면 음식이 진짜 맛있어야 하고 자신이 하는 일 많이 노력해야지요.“

- 족발 가게 이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이전에는 야식집을 했어요. 밤에 배달하는 음식점을 봉산동에서 10년간 했어요."

- 최근 몇 해 동안 체감경기가 어떻나요.

“해마다 많이 힘들어요, 올해 들어서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코로나 때는 상품권이 많이 나왔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매출이 많이 떨어지지는 않았어요. 근데 요즘은 단골들도 이탈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라진 서시장 국밥집... 족발집 5곳, 국밥집 7집 남아

- 여수에서 인기 많은 족발 자랑 좀 해보세요.

”부드럽고 쫄깃쫄깃하고 맛있어요. 우리 족발은 두 번 삶거든요. 초벌 한번 삶아 핏물 뺀 다음에 칼집 넣어서 한방약재에다가 다시 삶아요. 3시간 정도 정성을 다해 삶아냅니다. 족발 소스도 제가 직접 만들어요.“

- 국밥도 인기라면서요.

”돼지국밥에 들어가는 고기를 우리가 손질해 직접 삶아요. 육수도 직접 뽑아요. 콩나물과 양배추를 기본으로 넣고 식감을 살리기 위해서 시금치를 사용해요.“

- 그 많던 서시장 국밥집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국밥이랑 족발, 다 파는 데가 5곳, 국밥집은 한 7집이나 되나 봐요. 예전에는 국밥집이 상가 안에도 있고 엄청 많았어요.”

- 서시장의 문제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우선 주차 문제가 가장 심각해요. 요즘 사람들은 바로 가게 옆에다 차를 대놓고 뭐든지 사기를 원하거든요. 도로 건너는 걸 싫어해요. 서시장은 주차장과 거리가 너무 멀고 주차장도 턱없이 부족해요. 연등천에 부분부분 복개 같은 걸 좀 해서 주차장을 만들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