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채우는 여수 여행...여기가 정말 좋다

여행은 나를 채우는 것이다. 새로운 호기심과 아름다움을 일깨워주는 것이 여행의 매력이다.

여수 여행을 통해서 우리는 나 자신의 몸과 마음의 행복을 채울 수가 있다.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며 맛있는 식도락을 즐길 수 있는 여수의 멋진 여행지로 안내한다. 지난 15일의 여정이다.

봉황이 사는 집, 여수 봉강동 봉소당(鳳巢堂)

여수의 멋진 볼거리다. 영화 '가문의 영광' 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여수 봉강동의 한옥 건물 봉소당(鳳巢堂)이다.

우연히 근처를 지나다 여유로운 시간이 있어 집안을 돌아봤다. 그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대지 2201평(7278㎡)에 건물 연 면적만도 1273㎡ 규모다.

구한말에 건립된 이 저택에는 여수히든베이호텔 대표이자 한영대학교 이사인 김재호(82)씨가 30~40년 전에 한옥 70~100칸을 복원해 거주하고 있다. 그의 증조부인 김한영 선생이 저택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여순사건 때에도 별다른 피해 없이 지켜온 여수 봉소당(鳳巢堂). 이는 김한영 선생의 후손들이 소작인들에게 덕을 베풀고 살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평소 도움을 받은 좌익 세력인 소작인의 아들이 김한영 선생의 아들을 알아보고 탈출을 도왔다는 설이 전해진다.

봉황이 사는 집으로 알려진 봉소당은 조상들의 은덕으로 인해 오늘날까지 가문의 영광을 누리고 있다. 언덕배기에 자리한 이곳 봉소당 툇마루에 걸터앉으면 여수 앞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여수 무번지, 도다리회와 도다리쑥국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고 했다. 봄의 전령사로 불리는 도다리의 계절이 찾아왔다. 봄 도다리회와 도다리쑥국에 갖가지 해산물로 차려낸 봄의 향연을 즐기기 위해 찾아간 곳은 여수시 국동 무번지다.

여수의 횟집에서는 봄철이면 도다리회와 도다리쑥국을 특별 메뉴로 내놓곤 한다. 봄철에 땅 기운을 받아 봄 향기를 잔뜩 머금은 쑥을 넣어 끓여낸 도다리쑥국은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된장에 먹는 도다리회 역시 맛이 그만이다. 봄철에 맛보는 도다리와 봄 쑥이 한데 어우러져 혀를 희롱한다. 이내 겨우내 잠들었던 우리 몸 안에 미각이 꿈틀대며 되살아난다.

봄의 미각을 품은 도다리쑥국은 국물이 예술이다. 도다리쑥국의 보드라운 식감과 풍미에 덩달아 마음도 즐겁다. 좋은 먹거리 하나가 이렇듯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다니. 미식가들이 봄철이면 도다리쑥국을 찾는 이유를 어렴풋하게나마 알 듯하다.

우리나라 전 연안에 서식하는 흰살생선 도다리는 단백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또한,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봄철 도다리는 간장질환 예방에도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수의 천하 명물 ‘꼼장어 수육’

꼼장어(먹장어) 요리는 아마도 이곳이 최고가 아닐까 생각된다. 꼼장어의 본고장 부산에 가도 이런 요리는 쉬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남도의 미항 여수에서 선보이는 아주 특별한 요리 꼼장어 수육이다.

여수 게장백반 장어탕 서대회 등과 더불어 꼼장어 수육을 여수를 대표하는 대중 음식 반열에 넣어도 되겠다. 묵은지와 부추에 초고추장 살짝 버무린 꼼장어 수육 한점이면 이내 말문이 막히고 만다. 참 별미 중 별미다.

함께 차려낸 여수 바다에서 건져 올린 해산물들도 참 맛깔지다. 돌문어, 소라, 고둥, 방풍나물, 돌산갓물김치 등이 입맛을 제대로 거든다.

꼼지락거린다 해서 꼼장어라 불리는 이 녀석을 우리는 묵장어 또는 꾀장어라 부르기도 한다. 깊은 바다에서 살다 보니 눈이 별 쓸모가 없어서 눈은 퇴화 되었다. 영양 만점인 꼼장어는 단백질과 비타민A가 풍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