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의 기다림... 여수 우산클럽이 마련한 특별한 만남

구암마을 차승철 이장 “뭐라고 말할 수 없이 고맙죠” 우산클럽 김태호 회장 “함께 정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2024-06-19     조찬현
▲구암마을 어르신과 우산클럽 회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조찬현

여수 우산클럽(회장 김태호)은 구암마을 청년회(회장 차상호)와 함께 25년 만에 원주민들 간 특별한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다.

이들은 지난 18일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구암 2구 마을회관에서 효 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25년 전 여수공항 확장공사로 마을 떠났던 원주민들 한데 모여

이번 행사는 25년 전 여수공항 확장공사로 인해 마을을 떠났던 원주민들이 한데 모여 적조했던 그동안의 안부를 묻는 특별한 자리였다.

여수 우산클럽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자생단체로 5년째 봉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 단체는 여수지역사회와 도서 지역에서 다양한 사회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구암마을 차승철 이장이 마을 유래비 앞에서 마을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조찬현
▲10년 만에 마을을 찾았다는 한 어르신이 지인을 만나 기쁨의 정을 나누고 있다. ⓒ조찬현

구암마을 어르신 80여 명이 참여한 행사에는 머리 염색을 포함한 이 미용과 네일, 기초안마, 국밥 나눔, 초대가수 공연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정성으로 마련한 국밥 한 뚝배기와 머리 염색, 초대가수 공연은 마을 어르신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2년 임기인 이장을 10년째 연임하고 있는 구암마을 차승철(77세) 이장은 이곳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그는 마을 유래비 앞에서 고마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뭐라고 말할 수 없이 고맙죠. 젊은 사람들이 이렇게 우리 마을 노인들을 위해서 경로잔치를 해준다는데 감사하죠.”

2개월 만에 머리 염색을 한다는 한 어르신(79세)은 “머리 염색까지 해주니 정말 감사해요”라고 했다.

삼이뷰티샵 한승연 원장 “봉사는 늘 기쁜 마음이죠”

▲삼이뷰티샵 한승연 원장과 미용학원 강사들이 어르신 머리 염색을 하고 있다. ⓒ조찬현

삼이뷰티샵 직원 그리고 미용학원 강사 6명과 함께 이·미용 봉사에 나선 한승연 원장은 “봉사는 늘 기쁜 마음이죠”라며 “농번기를 조금 벗어나 한가해서 많이들 오셔서 다행인 것 같아요”라고 했다.

이어 “저희가 가지고 있는 기술 가지고 이렇게 할머니들 찾아봬서 봉사하고 이 미용 할 수 있는 게 너무 감사한 것 같아요. 봉사하고 나면 엄청 뿌듯해요. 왠지 저희 가게도 더 잘될 것 같고...”라고 말했다.

▲이노티안경 여천점 설주현 대표가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돋보기를 나눠주고 있다. ⓒ조찬현

이노티안경 여천점 설주현 대표도 함께했다. 설 대표는 어르신들의 눈 시력 측정 후 70명에게 돋보기를 무료 제공했다.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렇게 같이 참여를 하게 됐습니다. 어르신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뭘까? 생각하다, 이렇게 돋보기 70개를 준비해왔습니다."

황철호 ‘내 나이가 어때서”와 최나리 ’한 많은 대동강‘...어르신들 열광

▲사회를 맡은 가수 황철호다. 싱글 앨범 ‘흩날리는 사랑’으로 데뷔한 황철호 가수와 고흥 송가인으로 알려진 최나리 가수의 열창에 어르신들은 열광했다. ⓒ조찬현

노래 봉사는 가수 황철호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싱글 앨범 ‘흩날리는 사랑’으로 데뷔한 황철호 가수의 ‘내 나이가 어때서”와 고흥 송가인으로 알려진 최나리 가수의 ’한 많은 대동강‘ 노래 열창에 어르신들은 열광했다.

아름다운 사진관 김성수(61. 신기동) 대표다. 마을 어르신들에게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단체 사진을 찍어 액자로 만들어 마을회관에 걸어둘 예정이다.

”저도 뭔가 좀 도움이 되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7년째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산클럽 회원들이 어르신에게 대접할 국밥을 준비하고 있다. ⓒ조찬현
▲구암마을 어르신들이 국밥을 맛있게 먹고 있다. ⓒ조찬현

우산클럽 김태호 회장은 “따뜻한 국밥 한 끼니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의례적인 방문이 아닌 함께 정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라며 앞으로도 “어르신을 위한 국밥 나눔의 시간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뜻을 함께한 분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정성이 더해져 행사는 더욱 풍성해졌다. 우산클럽 초대회장을 맡았던 차철성 전 회장. 주창복 영주산업이사, 차상찬 양지환경대표, 차상호 신풍지역발전위원회 회장이 그들이다.